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방법에 따라 연비 차이는 크다. 경제운전법의 비법은 rpm에 있다. rpm이란 revolutions per minute 즉 분당 (엔진)회전수다. 엔진이 1분에 몇 번이나 회전하는가를 보여주는 것.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운전을 위해서는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시점의 rpm을 이용하는 게 좋다. 최고출력보다 최대토크를 봐야 한다. rpm을 높이면 힘이 세지지만 연료도 많이 든다. rpm을 너무 낮추면 엔진이 꺼질지 모르고 차가 힘이 없어진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rpm이 적정하냐? 답은 해당 자동차의 제원표에 있다. 자동차마다 제원표를 보면 최대토크가 표시돼 있다. 25kg.m/2600rpm 이런 식이다. 2,600rpm에서 이 차의 최대토크 25kg.m의 힘이 나온다는 말이다.
대개의 경우 엔진의 최대토크는 2,500에서 3,000rpm 사이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자기 차의 최대토크를 정확하게 모른다면 rpm 2,500 전후로 달리면 좋다. 경제적이라는 말이다.
연료를 아끼는 또 하나의 방법은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트렁크에 이런 저런 잡동사니들을 가득 넣고 다니면 그만큼 기름이 더 들게 마련이다. 겨울에 썼던 체인을 일 년 내내 트렁크에 싣고 다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얼마나 낭비인가. 불필요한 짐들은 차에서 내리자. 기름 값을 짭짤하게 줄일 수 있다. 기름 넣을 때에는 연료탱크의 반 정도씩 넣는 것이 좋은 것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대도시에서 운행하는 차라면 스페어타이어도 내려버리자. 어차피 긴급출동 서비스를 이용하면 될테니까.
‘급’자가 들어가는 운전은 절대 해선 안 된다. 급출발, 급회전, 급정지, 급가속…등등. 안전에도 문제가 있을뿐더러 연비에도 엄청 나쁜 영향을 미친다. 급출발 10번이면 차가 몇km를 갈 수 있는 연료가 그냥 사라져 버린다. 애써 속도를 높였는데 급정거를 해버리면 역시 연료가 낭비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에는 미리 몇 차례에 나눠서 밟는 게 경제적이다. 경제성만을 놓고 보면 가급적 브레이크는 밟지 않는 게 좋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럴 수 없는 게 교통 현실이다.
차계부를 쓰면 합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차를 운용할 수 있다. 비용 지출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어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어서다. 가계부를 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나중에 중고차로 팔 때도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
도로정보를 미리 알고 움직이면 현명하고 알뜰한 운전자다.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하게 유지하고 시속 60-80km 정도의 경제속도로 달리는 것도 좋은 경제운전법. 오일류와 점화장치를 최적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연료절약에 도움을 준다. 엔진오일, 점화플러그, 에어크리너 등을 제때 교환해 주면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자동변속기보다 수동변속기가, 가솔린 엔진보다는 디젤엔진이 훨씬 경제적이다. 자동변속기는 토크 컨버터를 이용해 자동으로 변속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손실되는 부분이 있어 연비 면에서는 수동변속기에 비해 불리하다. 가솔린 엔진은 연료비가 비싼데다 연비도 디젤보다 나쁜 편이어서 경제적인 면으로만 보면 불리한 입장이 된다.
에어컨은 연비에 악영향을 끼치는 대표적인 장치다. 연료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라면 가장 먼저 에어컨을 끄는 게 좋다. 연료 경고등이 들어온다고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중형차라고해도 연료경고등이 들어온 후 정상주행상태로 40-50km를 더 갈 수 있다.
연비를 향상시켜준다는 다양한 장치나 제품들이 있다. 연료첨가제, 기계식 장치 등 수 십 가지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신뢰할만한 효과가 있는 제품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 주행할 때에는 기어는 물린 채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한 상태로 달리는 게 가장 좋은 경제운전법이다. 기어를 중립으로 놓으면 혹시 엔진이 꺼질까봐 연료는 계속 공급된다. 엔진이 공회전할 정도의 연료는 계속 소모되는 것이다. 하지만 달리다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순간적으로 엔진소리가 커지면서 rpm은 올라가지만 연료공급은 차단된다. 엔진으로 연료가 아예 공급되지 않는 것. 다시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는 순간 다시 연료공급이 재개된다.차가 주변 교통 흐름에 맞춰 움직일 수 있다면 기어가 물려있는 상태에서 그냥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