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이 몰려오던 3일 오전, 제주시 제주대학 내에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기차 진단센터를 방문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1989년 상공부(현 산업통신자원부) 산하 생산기술연구원으로 설립해,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및 기술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에 50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기차 진단센터 연구동은 4,577m²의 사이즈로 2019년 제주대학 내에 건립됐다.

전기차 진단센터는 전기차 보급을 활성화하고, 제주도가 강하게 추진하는 ‘탄소 제로’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건립됐다. 홍영선 전기차 진단 센터 센터장은 “전기차의 정비 유지보수 및 품질 안정화를 위해 건립됐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기자들이 찾은 연구동에는 코나 EV가 리프트에 올라가 배터리가 탈거된채 기자들을 맞이했다. 배터리는 따로 떨어져 배터리 실험 준비중에 있었다. 전기차에서 따로 탈착된 배터리의 셀을 노후화 시킨 다음 배터리를 다시 부착해, 노후화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자 하는 것.

대표적인 실험이 온도와 습도에 따른 원통형 셀의 수명저하 테스트다. 홍 센터장은 “배터리 셀 하나만 노후화 되어도, 배터리의 성능은 절반으로 깎여나간다”고 배터리 관리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옆에는 커다란 모니터에 제주 시내의 지도가 있다. 모니터 속 제주 시내 지도에는 일정한 방향을 나타내는 화살표 선이 그려져 있다. 홍 센터장은 “실주행을 하고 있는 전기택시 데이터 베이스 정보 수집”이라고 전했다. 일반 전기 승용차 대비 압도적으로 주행거리가 많은 전기 택시에 GPS를 부착해 그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

전기차 진단 기술 센터는 이러한 전기택시의 데이터를 수집해, 데이터 기반을 최적화하고, 전기차의 전장 부품 고장을 예측할 수 있다. 더불어 운전자에게 사전 정보를 알려 중대한 하자로 진행되는 것을 것을 막는다. 또한,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정비사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차를 고쳐야하는지 정보를 제공한다.

전기차 주행 재현 장비실에 갔다. 아이오닉 5가 차량 출력과 동력을 시험할 수 있는 차대동력계 위에 올라갔다. 사람으로 따지면 러닝머신 위에 올라간 것과 같다. 이 차대 동력계 위에 전기차를 올려놓고, 전기차의 전비 테스트 및 성능을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고장 유형과 차량고장, 부품 평가도 가능하다.

전기차 주행 재현 장비실에는 차량 통신 및 자동제어장치와 전기차 출력 분석 장치, 실차용 냉풍장치인 냉각팬 등 다양한 장비들로 구성이 됐다. 이 기기들로 전기차의 해당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비 테스트 주행 시연도 이어졌다. 외부에 있는 연구원의 사인과 함께 운전석에 앉은 연구원은 시동과 함께 가속 페달을 힘차게 밟기 시작했다.

점점 커지는 모터소리와 함게 아이오닉 5는 차대 동력계 위를 열심히 달렸다. 더불어 각 바퀴마다 마주보고 놓여있는 냉각팬도 힘차게 돌아갔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배터리 셀이 노후화 된 차량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차대 동력계 위에 올려놓고, 차량 이상을 검사한다.

전기차는 정비 유지 보수 문제가 관건이다. 진단센터에 따르면, 전기차의 품질 문제 중 모터가 39%, 배터리가 27%를 차지한다. 아직 내연기관만큼의 품질 안정화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게 센터의 의견이다.

제주=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