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이다. 이 한마디면 충분하다. ‘토레스 EVX’다.

지난 8일 토레스 EVX를 타고, KG모빌리티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부터 인천 영종도까지 66km 구간을 달렸다.

토레스 EVX는 작년 7월에 출시한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으로 지난 9월 시장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다. 22년 2월에 브랜드 최초의 코란도 이모션 전기차가 있었지만, 내수 판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토레스 EVX’가 사실상 이 회사의 첫 전기차다.

전기차 버전이라고 해서 외관 디자인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다만 전면부의 강렬한 눈매와 공기 흡입구 대신 일자형의 LED 주간 주행등이 자리해,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구축했다.

4,715×1,890×1,735mm의 크기. 내연기관 (4,705×1,890×1,720mm) 대비 살짝 커졌다. 축간거리는 2,680mm, 무릎과 머리 위로 각각 주먹 두 개 이상의 공간이 나온다.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12.3인치 운전석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진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위에 편하게 앉아있다.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는 운전석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로 나뉘어져 운전자에게 다양한 주행 정보를 보여준다.

단순히 토레스 전기차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럽다. 중대형급 SUV 수준이다. 토레스 EVX에는 토글스위치 타입의 전자식 기어노브가 적용됐다. 손가락 하나만으로 D와 R을 편하게 오갈 수 있다.

깜빡 잊고 스마트키를 갖고 나가지 않아도 집으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없다. 토레스 EVX에는 디지털키 사양이 스며들어 가족끼리 차량 키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인포콘이 적용돼, 내비게이션 길 안내, 차량 실내 온도 조절, 음악 재생 등 음성인식으로 모든 걸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토레스 EVX는 차박에도 적합하다. V2L(Vehicle to Load)의 기능이 있어, 커피 포트로 물을 끓이고,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릴 수도 있다. 가정용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 야외에서 무척 편리하다.

스티어링휠 락투락 조향비는 2.5회전. 조향 반응은 가볍고 부드럽다.

토레스 EVX는 73.4KWh의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돼, 18인치 타이어 장착 기준 최대 433km의 거리를 갈 수 있으며,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6kg.m의 동력 성능을 보여준다.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노면의 잔진동만이 장난치듯 엉덩이를 간지럽히며 지나간다.

회생제동은 기본 1단계부터 시작해 3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올라갈수록 강도가 세지지만, 여타 전기차 대비 회생제동으로 인한 멀미 유발 등의 불쾌감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회생제동 패들 시프트를 길게 당기면 스마트 회생제동으로 바뀌어 스스로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한다. 생각보다 똑똑하다.

시속 100km.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운전자의 청각이 더욱 민감한 상황이지만 풍절음은 귓가를 간지럽히고, 노면 소음은 고요하다. 마치, 부드러운 강 위에서 한가하게 노 저으며 유유자적함을 느끼는 기분이다.

토레스 EVX에는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이 장착됐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돼, 운전자가 정한 속도만을 고집하지 않고, 차량 흐름에 맞춰 자유롭게 자기의 발걸음을 움직인다. 차선 변경을 할 때마다 경고음이 울린다. 후측방 충돌 방지 경고음이다. 가장 많이 일어나는 차선 변경 중 접촉 사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외에도 탑승자의 승하차 안전을 고려해, 안전 하차 경고 등 다양한 주행 보조 시스템이 탑재됐다.

토레스는 강인한 디자인, 준수한 동력 성능, 최적화된 가성비 모델로 많은 이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1년 뒤, 토레스 EVX가 나왔다. 토레스 EVX는 형님인 토레스 내연기관 모델 대비 준수한 성능,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전동화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 EVX는 E7트림 5,224만 원에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 (105만 원) 옵션이 추가돼, 총 5,329만 원이며, 서울시 기준 (18인치 모델 기준) 국고 보조금 660만 원, 지역 보조금 174만 원, 보급목표 이행 보조금 35만 원, 총 869만 원의 보조금이 붙어 총 4,46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