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가 변신했다. 안팎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고 안전 및 편의 장비를 보완해 내실을 다졌다. 실제 이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건 디자인이다. 버티컬 큐브 램프로 분위기를 일신했다. 사각의 램프를 세로로 배치해 새로운 모습을 완성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수직 라인을 강조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 가운데 자리 잡은 엠블럼은 기아의 엠블럼이 아니다. 모하비 독자 엠블럼을 사용한다. 엠블럼이 들어가는 어느 곳에서도 기아 엠블럼은 없다. 좀 더 고급 차임을 강조하려고 모하비가 처음 데뷔할 때부터 적용한 엠블럼이다.

4,930mm에 달하는 길이와 1,920mm의 너비로 위풍당당한 모습을 완성했다.

기존 5, 7인승에 더해 6인승을 추가했다. 2열에 좌우 독립된 두 개의 시트를 배치해 전체 6인승으로 구성한 것. V6 3.0 디젤 엔진 하나의 단조로움을 이처럼 다양한 실내 구조로 극복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 개인적으로는 비용이 조금 더 들어도 좀 더 고급스럽게 차를 이용할 수 있는 6인승을 택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차는 프레임 보디 방식의 SUV다. 시대에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오프로드에서 좀 더 강한 면모를 갖는다는 특징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실제로 모하비는 4WD 로 모드를 갖추고 험로주행 모드인 테리언 모드를 갖추는 등 오프로드에 좀 더 특화된 성능을 확보했다. 기아차는 두 개의 대형 SUV를 갖고 있는데, 모하비와 텔루라이드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텔루라이드는 미국 시장에 투입하고 한국에선 모하비를 내세우고 있다.

인테리어는 나무와 가죽 금속 등 고급스러운 소재를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다. 나파 가죽 시트에는 퀼팅 무늬까지 넣었다. 조수석 대시보드에는 입체 패턴 무드램프를 적용해 실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행모드에 따라 계기판이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며 변한다. 12.3 인치 대형 스크린을 센터패시아 상단에 매립형으로 배치해 아주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UVO 서비스, 카투홈, 자연의 소리 등을 제공하고 내비게이션은 무선을 통해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음성명령은 카카오i와 연동해 공조장치까지 작동시킬 수 있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정보중 중요한 내용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표시된다. 여기저기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아도 정면을 응시하면 필요한 내용을 알 수 있다.

기아차가 모하비를 발표한 6일 영종도와 양주 구간에서 시승을 진행했다. 때마침 내리는 폭우를 뚫고 달렸다. 시승차는 모하비 마스터스 5인승.

V6 3.0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260마력의 넉넉한 힘을 갖췄다. 최대토크는 57.1kg. 넘치는 힘은 아니지만 2,250kg의 거구를 편안하게 끌고 달리기엔 부족하지 않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혹은 그 이상의 힘을 꺼내준다.

뒷좌석에서도 실내는 조용했다. 휠 하우스를 타고 노면의 자잘한 소음이 들어오게 마련인데, 뒷좌석에 앉았을 때 그런 소리는 거의 듣지 못했다. 조용했고 편안했다.

차체가 높아 시트 포지션도 높은 편이어서 도로를 내려다보는 자세가 된다. 시야도 넓다.

흔들림도 잘 조율하고 있다. 더블 위시본과 5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고 리어 서스펜션의 쇼크업소버의 각도를 조금 더 세워 차체의 흔들림을 좀 더 정밀하게 조율한 결과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500에 고정된다. 엔진 회전수를 올리지 않아도 2t이 넘는 거구를 편안하게 끌고 달린다.

퍼붓는 비속을 편하게 달릴 수 있었던 건 사륜구동시스템 덕이 컸다. 푹 젖은 길을 제법 빠르게 달리는 구간에서조차 노면을 물고 달리는 그립이 살아있다. 두 바퀴굴림차가 빗길이나 눈길에서 위험한 건, 구동 바퀴 중 어느 하나가 그립을 잃어버리면 전체 구동력의 절반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사륜구동에선 나머지 세바퀴, 그러니까 75%의 구동력이 살아있어 이상 없이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험한 길에서 사륜구동이 빛을 발하는 이유다.

모하비는 여기에 더해 4L을 갖추고 있다. 4L이 있어 제대로 된 험로에 올라설 수 있다. 오프로드를 달릴 건 아니지만, 내리는 폭우에 푹 젖은, 때로는 깊은 웅덩이가 생긴 도로를 거침없이 달릴 수 있었다. 물론 시승 중 4L을 쓸 일은 없었지만, 존재 자체로 든든한 신뢰를 주는 기능이다.

업계 최고 수준인 ADAS 시스템을 모하비에서도 만날 수 있다. 스마트 크루즈 시스템과 차로이탈 방지보조 시스템은 차선 중앙을 정확하게 유지하며 반자율운전을 구현했다. 육안으로도 차선을 보기 어려울 만큼 어둡고 비 내리는 상황에서 모하비는 정확하게 차선을 인식하고 있었다. 사람보다 모하비의 눈이 더 밝은 셈. 고속도로 주행보조, 전방충돌 방지보조, 후방교차충돌 방지보조, 후측방 충돌방지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등이 더해져 운전을 돕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보조’ 즉 돕는다는 것. 책임지지는 않는다. 완성도 높은 주행보조 시스템이 있다 해도 운전의 최종 책임은 운전자의 몫이다.

엔진 사운드는 요란스럽지 않다. 낮게 깔리는 굵은 엔진 사운드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의 결과다. 엔진사운드에 더해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보정해 듣기 좋게 ‘만든’ 소리다.

4L 모드까지 갖춘 프레임 방식의 SUV여서 어느 정도 거친 면이 드러나도 이해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있었다. 기우였다. 생각외로 부드럽다. 주행의 질감, 차의 안정감, NVH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의 수준을 보여줬다. 터프가이인 줄 알았더니 부드러운 사내였던 셈.

시승차의 공인 복합연비는 9.4km/L. 6인승 20인치 타이어, 7인승 20인치 타이어는 9.3km/L이고 나머지는 모두 9.4km/L다.

모하비는 3.0 디젤 단일 엔진에 플래티넘과 마스터스 두 개 트림, 그리고 각 트림마다 5, 6, 7인승으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판매가격은 기본형인 플래티넘 5인승이 4,700만 원이다. 6인승 4,793만 원, 7인승은 4,764만 원이다. 마스터스는 5인승 5,160만 원, 6인승 5,253만 원, 7인승 5,224만 원이다. 각 트림마다 6인승이 조금 더 비싸지만 개인적으로는 끌린다. 3열 시트는 무시하고 평소에 4인승으로 훨씬 고급스럽게 이용할 수 있어서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변속 충격이 걸린다. 중저속에서 가속할 때 분명하게 몸이 느끼는 변속 충격이 몇 차례 있었다. 기어 맞물림이 순간적으로 어긋나는 ‘느낌’이다. 느낌이지만, 현상은 분명했다. 8단 자동변속기의 문제로 보인다. 좀 더 세심하게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엔진 오토 스톱 시스템이 없다. 디젤 엔진의 효율성을 조금 더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인데 적용하지 않았다. 물론 이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의 기대수준, 즉 얼마를 달려야 연료를 아껴서 그 비용만큼을 절약할 수 있는가를 따져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별도 엠블럼을 적용할 정도로 고급차임을 강조하는 모하비임을 감안하면 오토스탑 시스템이 없는 게 아쉽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