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프리미엄. 사진=오종훈

이름이 길다. ‘더 뉴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프리미엄’. 부르다 숨넘어갈 이름이다. 브랜드, 파워트레인, 보디 형식, 세그먼트 등을 이름에 모두 담으려니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름에 담긴 욕심을 본다.

4도어 쿠페인 A7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모델이다. 쿠페라 멋있다. 쿠페라고 다 멋있는 건 아니지만, 아우디의 쿠페라면 멋이 없을 수 없다. 한참을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더 뉴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프리미엄. 사진=오종훈

게다가 실용적이다. 4도어여서다. 쿠페의 멋진 디자인과 4도어의 편리함을 다 가졌으니,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셈이다. 물론 다 가질 수는 없는 법. 낮은 지붕과 불쑥 솟은 센터터널 때문에 뒷좌석 공간의 압박을 완전히 없애지 못했다. 여기까지가 쿠페의 마지노선이다. 더 넓은 공간을 원하면 쿠페를 포기해야 한다. 허리선이 멋지게 드러나는 정장을 입을 땐 살짝 숨을 참아주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과 같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가장 복잡한 파워트레인이다. 엔진, 모터, 배터리, 충전 시스템 등을 모두 가졌다. 엔진을 떼어내면 전기차가 되고, 모터를 빼면 내연기관 자동차가 된다. 배터리가 바닥나면 휘발유가 엔진을 돌리고, 휘발유가 떨어지면 전기가 모터를 가동한다. 충전에 대한 부담이 없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차로 각광받는 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라고 말하는 이유다.

더 뉴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프리미엄의 엔진.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로 최고출력 252마력이다. 사진=오종훈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로 최고출력 252마력이다. 당연히 엔진만으로 구동할 수 있다. 전기 모터는 14.1kWh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아 143마력의 힘을 낸다. 엔진과 모터를 합한 총 시스템 출력은 367마력이다.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가 그 힘을 조율한다. 시속 100km에서 7단 1,500rpm, 3단 5,000rpm을 마크한다.

공차중량이 2,160kg으로 마력당 무게는 5.9kg이다. 힘과 무게의 비율로 볼 때 비교적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수준으로 메이커에서 밝히는 100km/h 가속시간 5.8초다. GPS 계측기를 장착해 직접 측정한 기록 중 베스트 타임은 5.92초. 최고속도는 시속 210km에 제한됐다.

더 뉴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프리미엄. 배터리를 가득 채웠을 때 모터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47km다. 사진 = 오종훈

배터리를 가득 채웠을 때 모터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47km다. 상황에 따라 더 달릴 수도 있고 그만큼 못 달릴 수도 있다. 주행거리를 늘리자고 작정하고 움직이면 그보다 더 달릴 확률이 매우 높다. 배터리가 바닥인 상태에서도 끈질기게 모터 주행을 시도한다.

주행모드는 효율, 승차감, 자동, 다이내믹, 개별 설정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여기에 e트론 모드가 추가로 있다. 파워트레인을 선택하는 옵션이다. EV 모드, 오토 하이브리드모드, 배터리 홀드 모드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

실내가 조용한 데서 오는 편안함, 그리고 고급스러움이 먼저 다가온다. 앞뒤 차창에 모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해 소음 유입을 잘 차단하고 있다. 거슬리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더 뉴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프리미엄. 4도어 쿠페로 디자인이 멋있다. 사진 = 오종훈

모터가 주행에 개입하면서 주행 질감은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 가속할 때도 엔진이 먼저 나서지 않는다. 모터가 적절히 뒷받침하면서 조용하고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엔진과 모터가 사이좋은 형제처럼 호흡을 척척 맞추며 움직인다. 고속으로 질주하는데 엔진 사운드는 들리는 듯 마는 듯 낮게 깔리고 바람 소리가 그 위를 덮는다.

아우디의 자랑 콰트로는 고속주행 안정감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다. 다이내믹한 안정감을 맛본다. 낮은 시트 포인트, 255/40R20 사이즈의 타이어, 콰트로 시스템 등이 역동적인 주행 품질을 높은 수준에서 완성하고 있다.

연비는 엔진 연비와 모터 전비를 따로 표기하고 이 둘을 합친 연비를 별도로 밝히고 있다. 엔진 연비 11.3km/L, 모터 전비 3km/kWh다. 아우디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이 둘을 합친 합산 복합연비로 15.7km/L라고 밝히고 있다.

파주-서울간 55km를 달리며 살펴본 연비는 엔진 15.8km/L, 모터 13.5km/kWh. 사진 = 오종훈.

파주-서울간 55km를 달리며 살펴본 연비는 엔진 15.8km/L, 모터 13.5km/kWh라고 계기판이 알려줬다. 특히 모터 연비가 놀라운데, 배터리 잔량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엔진과 모터를 분리해 연비를 보여주는 데서 오는 착시현상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공인 전비를 4배 이상 웃도는 수준을 설명할 길이 없다.

판매가격 1억 원으로 보면 되겠다. 9,985만 7,000원이다. 멋진 디자인, 4도어의 실용성, 충전 불편함이 없는 친환경자동차, 여기에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의 배지를 달았으니 1억원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더 뉴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프리미엄’ 긴 이름이 얘기하듯 참 많은 걸 가진, 욕심 많은 차다. 탐난다.

엔진과 모터 주행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 사진 = 오종훈.

오종훈의 단도직입
시야의 제한이 있다. 지붕이 낮고 길게 앞으로 뻗어 있다고 룸미러와 카메라 모듈은 프런트윈드실드 중앙 부분까지 내려왔다. 제일 앞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신호등 보려고 머리를 길게 빼면서 낮춰야 할 때가 있다. 우회전할 때는 룸미러와 카메라 모듈이 시선을 제한한다. 자세를 바꿔가며 시야를 확보해야 했다.

e트론 모드를 설정하려면 서너 번 스크린 터치를 해야 한다. 한 번에 원하는 모드를 설정할 수 있어야 적극적으로 이 장치를 사용할 텐데, 찾아가기 복잡해 시도조차 안 하게 된다. 직접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을 따로 만드는 게 어떨까.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