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이제 반격에 나선다. 제네시스 G70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파상 공세를 저지하기 위해, 상품성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독일차의 독무대인 D세그먼트에서 이제 G70의 반격이 시작된다.

2023년형 G70 미디어 시승회가 지난 9일 열렸다. 경기도 하남에서 양평까지 왕복 60km 구간에서 시승했다.

23년형으로 연식 변경이 단행되며, 기존 2리터 터보 엔진은 2.5리터 터보 엔진으로 대체됐다. 4,685×1,850×1,435mm의 크기로 D세그먼트지만 제네시스 라인업에서는 막내다. 휠베이스는 2,835mm로 2열 착석 시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 머리 위로 역시 주먹 하나의 여유가 있다. 센터터널은 손가락 높이다.

실내는 바닐라 베이지 색상의 가죽으로 퀼팅 처리가 됐다. G80과 G90 대비 크기는 작지만, G70에서도 형님들 같은 고품격 프리미엄을 느낄 수 있다. 운전석 인텔리전트 시트는 허리까지 잡아주며, 흐트러지기 쉬운 운전자세를 유지시킨다.

“방지턱 조심하라” “과속 단속 구간이다” 등등 집 나간 자식 걱정하는 어머니처럼 잔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실물 하이패스는 사라졌다. 대신 하이패스 카드번호를 입력하면 사용 가능한 ‘e하이패스’가 내재됐다. 하이패스 카드 분실 위험은 사라졌다. 또한, 여름철이나 겨울철 등 차량 실내 온도 변화로 인한 하이패스 결제 오류도 다반사였는데, 이제는 그 걱정도 할 필요 없다. 기술의 진보가 걱정거리를 없앴다. 디지털키도 적용됐다. 이제 깜빡잊고 차키를 놔두고 주차장으로 가도 집까지 다시 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내 스마트폰이 자동차 키가 된다.

“더워” 한 마디에 공조장치가 자동으로 작동된다. 운전 중 두리번 거리지 않고, 운전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다. 공기청정 시스템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해, 운전자와 탑승자는 주행 중 쾌적한 상태로 이동할 수 있다. 미세먼지 걱정도 덜었다.

스티어링 휠은 락투락 2.3회전을 한다. 조향반응은 제네시스만의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고급 감성이 느껴진다.

최고출력 304마력/5,800rpm, 최대토크 43.0kg.m/1,650~4,000rpm의 힘을 내는 직렬 4기통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합을 맞췄다.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잔잔한 잔진동만이 운전자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든다. 시속 100km. 8단 1,400rpm에서 3단 4,800rpm의 엔진 회전을 한다. 단정하고 흐트러짐 없는 안정적인 발걸음이다.

단정한 맵시를 자랑하며 고속에서도 굉장한 달리기 실력을 발휘한다. 정장과 구두를 벗어던지고, 운동화와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어 경기장을 힘차게 달리는 모습과도 같다.

고속에서 바람소리는 고요하고, 엔진소리도 쥐죽은 듯이 조용하다. 오로지 들리는 것은 노면의 잔진동 뿐. 마치, 나 홀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씨에 집 안에서 유유자적하게 재즈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잔하는 느낌이다. 전자식 제어 서스펜션은 불규칙한 노면에서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을 이어간다. 또한, 상시 사륜구동인 AWD는 안정적인 동력 배분을 선사한다.

G70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내재됐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며, 흐름에 맞춰 자신의 길을 나아간다.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과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은 급격한 와인딩 코스에서 부드러운 조향반응과 함께 차선 이탈 없는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코너링을 선사한다. 고성능 브렘보 브레이크가 장착됐다. 갑작스럽게 제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G70은 한치 오차 없이 흐트러짐 없는 제동을 보여준다.

G70은 파워트레인과 전자 제어 서스펜션의 적용으로 빈틈없는 내실을 다졌다. 독일산 브랜드의 절대적인 강세인 D세그먼트 시장에 제네시스가 절치부심하며 내놓은 기대작이다.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시승차는 G70 2.5T 4,395만 원+ AWD 250만원+ 19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휠(미쉐린) 70만원+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240만원+ 파퓰러 패키지(컨비니언스 패키지, 하이테크 패키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415만원+ 와이드 선루프 80만원+ 전자제어 서스펜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110만원+ 컴포트 패키지 110만원+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 120만원 (외장: 매트 컬러 선택 시 +70만원)으로 총 5,782만 1,549원 (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