Q 시리즈의 마침표 Q8이 등장했다. Q8은 아우디 SUV 라인업인 ‘Q 시리즈’에 최상위 모델로 새롭게 합류했다. 드레곤 오렌지 메탈릭 컬러가 눈길을 확 잡아끈다. 도로 위에서 단연 돋보인다. 굳이 컬러 때문만은 아니다.

쿠페 스타일을 적용한 SUV중 이처럼 완성도 높은 디자인은 드물다. SUV지만 지붕을 쿠페 스타일로 마무리하면서 멋진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덩치가 크면 둔해 보이게 마련이지만 Q8은 예외다. 5,005×1,995×1,705mm, 휠베이스 2,995mm의 당당한 크기를 섹시하게 디자인했다. 아우디 디자인의 승리다.

국내에는 ‘45’와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 두 가지 라인으로 판매된다. 상급 모델인 Q8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을 타고 시승했다.

실내 공간은 따져볼 의미가 없을 정도로 넓다. 뒷좌석은 접을 수 있고, 앞뒤로 슬라이딩할 수도 있어 필요에 따라 공간 구성을 달리 할 수 있다.

센터 페시아는 듀얼 터치스크린으로 채우고 버튼들은 필요한 4개만 남기고 싹 치웠다. 스크린을 꾹 누르면 반응하는 햅틱 방식으로 작동한다. 위에 10인치, 아래에 8.6인치 스크린을 배치해 MMI 내비게이션 플러스 및 MMI 터치 리스폰스 등을 탑재했다. 툭툭 가볍게 터치하면 반응하지 않는다. 오작동 걱정이 없다. 모니터를 끄면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로 마감한 대시보드 디자인에 완전히 녹아든다. 모니터가 있는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50에는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3D 사운드 시스템이 웅장하고 섬세한 소리를 들려준다. 16채널, 17개의 스피커, 730와트의 출력을 자랑하는 오디오 시스템이다.

V6 3.0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과 8단 팁 트로닉 조합으로 286마력의 힘을 낸다. 61.18kgm의 강력한 최대토크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아우디의 자랑 콰트로가 빠질 수 없다. 기계식으로 작동하는 콰트로는 기본 앞뒤 4:6으로 구동력을 배분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어느 한쪽으로 힘을 완전히 몰아주는 법이 없다. 공평한 구동력 배분으로 상시 사륜구동을 구현해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은 사륜 조향 시스템이다.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조향한다. 저속에선 앞뒤가 역방향, 고속주행할 때에는 앞뒤 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조향 된다. 5m를 넘는 차체가 민첩하게 움직이며 좁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는 이유다. 덕분에 스티어링 휠은 2.3회전으로 짧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Q8 45에는 전자식 댐핑 컨트롤. 50에는 지상고를 최대 90mm까지 조절해 245mm까지 올릴 수 있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사용했다. 오프로드에서도 문제없이 움직일 수 있는 체형을 확보한 셈이다. 한국타이어 밴투스 S1에보 285/45R21 사이즈의 타이어를 장착했다.

차체 거동은 고급스러움을 충분히 만끽할 만큼 안정적이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중저속 구간에서는 물론이고 어쩌다 한번 경험하는 고속주행 구간에서 안정감은 빛을 발했다. 콰트로와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그리고 21인치 고성능 타이어가 높은 수준에서 조화를 이루며 차체 흔들림을 조율하고 있다.

흔들림이 덜하다는 건, 조금 더 높은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 말이다. 속도를 높인 뒤 살짝 제동을 걸고 코너에 접어들었다. 조금 빠른듯한데 잘 버틴다. 차체가 기울기는 하지만 불안하지는 않다. 타이어와 서스펜션이 잘 버텨주고 있어서다. 콰트로와 사륜 조향 시스템이 중립적이면서도 빠른 조향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운전자의 긴장감은 현저하게 낮았다. 조금 기우는 느낌만 제외하면 스포츠 세단에 버금가는 코너링이다.

운전자 보조시스템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하차경고 시스템, 아우디 사이드 어시스트,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 및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 360° 카메라, 프리센스 360° 등의 차의 전후좌우를 모니터링하며 주행을 돕는다.

시속 100에서 급제동을 시도했다. 강한 제동을 맞받아치듯 차체 반응이 강하다. 부드럽게 받아줄 마음이 전혀 없다. 강하고 확실한 제동 반응을 보인다. 충돌에 대비한 아우디 프리센스가 작동하고 있음을 계기판 알람이 말해준다. 안전띠가 몸을 강하게 조여주지만 비상등은 작동하지 않았다.

시속 100km 가속 테스트를 했다. Q8 50 TDI 콰트로는 공차중량 2,345kg으로 마력당 무게비 8.18kg이다. 메이커가 밝히는 100km/h 가속 시간은 6.3초.

rpm을 끌어올려 출발하는 강한 구동에도 타이어 슬립은 없다. 트랙션 컨트롤이 훌륭하다. 있는 힘껏 달렸지만 엔진 사운드는 차분했다. 바쁜 상황에서도 팔자걸음을 고집하는 양반네처럼 서두름이 없다. 그리 빠를 것 같지 않은 반응. 하지만 GPS 계측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는 7초대의 기록을 보여준다. 8차례 시도 중 가장 빠른 기록은 7.58초. 평균 기록은 7.73였다. 가속 거리는 115.77m가 가장 짧았고, 평균은 118.56m였다.

파주- 서울간 55km를 달리며 연비테스트에 나섰다. 엔진 스톱 시스템과 함께 48V 배터리 시스템 덕분에 기대 이상의 연비를 만날 수 있었다. 공인 복합 연비는 10.5km/L. 55km를 실주행한 연비는 18.8km/L를 기록했다. 80% 이상 개선된 연비를 보인 것.
주목해야 할 것은 48V 시스템이다. 에너지 회생제동 기능이 있고 가속할 때 약간의 동력 보조를 하게 된다. 가속후 엑셀에서 발을 떼 탄력주행을 이용하면 엔진을 멈추고 활강하듯 무동력으로 움직인다. 48V 배터리 시스템이 있어 하이브리드자동차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하이브리드차 혜택을 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차의 효율을 높이는데 무척 유용한 기술인 것만큼은 분명했다.

판매가격은 아우디 Q8 45 TDI가 1억 250만 원, Q8 50 TDI 콰트로는 1억 1,650만 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아우디의 플래그십 SUV라 할 수 있는 모델인데 차선이탈방지장치가 없다. 경고 장치도 없다. 종방향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있지만 횡방향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없어 주행보조 시스템은 반쪽에 머문다. 기술이 없는 것도 아니고, 가격 압박이 심한 차종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날카로운 예각이 드러나는 도어는 쿠페형 스타일을 택하는 차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다. 프레임리스 도어의 날카로운 예각은 주변 보행자, 오토바이, 자전거 등에 큰 위협이 된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