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3의 대표 컬러인 칼라미 그린 컬러가 눈에 확 들어온다. 사진=오종훈

칼라미 그린 컬러가 눈에 확 들어온다. RS 3, 분명한 성격을 담은 짧은 이름이다. 고성능 컴팩트 스포츠세단이다. RS, 독일어 Renn Sport, 영어로는 Racing Sport의 머릿글자다.

1.8 회전 하는 락투락 조향비. 4,540mm의 길이, 2,631mm의 휠베이스를 가진 차체를 바짝 조이며 조향한다. 자유로에서 갑자기 만난 로드킬 현장을 급한 조향으로 피해서 가는데 짧고 간결한 동작이 인상적이었다.

4,540mm의 길이, 2,631mm의 휠베이스를 가졌다. 사진=오종훈

한없이 단단한 서스펜션은 역시 고성능 스포츠세단에 어울렸다. 노면을 있는 그대로 훑고 지난다. 마냥 거친 것만은 아니어서 중저속 구간에서는 부드러운 척 위장할 줄도 안다.

속도를 높이면 에누리 없이 제 성격 나온다. 엔진 사운드부터 폭발한다. 7단 S트로닉 변속기의 절도 있는 변속, 7,000rpm부터 시작하는 레드존으로 거침없이 치고 올라가는 엔진은 차원이 다른 가속감을 선보인다. 자동차의 본질, 질주 본능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연인에게 달려가듯, 도로의 끝으로 빨려 들어가듯 질주한다.

아우디 RS 3의 LED 메트릭스 헤드램프. 사진=오종훈

아우디는 빛을 섬세하게 잘 다룬다. 빛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에 능하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 그 디테일이 녹아 있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차에 다가갈 때, 멀어질 때, 잔잔하게 재롱을 피운다. 순차적으로 빛을 보내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은 보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속도를 높이면 에누리 없이 제 성격 나온다. 사진=오종훈

그릴 및 후면에 부착된 RS3 뱃지, 큼직한 공기흡입구가 달린 앞뒤 범퍼, 측면 공기흡입구 등은 암호처럼 자리했다. 알아보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달릴 준비 됐어!

직렬 5기통 엔진을 가로로 놨다. 5기통 엔진을 쓰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데, 가로로 엔진을 배치했다. 전륜 기반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사진=오종훈

직렬 5기통 엔진을 가로로 놨다. 5기통 엔진을 쓰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데, 가로로 엔진을 배치했다. 전륜 기반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타이어도 앞이 더 넓다. 앞에 265/30ZR19 뒤에 245/35ZR19 사이즈다.

RS 토크 스플리터를 넣어 좀 더 다이내믹하게 동력을 배분한다. 뒷바퀴로 가는 동력을 좌우 구분해서 어느 한쪽으로 더 많이 보낼 수 있게 하는 것. 한계 상황에서 코너링 특성을 보완하는데, 일반 도로에서 그 성능을 확인하거나 느낄 수는 없었다. 서킷에 올려 한계 상황으로 몰아가면 만나볼 수 있는 고수들의 장난감이다.

RS 3, 분명한 성격을 담은 짧은 이름이다. 사진=오종훈

급제동하면 단단한 서스펜션이 앞으로 기우는 차체를 힘 있게 받쳐준다. 몸을 감아주는 안전띠, 마지막 순간에 작동하는 비상등과 프리센스 경고등이 차례로 운전자와 만난다. 평소에 훈련 잘한 군인들이 비상 상황을 만나 매뉴얼대로 차근차근 대응하는 느낌이다. 빨간 캘리퍼를 적용한 브레이크가 더 멋있게 보인다.

이 작은 차에 뱅앤올룹슨 3D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넣었다. 680W 앰프에 16채널, 15 스피커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헤비메탈이 어울리겠다. 실내가 그리 조용한 편이 아니어서다. 그리 조용하지도, 울림통이 크지도 않은 작은 차에 이런 고급 오디오라니.

뱅앤올룹슨 3D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넣었다. 680W 앰프에 16채널, 15 스피커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사진=오종훈

12.3인치 ‘버츄얼 콕핏 플러스’는 화려하다. RS 모드 전용 디스플레이는 벌떡이며 피를 뿜는 심장을 보는 듯하다. 레드존으로 오르내리며 춤을 추는 rpm 게이지가 현란하다. 여기에 소리까지 더해져 물아일체의 순간을 만든다. 다양한 그래픽으로 계기판의 모습을 바꾸고 수많은 정보를 화면에 올린다.

파주-서울간 55.7km를 달린 실주행 연비는 13.5km/L였다. 사진=오종훈

메이커가 발표한 0-100km/h 가속 성능은 3.8초. GPS 계측기를 장착하고 직접 시도해 본 결과 4.24초가 최고 기록이었다. 공인 복합 연비는 9.2km/L. 파주-서울간 55km를 달리며 살펴본 실주행 연비는 13.4km/L였다.

판매가격 7,695만 9,000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계기판은 산만했다. 일목요연하게 정돈된 모습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수많은 정보를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여러 모습으로 많은 정보를 보여주고 알려주고 싶은 의욕,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싶은 마음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정작 연료 잔량 표시는 없다. 주행가능거리는 알려주지만, 연료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올라오는 정보 다 털어내고, 계기판 디자인은 다시 하는 게 좋겠다.
운전자 지원 시스템은 차선을 밟을 때 경고를 내보낸다. 차선 중앙을 유지해 주면 좋겠는데, 이탈하기 직전에서야 경고를 내보내고 차를 안으로 밀어 넣는다.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