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상한선 2만5,000유로.

폭스바겐이 ID2all을 컨셉카로 공개하면서 내세운 목표 가격이다. 아무리 비싸도 그 가격 아래로 팔겠다는 의미여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폭스바겐은 한 발 더 나아가 2만유로 아래로 판매할 전기차도 만들겠다는 의지다.

MEB 플랫폼의 첫 앞바퀴굴림 전기차, 최고출력 226마력, 최고속도 시속 160km, 0-100km 가속 시간7초 이내 등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반영한 가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게 팔아서 이익을 남길 수 있겠나? 유럽에서 생산해서 그 가격을 맞출 수 있나?” ID2all 발표 현장에서 폭스바겐 브랜드 CEO 토마스 세퍼를 둘러싼 많은 기자들이 그렇게 묻고 있었다. ID2all을 둘러싼 기자 만큼이나 많은 기자들이 CEO에게 가격을 되묻고 있었다.

2만5,000유로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전기차의 진입장벽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의미여서다. 한때 북미에서는 전기차 가격 하한선이 3만달러였다. 테슬라 모델3와 쉐보레 볼트 EV 등이 3만달러를 내세우며 전기차 가격을 낮춰 큰 인기를 얻었다. 북미 기준으로 본다면 3만달러를 내세운 이 차들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ID2all의 가격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 선을 넘지 않겠다는 가격이어서다. 2만 5,000 유로 이하의 가격을 못박았다. 그 이하의 가격을 제시했다. 그만큼 전기차를 사는 이들이 많아질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2만유로 이하의 전기차도 만들겠다니 회사의 수익성을 먼저 걱정해주는 언론의 질문공세가 이해가 간다.

더 많은 이들이 전기차를 갖게하겠다는 의지를 폭스바겐은 “모두를 위한 전기차”라는 슬로건에 담았다. ID2all 공개 행사에 내세운 슬로건이다. 차 이름에도 ID2뒤에 all을 붙여 그들의 의지와 철학을 반영했다. 전기차의 진입 장벽을 걷어내 모든 이가 전기차를 갖게 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다시 ID2all 발표 현장이다. 그렇게 팔아서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 다그치듯 묻고있는 기자들에게 토마스 세퍼는 “못할 것 없다”고 답했다. 확신에 찬 그의 대답에 기대를 걸고 2년 후가 될 ID2all의 탄생을 기다려 본다.

함부르크 =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