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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이 정말 남달랐다고 했다. 코너링이 굉장히 좋았고 요철도 스무스하게 잘 넘어갔다는 얘기다. 얼마나 운전을 잘했기에 이런 말이 나왔을까.

북악 스카이웨이의 코너를 얼마나 부드럽게 운전했을지 궁금하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집 주차장엔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를 포함해 포르쉐 레인지로버 제네시스가 있었다고 한다.

의무경찰을 하는 그의 나이 아마도 20대 초반. 타고난 드라이버가 아니라면, 그 좋다는 명차들을 타고 다닌 시간이 그의 운전 실력을 향상 시켰을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겠다. 가속페달의 조그만 차이에도 바퀴의 힘이 크게 달라지는, 그런 차들을 제대로 다루려면, 어지간한 운전 실력으론 힘든 일이다. 그런 그에게 기껏해야 국산 중형 세단 정도의 관용차를 부드럽게 다루는 건 식은 죽 먹기였겠다.

그가 운전하는 차의 뒷좌석에 앉았을 경찰 간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니 뒷좌석에 앉을 생각이나 했을까. 설마 조수석에 얌전히 무릎 붙이고 앉아 부드럽게 코너링하는 그에게 음료수를 건네지는 않았기를……. 든든한 동아줄을 붙잡았다 생각했을 경찰 간부에겐 굽은 길을 거칠게 내달린들, 과속방지턱을 치고 나간들 세상 최고로 부드러운 길이 아니었을까. 봉을 잡은 건, 운전자일까, 아니면 그 옆에 앉은 이였을까.

슬로 인 패스트 아웃. 아웃 인 아웃. 클리핑 포인트 잡기. 운전 좀 한다는 이들이 말하는 코너링 잘하는 요령이다. 굳이 이를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더 좋은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코너링 방법, 서행이다. 천천히 가면 부드럽다. 당연히 안전하다.

위험한 코너가 굽이치는 길을 달리는 대한민국이다. 나라를 운전하는 자리에 앉은 그 아비는 운전 잘하는 아들을 본받을 일이다. 부드럽게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 부디 그렇게 세상을 운전해주길…….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