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범벅인 가파른 경사면도 가뿐하게 오른다. 내리막길도 미끄러짐 없이 내려간다. 아스팔트에서는 부드러운 주행감을 선보이며, 운전자와 탑승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준다. ‘아우디 SUV’다.

아우디의 콰트로 모델들을 지난 21일 만났다. 서울 종로 아우디 본사에서 경기도 여주까지 66km를 타고 가는데 가장 먼저 만난 모델은 ‘아우디 Q4 e-트론 스포트백’.

아우디 Q4 e-트론 스포트백

전면부의 팔각형 프레임. 새로운 탄소 중립 시대의 아우디 상징이다. 후면부의 일자형 헤드라이트. 아우디만의 단정한 맵시를 드러낸다. 4,590×1,865×1,620mm의 크기. A필러부터 D필러까지 이어지는 지붕 라인은 역동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단순한 SUV가 아닌 전고가 높은 스포츠카라고 해도 좋다.

2열 착석 시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가 들어가며 머리 위로 주먹 하나와 손바닥을 눕힌 공간이 있다. 센터 터널은 존재하지 않으며, 2열 중앙에 앉아도 불편함이 없다.

센터페시아의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쪽으로 방향이 틀어졌다. 덕분에 운전자는 주행 중 계기판과 터치식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 중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주행 중 실시간으로 목적지를 친절히 안내하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정확하게 길을 안내한다.

락투락 조향비는 3회전을 한다. 조향 반응은 살짝 가볍고 부드럽다.

Q4 e-트론은 82KWh 배터리가 탑재돼,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1.6kg.m의 힘을 나타낸다. 복합 기준 최대 409km의 거리를 갈 수 있다. 들리는 것은 Q4 e-트론의 전기 모터 소리와 에어컨 가동 소리. 도심 숲 한 가운데 엔진에서 해방돼, 도심 숲 한 가운데 유유자적함을 느낀다.

도심 주행, 간헐적으로 노면의 잔진동이 장난치듯 엉덩이를 간지럽힌다. 시속 100km, 바람 소리는 귓가를 간지럽힌다. 노면의 소음은 장단을 맞춰 간헐적으로 들려온다.

Efficiency 모드 최고 시속은 130km로 제한된다. 가속페달의 반응은 살짝 묵직해진다. Dynamic. 조향 반응은 살짝 묵직해지고, 차는 이전 모드 대비 경쾌한 발걸음으로 부모 손잡고 놀이공원에 가는 신난 아이의 발걸음이다.

방향 지시등 아래, 주행 보조 시스템 조작 레버가 있다. 몸쪽으로 레버를 당기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된다. 다시 레버를 위로 올리거나 아래로 내리면 원하는 속도로 맞춰 주행을 이어 나갈 수 있다. 도로가 몸살을 앓는 행락철, 장거리 주행 조금이나마 피로를 덜 수 있다.

아우디 Q8

여주에 도착해, 각개전투를 하는 느낌으로 오프로드 시승을 이어갔다. 오프로드에서 만난 녀석은 Q8 55 TFSI 콰트로. Q4 e-트론이 순둥한 모범생이라면 이 녀석은 얼굴부터 반항기가 넘쳐난다.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공기 흡입구가 적용된 얼굴은 “아직 내연기관은 죽지 않았다”는 반항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후면부의 일자형 리어램프는 전면부와 달리 정갈한 모습을 보여준다.

5,005×1,995×1,750mm의 크기. 휠베이스는 2,996mm. 3미터에 육박하는 축간거리는 웅장하고 넓은 실내를 자랑한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V6 3리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Q8 가솔린 모델은 오프로드를 종횡무진한다. 락투락 조향비는 2.2회전. 타이트한 조향비는 오프로드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30도의 경사면. 인스트럭터의 시범 아래, 차를 위로 사면 위로 천천히 올린다. 차는 완전히 옆으로 기울어진 채 찰싹 붙어있다. 돌아보니 보이는 건 땅바닥. 붙어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Q8의 360도 어라운드뷰는 오프로드 주행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오프로드의 특성상 시야에 가린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주변의 장애물이나 주행에 위험이 될 만한 상황을 즉시 나타내 운전자의 주의를 각인시킨다.

힐 디센트 컨트롤 (Hill Descent Control) 기능이 적용됐다. 급경사면을 내려갈 때, 속도를 제어해주는 기능이다. Q8의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은 바로 활성화돼, 경사면을 시속 5km 미만의 속도로 천천히 내려온다.

다른 일반 차량이라면 올라가지 못할 진흙이 흥건한 가파른 경사면을 가뿐하게 주파하는 실력을 보여준다.

올록볼록한 범피 (Bumpy) 코스.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볼록한 면에 바퀴를 하나씩 올려놓는다. 왼쪽 앞바퀴와 오른쪽 뒷바퀴가 볼록한 면에 올라간 상태로 차는 떠 있다. 약간의 슬립이 일어남과 함께 차는 두 바퀴만으로 뜀틀 넘는 아이처럼 가뿐하게 범피코스를 넘어간다.

아우디 SUV는 온로드에서나 오프로드에서나 운전자와 탑승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명쾌한 드라이빙을 선보인다. 특히, 오프로드에서는 아우디 비장의 무기인 콰트로가 실력을 발휘해 모든 지형을 가뿐히 넘는 재주를 보여준다.

온로드든 오프로드든 정답은 아우디 SUV 안에 있다. 아우디 스포트백 Q4 40 e-트론 가격은 7,270만 원이며, 아우디 Q8 55 TFSI 콰트로는 1억 2,648만 1,000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