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은 성가신 일이 많다. 잠깐 동안은 낭만적일 수 있지만 낭만적인 잠깐이 지나고 나면 귀찮은 일들이 기다린다. 운전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눈길에서 운전을 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해 본다.


체인은 구동바퀴에 감는다. 앞바퀴 굴림 차는 앞바퀴에, 뒷바퀴굴림차는 뒷바퀴에 체인을 감으면 된다. 그럼 네바퀴굴림차는? 네 바퀴 다 감아야 할까. 두 바퀴에만 감는다면 어느 바퀴에 감아야 할까. 네바퀴굴림차는 네바퀴에 모두 체인을 감아주면 좋다. 구동력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대게 체인은 두 바퀴를 한 세트로 판다. 따라서 한 세트만 살 경우 앞바퀴나 뒷바퀴중 한쪽을 택해서 체인을 감아야 한다. 이때에는 앞바퀴에 체인을 감는 게 좋다. 앞바퀴가 구동과 조향 역할을 모두 하기 때문이다. 앞바퀴에 체인을 감으면 구동력도 확보하고, 조향성능도 유지할 수 있다. 미끄러운 길에서는 앞바퀴가 구동하는 게 유리하다. 앞바퀴굴림이 뒷바퀴굴림보다 미끄러운 길에서 유리한 것과 같은 이유다.


체인을 감고 달릴 때에는 차체 자세제어장치(VDC),주행안전장치 DSC 등을 꺼야 한다. 미끄러운 길이어서 바퀴간 회전차이가 커 수시로 이들 장차가 작동하면 정상 주행이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체인을 장착한 상태에서는 시속 40km 이하로 달려야 한다.


눈길에서 자동변속기는 홀드 모드, 혹은 스노 모드를 이용하면 좋다. 불필요한 변속을 막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진다. 수동변속기라면 2단으로 출발하면 부드럽게 차가 움직인다. 브레이크는 미리 여러번 나눠 밟아야 한다. 미끄러짐을 막기 위해서다. 기어 단수를 차례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언덕길은 앞 차와의 간격을 충분히 유지한 뒤 한 번에 오르는 게 좋다. 중간에 변속은 하지 말아야 한다. 시야는 최대한 확보한다. 멀리 봐야 미리 대비해서 안전운전을 할 수 있다.
염화칼슘 덕택에 길이 얼지도 않고 눈도 쌓이지 않는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염화칼슘은 차체를 급속히 부식시키기 때문에 빨리 씻어 내는 게 좋다. 차라리 그냥 눈길이 낫다고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안전한 원칙이 있다. 눈 내린 날은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특히 뒷바퀴굴림차를 타는 운전자들은 차에 미련을 접고 BMW(Bus, Metro=지하철, Walk)를 이용하는 게 상책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