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벨로스터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신형 모델이 투입됐고 벨로스터 N이 곧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왼쪽에서 보면 투도어 쿠페, 반대편에서 보면 4도어 쿠페의 모습이다. 틀을 깨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출시 때부터 화제에 올랐던 차다. 좌우 비대칭은 언발란스, 삐딱함, 도전, 개성 등의 단어를 연상시킨다. 자기주장 강한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이다.

1.6과 1.4 가솔린 터보 GDi 엔진에 4개 트림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2.0 터보 엔진을 얹은 벨로스터 N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그릴을 보면 알 수 있다. 가로형 그릴은 1.4, 매시 타입 그릴은 1.6이다. 18인치 타이어가 1.6에는 기본으로 1.4에는 선택품목으로 제공된다. 시승차에는 225/40ZR18 사이즈의 넥센 타이어가 적용됐다.

범퍼 하단 중앙에 공기 흐름을 잡아주는 리어 디퓨저를 넣었고 그 가운데 머플러를 배치했다. 머플러를 좌우로 배치하지 않고 차렷 자세로 가운데로 모았다.

4,240mm의 길이, 2,650mm의 휠베이스로 넉넉한 공간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가 꽉 끼는 공간이다. 좁은 사이즈에 굴복하지 않고 악착같이 공간을 만든 결과다. 가운데 시트는 생략해 4인승이다. 이 작은 차에 4명 타면 됐지 뭐.

뒷좌석에 큰 기대를 하면 안 된다. 컵홀더 2개가 편의 장비의 전부다. 좁고 불편하다. 쿠페여서다. 차창도 우측만 열린다. 좌측은 도어도 없고 차창도 안 열린다.

레드앤 블랙. 인테리어가 밝고 상큼하다. 젊은 분위기가 물씬 난다. 가죽 스티어링 휠 회전수는 2.5. 아주 많은 버튼이 스티어링 휠 위에 있다.

현대차가 이름 지은 스마트센스는 운전자 보조시스템으로 75만 원을 주고 옵션을 적용할 수 있다. 그 안에는 많은 기능이 있어 운전자의 빈틈을 메워준다.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교차충돌 경고, 차로이탈 방지 보조, 차로 이탈 경고,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그 안에 포함된다.

스티어링 휠 아래, 변속레버에 빨간 라인을 살짝 그어놓았다. 임팩트 있다. 이왕 긋는 거 핸들 아래보다는 윗부분에 표시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8인치 모니터를 돌출형으로 배치했다. 늘 얘기하지만, 안전을 위해 대시보드, 센터페시아에 돌출된 부분은 없는게 좋다. 센터페시아 아래에 무선충전시스템이 들어와 있다. 반갑다.

1.4 가솔린 터보 GDI 엔진에 7단 DCT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했다. 최고출력 140마력. 고성능의 경계라 할 수 있는 리터당 100마력의 효율을 가진 엔진이다. 배기량 적다고 우습게 볼 엔진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수납됐던 반사판이 올라오며 활성화되는 컴바이너 타입이다.

주행모드는 노말, 스포츠, 에코, 스마트가 있다. 스마트로하면 주행패턴에 맞춰 차가 스스로 주행모드를 결정한다. 가속페달을 깊게 하면 스포츠모드가 되고 발에 힘을 빼면 에코모드로 변한다. 그때마다 주행모드 선택하기 귀찮으면 스마트 모드가 답이다. 물론 이렇게 재미있는 차를 타면서 스마트 모드를 택하는 건 바보짓이라는 의견도 있다. 운전하는 재미를 운전자가 즐겨야 한다는 의미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900이다. 배기량이 적어 엔진회전수를 조금 높게 올려야 100km/h를 커버한다. 같은 속도에서 3단으로 내리면 rpm은 5,500까지 올라간다. 3단까지 내릴 수 있어 더 큰 재미를 준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엔진 사운드가 달라진다. 힘 있는 소리가 난다. 귀가 즐겁다. 배기음이 에코모드와는 확실히 다르다. 여유 있고 부드러운 에코 사운드라면, 스포츠모드에서의 사운드는 허리띠 조이고 긴장한 소리가 난다.

킥다운. 저항점을 넘어서면 본격 가속이다. 코너를 따라 스티어링휠을 돌리는데 시트에 옆구리가 딱 걸린다. 훅하고 주먹 한 대 맞은 느낌이다. 버킷 시트의 반응이다. 조향이 그만큼 예민하다는 말이다.

