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 회로를 어디에 꾸며 넣을까?”

그 자연스러운 착안은 눈 앞에 보이는 목재가구였다. 그리하여 외모가 거실가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라디오들이 만들어졌으며 그러한 ‘가구 속 전자회로들’중 하나가 자동차로 옮겨져 초창기 자동차오디오(사실은 자동차 라디오)가 시작되었다.

그 무모한 도전을 최초로 시도한 사람은 미국인 Paul V. Galvin. 그가 세운 회사는 훗날 통신계의 절대강자 Motorola가 되었는데 회사명에 ‘Motor(자동차)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motorola-car-audio

1930년, Galvin이 소개한 ‘Auto Radio 5T17’은 커다란 철제 케이스 안에 진공관 수신회로와 증폭회로가 담긴 본체, 스피커와 조정장치 세 덩어리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은 당시 100달러 정도로 차량가격의 1/5 수준이었다고 한다. 크기가 작은 In-Dash형 장치가 아니었으므로 본체는 자동차 프레임 중간에, 스피커는 앞쪽에, 조정장치는 적당히 배치하고, 천청에 안테나 걸치고 접점단속형 발전장치를 포함하는 구성요소들을 어떻게 연결하라는 식의 내용들이 설치작업서에 기술되어 있다.

아마도 당시에는 큰 마음 먹고 구입해야 하는 매우 특별한 옵션 시스템이었을 것이다. FM 방송이 시작된 것이 1950년대 후반이니 당연히 AM수신만 가능했고 외부 기기 연결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7인치 도넛판을 감지덕지 들을 수 있는 자동차 오디오는 이로부터 20 년 후에나 소개된다.

박태수(motordicdase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