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가 쏘나타를 죽였다.

그랜저는 2월에 1만1,755대가 팔리며 월간 최다판매차종에 올랐다. 쏘나타는 7,498대로 판매순위 3위에 머물렀다. 그랜저가 쏘나타보다 많이 팔리는 기염을 토한 것. 2010년에만해도 3만2,893대 판매에 그쳤던 그랜저는 2011년 1월 새 모델 그랜저 HG가 나오면서 큰 폭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영업일수가 보름정도에 불과했던 1월 판매가 6,000대를 훌쩍 넘기더니 2월에는 1만대를 가뿐히 넘기고 있는 것.

그랜저가 이 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신차효과에 더해 쏘나타에 대한 거부감이 큰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쏘나타 구매를 고려하던 고객들이 그랜저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가격이 조금 비싸지난 그랜저 기본 모델 가격이 3,112만원으로 3,000만원대에 이르는 쏘나타 고급형에 비해 큰 차이 없다는 것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준대형차인 그랜저가 과거 쏘나타 정도의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쏘나타 판매는 부진하다. 2010년만해도 매달 1만대 판매를 넘겼던 쏘나타는 그랜저가 나온 이후 판매량이 구형 모델을 포함해도 7,000대 수준에 불과하다. 4,000~5,000대 정도가 줄어든 것이다. 부동의 1위였던 판매순위도 2월에는 그랜저와 아반떼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 결국 그랜저 출시로 쏘나타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 일선 영업소에서는 그랜저가 쏘나타 판매에 최대 걸림돌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이에따라 쏘나타 판매조건을 완화해 20만원을 할인하거나 5.4% 저금리를 적용하는 등 판매조건을 일부 완화하고 있지만 당분간 그랜저를 따라잡기는 힘들 전망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