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친환경차 돌격대다. EV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3개 차종으로 삼각편대를 구성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아이오닉 중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 차종이 하이브리드로 2016년 1월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올해 1월 신형 모델 ‘더 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나왔다. 내ᆞ외장 디자인을 변경하고 기본 트림부터 편의사양을 강화한 상품성 개선모델이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차로 유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등이 더해져 상품성을 높였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1월에 출시한 이 차를 뒤늦게 만났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친환경 자동차로 공인 복합연비가 최대 22.4km/L(15인치 타이어 적용 기준)에 달한다. 시승차는 17인치 미쉐린 타이어를 적용한 Q 트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I, N, Q 3개 트림으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변했다. 입체적인 패턴을 적용해 기존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좀 더 세련된 멋을 담았다.

1.6 GDi 가솔린 엔진에 전용 DCT 모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했다. 엔진은 105마력, 모터는 43.5 마력의 힘을 낸다. 총 시스템 출력은 141마력. 공차중량 1,410kg으로 마력당 무게비는 10kg이 된다. GPS 계측기를 이용해 측정해 본 시승차의 0-100km/h은 11.95초.

다양한 주행지원 시스템이 대거 기본장착됐다. 전방 충돌 경고(FCW),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 경고(LDW),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전방 차량 출발 알림 등 지능형 안전기술이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차별 없이 안전 및 주행 편의 장비를 누릴 수 있게 했다.

차선이탈 경고장치는 차로 유지보조(LFA)로 진화했다. 차선이탈이 아예 일어나지 않게 차로의 중앙을 유지하며 달린다. 차분하게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는 게 능숙한 운전자의 솜씨다.

동네도 알아본다. 대기 환경 개선이 필요한 밀집 주거 지역, 대형병원, 학교 등 그린존 내부도로 진입시 엔진을 끄고 모터 주행을 확대하는 그린존 드라이브 모드(GDM, Green-zone Drive Mode)가 적용됐다. 그린존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모드에서 내비게이션 예상 경로 상 그린존이 파악되면 미리 배터리 충전량을 확보하고 그린존 진입시 클러스터에 그린존 표시등이 점등되며 엔진 시동 시점을 지연시키고 모터 주행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환경에 좀 더 집착하는 친환경차다운 면모다.

패들시프트는 스포츠모드에선 변속을, 에코모드에서는 회생제동을 담당한다.

에코 DAS 기능도 있다. 경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내비게이션의 정밀 지도와 연동해 탄력 주행이 가능한 곳에서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라는 안내가 나온다. 오르막길에 앞서 배터리를 미리 좀 더 충전해 언덕길을 오를 때 힘을 쓸 수 있게 해준다. 내리막길이 예상되면 배터리를 미리 사용한 뒤 내리막에서 충전하는 식이다. 좀 더 똑똑하게 배터리를 운용하는 것.

편하다. 총 시스템 출력 141마력의 힘으로 꾸준히, 부지런히 달린다. 앞바퀴 굴림이지만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뒤쪽에 배치해 차체의 균형을 보완하고 있다. 보통의 앞바퀴 굴림에 비해 주행 질감이 우수하다. 시속 100km 안팎의 속도에서 세상 편한 차다.

주행모드는 에코와 스포츠 두 개다. D모드가 에코, 변속레버를 왼쪽으로 밀면 S, 즉 스포츠모드가 된다. 주행 모드 선택을 위한 별도의 조작 버튼을 생략한 심플한 구성이다. S 모드에서 패들시프트는 수동 변속 기능을 담당한다. 에코 모드에서는 회생제동 시스템의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모두 3단계로, 좀 더 세심하게 회생제동을 조절할 수 있다.

시동을 걸면 엔진은 여전히 잠을 자고, 배터리가 대응한다. 첫발이 가볍다. EV로 움직여서다. 스티어링 휠, 가속 페달의 저항이 약해 운전 부담이 전혀 없다. 가볍다.

하이브리드용 리튬 폴리머 전지는 뒷 시트 아래에 자리했다. 배터리 고유의 역할에 더해 앞뒤의 무게 균형을 맞추는 역할까지 한다. 고속주행, 코너에서 보통의 앞바퀴굴림차와는 다르게 조금 더 안정감 있는 반응을 보인다. 225/45R17 사이즈의 미쉐린타이어,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도 주행안정감을 확보하는데 한몫한다.

빠르게 달리면 속도감이 살아난다. 실제 속도와 체감속도가 비슷한 수준. 노면에서 발생하는 잡소리는 도로상태에 따라 많이 달랐다. 새로 포장한 길에서는 조용한데, 그 길을 벗어나면 자글자글 소리가 들어온다.

공조 장치에는 ‘드라이버 온리’ 모드가 있다. 운전자에게만 송풍구 바람이 간다. 혼자 운전할 때 유용하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액티브 에어플랩이 있다. 바람 구멍을 상황에 따라 열고 닫으며 공기저항, 엔진룸 온도 조절을 한다. 에어로다이내믹과 차의 전체적인 효율을 적극적으로 조율하는 디테일들이다.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했다. 비상등이 자동으로 점등한다. 차는 앞으로 조금 숙여지는 정도로 반응하며 멈춰선다. 빠른 속도를 무리 없이 이겨낸다. 차체의 앞뒤 균형이 좋아 코너를 조금 빠르게 돌아도 거뜬히 대응한다. 코너링 중에 조금 더 가속페달을 밟는데 타이어는 조금 힘든 듯 비명을 지르기 직전이다.

하이브리드차의 가장 큰 특징, 도심 연비가 20.4km/ℓ로 고속도로 연비 19.9km/ℓ보다 더 좋다. 복합연비는 20.2km/ℓ. 파주-서울 간 55km를 경제 운전으로 달리며 측정해본 연비는 29.km/L. 리터당 30km를 넘볼 정도였다. 대단한 짠돌이다.

지구환경에 조금이라도 덜 해를 끼치는 친환경자동차를 구입하는 건 착한 소비다. 그렇다고 희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익이다. 구매 과정에서 세금혜택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름값도 아낄 수 있다. 배터리는 평생 보증, 하이브리드 관련 부품은 10년 20만km를 보증한다. 구매 후 30일 이내에 불만이 있으면 다른 차종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 1년 이내 사고가 나면 새차로 교환해 주는 제도도 있다.

판매가격은 I트림 2,242만 원, N트림 2,468만 원, Q 트림 2,693만 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계기판 안쪽을 파놓아 빛이 들어온다. 계기판은 7인치 컬러 LCD 버추얼 클러스터로 구성된 일종의 모니터다. 빛을 차단해야 선명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는 것. 물론 계기판을 보는 데 문제는 없지만, 계기판 위쪽으로 뚫어놓은 공간을 막으면 계기판이 좀 더 선명해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트렁크 리드가 룸미러에 가로선을 만든다. 이 때문에 룸미러를 통한 후방 시야는 위 아래로 나뉜다. 게다가 아랫부분은 뒷좌석의 헤드레스트 3개가 나란히 걸려 시야를 가리고 있다. 카메라를 통해 후방 시야를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카메라를 작동하는 동안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디자인 문제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