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찍하다. 공간의 제약없이 온 가족이 편하게 앉을 수 있다. 덩치에 안 어울리게 효율도 좋다. 달릴수록 몸도 마음도 편하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준대형 SUV ‘하이랜더’, 그가 왔다.

28일 경기도 파주시 더 스테이지에서 인천 을왕리까지 하이랜더를 타고 달렸다. 하이랜더는 토요타가 북미와 유럽, 호주 시장을 겨냥해 만든 모델로 2001년 1세대 출시를 시작으로 4세대 동안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해외에서 유명한 토요타의 대표 차종중 하나지만 한국에서 이제야 만나게 되는 모델. 만시지탄이다.

전면부의 블랙 그로시 메시 그릴과 Bi-LED 헤드램프는 토요타 특유의 강렬하고 날렵한 인상을 각인시킨다. A필러부터 D필러까지 이어지는 자유롭게 흐르는 측면 곡선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후면의 리어펜더, 휠아치는 볼륨감과 안정감을 나타냈다.

4,965×1,930×1,755mm 크기로 대형이다. 휠베이스는 2,850mm. 2열 착석 시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 이상 들어간다. 공간을 가늠할 필요 없이 널찍하다. 머리 위로는 주먹 하나와 손 바닥을 눕힌 공간이 나온다. 2열은 독립형 시트로 시트와 시트 사이에 컵홀더가 장착됐다.

센터 콘솔에 2열 전용 공조장치와 220V, USB 충전구 두 개가 나란히 배치됐다. 핸드폰 충전 문제로 다툴 일은 없겠다. 운전석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는 따로 분리됐다. 대시보드의 가죽 마감은 토요타만의 고급스러움이 묻어있다.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공조장치 버튼이 가지런히 배열돼 있으며, 그 아래에는 무선 충전 패드가 숨어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내재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곁눈질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과속 단속 및 구간 단속 등의 정보는 올라오지 않는다. 더 많은 정보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올라오면 좋겠다.

락투락 2.7회전을 한다. 덩치는 큰데 조향 반응은 비교적 가볍다. 하이랜더는 토요타의 최신 플랫폼인 TNGA-K (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K)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저중심, 최적의 중량배분, 경량화, 고강도 핫 스탬핑 강판 사용으로 차체 강성을 실현했다.

하이랜더에는 최고출력 188마력, 최대토크 23.9kg.m의 직렬 4기통 2.5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e-CVT 변속기가 합을 맞추고, 여기에 최고출력 182마력의 전기모터가 결합해, 시스템 총합 246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전륜의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의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노면의 잔진동만을 느끼게 한다.

시속 100km. 노면의 소음만이 귓가를 간지럽히며 약을 올린다. 동승한 기자와 대화 삼매경에 빠져 바람소리는 인식조차 할 수 없다. 고속 주행에서도 TNGA-K 플랫폼을 적용한 하이랜더 덕분에 최적의 편안함을 보인다. 달릴수록 즐거움이 커진다.

하이랜더에는 E-Four 시스템이 탑재됐다. 후륜모터를 통해 필요시에만 뒷바퀴를 구동하는 AWD 시스템이다. 상시 사륜이 아닌 필요시에만 개입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앞뒤 구동력을 100:0부터 20:80까지 나눠준다.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인 주행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주말이 코앞인 금요일이다. 도로에는 차량의 통행량이 평소보다 곱절이다. 하이랜더의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은 자신만의 속도를 절대 고집하지 않는다. 전방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는 앞차의 발걸음에 맞춰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간다.

차선 추적 어시스트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과 연동해 차선 중앙을 유지하며 운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차선 감지가 어려운 상황에도 앞서가는 차량의 위치를 모니터하고, 앞차의 경로를 따라가는 추종기능으로 인식이 가능하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 변경을 시도하거나 커브길에서 차선 이탈을 하는 경우 “정신안 차려”하는 듯한 훈련소 조교 같은 호통의 경고음이 넉 놓고 운전하던 순간 반성하게 만든다.

이외에도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에는 접촉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과 어댑티브 하이빔 시스템이 장착돼, 야간 운전에도 운전자의 시인성을 이끌어내 항시 탑승자의 안전운행을 도와준다.

하이랜더는 휴가철, 다가오는 캠핑, 차박 시즌에 가족과 오순도순 정겹게 전국의 방방곡곡을 누빌 수 있는 대형 SUV다. 하이브리드의 효율성과 넉넉한 공간과 편안함이 더해진 하이랜더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이랜더 시승차는 플래티넘 트림으로 가격이 7,47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