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순간, 외롭지 않다. 아리가 쉼 없이 말동무가 되어준다. 또한, 좋아하는 가수들이 옆에 앉아 끊임없이 노래를 불러주는 이동식 콘서트홀이 된다. 2세대 티맵 오토로 업그레이드된 ‘2024년형 볼보 S60’이다.

볼보 S60을 타고, 강원도 강릉에서 고성까지 88km 구간을 달렸다. 우리가 아는 토르의 망치 헤드램프, A필러부터 C필러까지 각진 디자인 어느 하나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24년식으로 업그레이드하며, 2세대 티맵 오토를 적용했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2세대는 기존 시스템보다 한층 향상됐다. 타자마자 하루 브리핑이 시작된다. 그날의 일정을 티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Vivaldi(비발디)라는 어플을 통해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다. 적어도 내가 운전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스마트폰은 잠시 쉴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되었다. 뉴스 어플을 통해 실시간 주요뉴스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고 오디오북을 통해 독서도 가능하다. 시간 없어서 독서 못 한다는 건 이제 핑계일 뿐이다.

티맵 인포테인먼트의 히든카드. 헤이 볼보 어플이 숨어들었다. 이제는 차 안에서 바로 헤이 볼보 어플로 들어가 내가 원하는 서비스센터에 정기 점검예약을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판매되는 자동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볼보에서만 가능하다.

티맵 본연의 기능도 강화됐다. 서울 시내 신호등 정보가 스며들어 답답한 서울 시내 정확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개인화가 더해졌다. 강릉에서 베이스캠프인 고성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출발지로 다시 돌아가자”는 개인화 명령어를 통해, 바로 길 안내가 시작됐다. 예를 들어, 회사와 집을 오가는 직장인이라면, 개인화 설정을 통해 음성 명령만으로 “회사 가자.” 또는 “집에 가자.” 등의 명령어를 더할 수 있는 것.

티맵 오토 시스템은 새로운 기능이 첨가될 때마다,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더해지게 된다.

따분한 상황. 아리는 척척박사다. “신나는 노래 틀어줘.”하면 아리는 운전자가 좋아할 만한 노래를 틀어준다. 바워스 월킨스 오디오를 통해, 운전자의 따분한 기분을 한층 끌어 올려준다.

홀로 운전하는 순간, 한 평도 안 되는 자동차 실내는 나만의 콘서트홀이 되는 순간이다.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더해졌지만, 하이패스 시스템은 장착되지 않았다. 타 브랜드는 이미 장착되고, 국산차 브랜드는 실물의 카드가 없는 하이패스가 도입된 상황에서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고속도로 톨게이트 정보를 제공한다. 운전석 계기판에 내비 정보가 더해졌다. 초행길 센터 디스 플레이 모니터를 보면서 두리번 거리지 않아도 된다.

아리가 선곡해주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달리는 도심. 노면의 반응은 조용하고, 잔진동마저 느껴지지 않는 정숙함을 보여준다.

시속 100km, 8단 1,500rpm부터 3단 5,100rpm의 엔진 회전수를 나타낸다. 최고 출력 250마력/5,700rpm, 최대토크 35.7kg.m/1,800~4,800rpm 2리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성능을 자랑한다.

차를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고속 주행에서도 rpm은 2,000을 조금 더 넘길 뿐이다. 가혹한 고속 주행 순간에서도 여유 있다고 웃음 짓는다. 고속 주행에도 풍절음은 들리지 않고, 노면의 진동도 잡아내 훌륭한 주행감을 선보인다. 단, 노면 소음은 귓가에 대고 약 올리듯 귀에 거슬린다.

최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자기 자신만의 속도를 고집하지 않는다. 차량 통행 흐름에 맞춰 천천히 한 발 한 발씩 천천히 나아간다.

차선 유지 보조장치가 더해졌다. 급격한 커브길, 나도 모르게 차선을 벗어나는 경우, 조향 반응이 개입해, 도로 한 가운데로 똑바로 가게 한다. 오랜만에 친구 만나 거하게 한잔하고, 취해 비틀거리는 순간, 잡아끄는 친구와도 같은 고마운 존재다.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하는 도구가 아닌 그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모빌리티로 한 단계 올라섰다. 볼보가 티맵을 얹으며,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볼보와 함께하는 3세대, 4세대 티맵 오토는 어떤 콘텐츠를 갖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볼보와 티맵의 조우는 처음부터 성대하고, 그들이 써나갈 역사가 매우 기대된다.

시승차는 볼보 S60 B5 트림으로 가격은 5,61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