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변속기는 스스로 알아서 변속한다. 운전하기가 편하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기만 하면 된다. 시동이 꺼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동에 비해 연료를 조금 더 먹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요즘엔 소형승용차에도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는 비율이 무척 높다.

흔히 자동변속기는 운전자가 변속하면 안되는 것으로 아는 이들도 있다. 꼭 그렇지는 않다. 이를테면 변속레버를 L에서 출발한 뒤 2, 3단을 거쳐 D 모드로 레버를 움직이면서 운전해도 된다. 수동변속기처럼 적극적으로 변속레버를 조작하는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자동변속기는 1925년 독일에서 먼저 시도됐지만 정작 실용화에 성공한 것은 미국에서였다. 베를린의 엔지니어였던 휀팅거가 개발, 1936년부터 2년간 벤츠에 시험 장착했지만 양산에는 실패했다. GM이 이를 1937년부터 뷰익에 도입했고 실용화에 성공한 것은 1949년 시보레에서였다.

요즘에는 6단 변속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고급 차종에는 8단 변속기도 적용하고 있다.변속기 단수가 늘면 동력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신 늘어나는 기어만큼 무게가 늘어나는 단점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미 5단으로도 충분한데 6단을 넘어 7, 8단을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력을 뽐내는 의미가 있을 뿐 자동차 전체의 효율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자동변속기에는 스포츠와 이코노미 모드가 추가되는 경우가 있다. 스포츠 모드 대신 파워 모드라고도 한다. 버튼을 누르면 작동이 되는 방식이다. 수동을 겸한 자동변속기의 경우 수동모드로 옮기면 스포츠 모드가 된다.
스포츠 모드는 변속시점을 조금 늦춰 높은 rpm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엔진 소리가 커지고 차체 반응이 조금 민감해져 다이내믹한 운전을 할 수 있다. 가속이 빠르고 엔진 브레이크 효과도 크다. 대신 연료 소모량이 많다.


요즘같이 기름값이 비쌀 때에는 이코노미 모드가 제격이다. 이코노미 모드는 스포츠 모드의 반대 개념이다. rpm이 높아지지 않도록 미리 변속시켜 연료를 아껴주는 방식이다. 대신 가속 반응이 늦고 차에 탄 사람들은 차가 부드럽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버드라이브 기능도 있다. 오버드라이브란 엔진회전수보다 피구동축인 타이어의 회전수가 더 많은 경우다. 오버드라이브가 작동하면 연료는 덜 소비되는 대신 힘은 조금 부족한듯한 느낌을 준다.

오버드라이브 버튼을 눌러 그 기능을 해제시키면 계기판에 ‘OD off’와 같은 표시가 뜬다. 이 상태에서 변속기는 가장 높은 기어단수에서 한 단 아래 기어에 물린다. 자동4단이라면 3단기어로 달리는 것. 고속으로 달릴 때 오버드라이브를 해제하면 100km가 넘는 속도에서도 3단 기어가 물려 있게 된다. 연료 소모가 많아지고 엔진소리도 더 시끄럽다. 대신 엔진 힘은 더 좋아서 차가 운전자의 조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가속하거나 차를 컨트롤하기가 수월해진다.


홀드 모드도 있다. 겨울철 눈길에서 출발할 때 1단으로 출발하게 되면 구동력이 순간적으로 너무 강해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막기위해 강제로 2단출발을 하게 하는 게 홀드모드다. 일부에서는 윈터모드로 부르기도 한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