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승용차들은 자동변속기를 많이 사용한다.하지만 수동변속기를 고수하는 이들도 간혹 있다.

변속기는 엔진의 동력을 적당한 속도로 달릴 수 있게 조절해주는 장치다. 톱니기어들이 서로 물리는 방식에 따라 속도가 높아지기도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수동변속기차는운전자가 일일이 속도에 맞춰 기어를 바꿔줘야 한다.기어를 바꿀 때마다 클러치를 밟았다 떼었다를 해줘야 한다.처음 운전할 때에는 시동을 꺼먹지나 않을까 무척 신경쓰인다.처음 운전하는 이들은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다.

길이 꽉 막힌 체증구간에서 수동변속기 차를 운전하는 불편함은 느껴본 이들만이 안다.클러치를 밟아야하는 왼쪽 발이 마비될 것 같은 느낌은 불편을 넘어 때로는 고통이기도 하다.

이처럼 불편한데 굳이 수동변속기를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우선 수동변속기는 자동변속기보다 기름을 덜 먹는다. 연비가 좋은 것이다.가격도 자동변속기보다싸다. 뿐만 아니다. 운전하기를 즐기는 이들은 ‘운전하는 즐거움’ 때문에 수동변속기가 더 좋다고 한다. 운전자가 원하는 순간에 변속할 수 있어서 좋다는 것.

자동변속기는 클러치가 없다. 정확하게는 클러치 페달이 없고 클러치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이다.1939년 올즈모빌이 처음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당시에는 하이드로메틱이라고 불렀다.

자동변속기는 운전하기 편하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기만 하면 차가 움직인다.시동이 꺼질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수동에 비해 연료를 조금 더 먹고 가격도 비싼 편이지만 운전하기 편하다는 점은 돈을 들여서라도 누릴만한 편리함으로 인정받고 있다.소형승용차에도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는 비율이 무척 높다.

흔히 자동변속기는 운전자가 변속하면 안되는 것으로 아는 이들도 있다.꼭 그렇지는 않다. 이를테면 변속레버를 L에서 출발한 뒤 2, 3단을 거쳐 D 모드로 레버를 움직이면서 운전해도 된다.수동변속기처럼 적극적으로 변속레버를 조작하는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자동변속기에는 몇가지 부가적인 기능이 있다. 오버드라이브 기능도 그중 하나다. 오버드라이브란 쉽게 얘기하면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경제모드다. 이해를 돕기위해 간단하고 쉽게 얘기하면 엔진회전수보다 타이어의 회전수가 더 많은 경우다. 오버드라이브가 작동하면 연료는 덜 소비되는대신 힘을 조금 부족한듯한 느낌을 준다.
오버드라이브 버튼을 눌러 그 기능을 해제시키면 계기판에 ‘OD off’와 같은 표시가 뜬다. 이 상태에서 변속기는 가장 높은 기어단수에서 한 단 아래 기어에 물린다. 자동5단이라면 4단기어로 달리는 것. 고속으로 달릴 때 오버드라이브를 해제하면 100km가 넘는 속도에서도 3단 기어가 물리는 경우가 많게 된다.연료 소모가 많고엔진소리도 더 시끄럽다. 대신 엔진 힘은 더 좋아서 차가 운전자의 조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가속하거나 차를 컨트롤하기가 수월해진다.

차에따라서는 이코노미 모드(오버드라이브 작동) 파워모드(오버드라이브 해제)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또 하나의 기능은 홀드 모드다. 겨울철 눈길에서 출발할 때 1단으로 출발하게 되면 구동력이 순간적으로 너무 강해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막기위해 강제로 2단출발을 하게 하는 게 홀드모드다. 일부에서는 윈터모드로 부르기도 한다.

자동변속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이 팁트로닉이다. 자동변속기이면서 자유자재로 변속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앞서 말한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메이커에 따라서스텝트로닉 H매틱, 오토스틱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자동변속기와 유사한 장치로 무단변속기가 있다. 구동측과 피구동측이 기어나 토크컨버터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벨트나 체인 등으로연결되어 있어서 기어 단수의 구별이 없는 형태다.자동변속기 만큼 편리하고 연비도 자동변속기보다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수 구별이 없어 변속충격도 없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