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달리는 환경은 가혹하기 이를 데 없다. 뜨거운 아스팔트를 달려야하고 꽁꽁 얼어붙은 길이라고 안달릴 수는 없다. 다양한 조건에서 달리다보면 뜻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데 하이드로플래닝 현상도 그중 하나다. 수막현상이라고도 한다.

비가 내려 노면에 많은 물이 덮여 있을 때 도로 위를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리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로 인해 얇은 막이 생긴다.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얇은 막을 ‘수막층‘이라 한다. ’수막층‘이 생기면 타이어는 노면에 밀착되는 게 아니고 수상스키를 타는 것처럼 미끄러진다. 이를 ‘수막현상’이라 한다.

빙판길을 사람이 달려가다가 쭉 다리를 편 채 미끄러지는 것과 같다. 미끄러지는 순간에는 방향을 바꿀 수도, 속도를 줄일 수도 없다. 스스로 속도가 줄어들어 멈출 때 까지는 어떤 동작도 할 수 없는 것처럼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자동차의 제동, 조향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마찰 저항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차의 동력이나 제동력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선 차가 중앙선을 넘는다든지, 길 바깥으로 미끄러지면서 큰 사고가 나기 쉽다. 수막현상은 승용차의 경우 빠른 속도로 달릴 때 나타난다. 하지만 타이어 상태에 따라서는 그다지 빠르지도 않은 속도인데 차가 미끄러지기도 한다. 타이어의 마모상태와 공기압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수막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있는 수막을 밀어내고 접촉력을 높여야 하므로 타이어의 회전속도를 늦춰서 저속운행을 해야 한다.
오래 사용해서 낡은 타이어일수록 쉽게 미끄러진다. 따라서 타이어 홈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오래된 타이어라면 당장 교환해야 한다. 이런 타이어는 빗길 뿐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도 쉽게 미끄러져 사고위험이 높다. 눈길에서는 말 할 것도 없다.

비가 내려 물이 덮인 노면에서는 트레드의 홈이 깊은 새 타이어를 끼우는 게 안전하다. 트레드가 마모된 타이어는 건조한 노면에서는 정상 타이어의 마찰계수와 큰 차이가 없으나 물이 덮인 노면에서는 마찰계수가 뚜렷하게 저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