극한적인 고속주행도 해볼 수 있다. 가속을 이어가는데 시간은 조금 필요했지만, 충분히 고속주행을 해낸다. 놀랍다. 140마력의 힘으로 넘치는 성능이다.

체감속도는 실제 속도에 수렴한다. 비슷하다. 차체가 큰 흔들림 없이 안정감을 가졌지만, 속도감을 속일 정도는 아니다. 탁월하다 하기엔 약간의 부족함 있다. 그렇다고 탓할 수 없다. 이 차, 1.4 엔진에 4m 겨우 넘는 차다. 약간의 부족함을 보인다는 건, 이미 충분히 훌륭한 성능이라는 말이다. 초등학생 체구에 고등학생의 기록을 보이니, 대학생 수준에 못 미친다 탓할 수 없는 노릇이다.

1.6 엔진에서는 6단 수동변속기를 만날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수동변속기를 택해도 모든 옵션을 다 선택할 수 있다. 풀옵션인데 수동변속기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늘 그렇듯 마니아들이 수동변속기를 많이 찾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착 판매량을 보면 아주 적다.

스마트센스는 시속 100km 전후 속도에서도 차로를 잘 읽고 달리며 스스로 조향한다. 앞차와 가까워질 때는 자석의 같은 극처럼 앞차를 밀어내듯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차간거리는 4단계로 조절한다. 높은 수준에서 안정화 됐다. LKAS만 놓고 보면 현대차보다 못한 수입 럭셔리 브랜드들이 널렸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 급제동하면 비상등이 스스로 점멸한다. 앞이 확 숙여질 만큼 강한 급제동이었는데 앞이 콱 숙여지지 않고 버틴다. 노즈 다이브가 크지 않다.

고속회전구간에서는 어느 정도 기울지만, 그래도 잘 버틴다. 코너에서도 야무졌다. 스포츠 모드에 수동 변속을 즐기면 조금 과하게 다뤄도 잘 따라온다. 서스펜션과 타이어가 기대 이상이다. 급한 코너에서 강한 조향으로 밀어붙이면 쏟아지는 하중을 너끈히 받아낸다. 길이와 휠베이스가 짧은데도 발군의 코너링 성능을 보인다. 재미있다. 직선에서보다 코너에서 더 그렇다.

오디오는 보너스다. 적당히 고급스러운 JBL 오디오 시스템은 살짝 볼륨을 키울 때 질감 있는 소리를 만날 수 있다. 자글거리는 노면 소리가 거슬릴 땐 오디오를 켤 것을 권한다.

1.4 터보 엔진이 내는 140마력은 절대 부족하지 않았다. 13.1km/L의 연비로 효율도 높다. 작은 배기량으로 큰 힘을 가졌다. 다운사이징의 모범을 보인다. 신경 써서 운전하면 훨씬 더 좋은 연비를 만날 수 있다. 파주 헤이리 마을에서 서울 교대역까지 54km를 경제 운전으로 달리며 연비를 체크했다. 19.1km/L까지 기록하던 연비는 최종 17.1km/L를 보였다. 이 정도면 대단하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벨로스터 1.4 터 보의 기본가격은 모던 트림이 2,135만 원, 모던코어 트림이 2,339만 원이다. 여기에 풀옵션을 하면 375만 원이 더 필요하다. 1.6 터보는 스포츠가 2,200만 원, 스포츠 코어가 2,430만 원이다.

그런데 잠깐, 2.0 터보 엔진을 올려 250마력의 힘을 낸다는 벨로스터 N 가격이 놀랍다. 3,000만 원에서 5만 원 빠지는 가격이다. 계약서 앞ㅁ에 두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눈에 선하다. 고민은 치열하게 하자. 선택 후엔 내 차가 최고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지붕 틈새 마무리는 현대차 답지 않다. 손가락이 드나들 정도로 틈새가 벌어져 있다. 현대차가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틈새를 야무지게 마무리하는 게 현대차의 특징인데 벨로스터는 아니다. 왜 그럴까?
트렁크가 높다. 턱이 높아 짐을 좀 더 높게 들어올려야 한다. 벨로스터, 여성들도 좋아할 만한 차인데, 힘을 더 써야 하는 트렁크는 마이너스 요소가 되겠다.
시속 80~90km에서 조용한 편이 아니다. 실내로 들어오는 소리가 제법 있다. 물론 이 차가 최고수준의 정숙성을 갖춰야 할 차는 아니다. 소음은 감수해야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