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방전이 됐는데 마땅히 도와줄 차가 없다. 자동변속기 차는 이럴 때 별다른 방법이 없다. 견인차를 불러 정비소로 가거나 도와줄 차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자력 탈출의 방법이 없다.

하지만 수동변속기라면 다른다. 스스로 탈출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밀어서 시동을 걸면 된다. 방법은 이렇다.
시동키를 켠 상태에서 기어를 중립에 넣고 차를 민다. 한 사람은 운전석에 앉아 있고 다른 사람이 차를 밀어야 하지만 운전자 한 사람 밖에 없다면 혼자서 차를 밀다가 운전석으로 뛰어 드는 방법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어쨌든 차를 밀어서 탄력이 붙었다 싶을 때쯤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2단으로 넣은 뒤 재빨리 클러치에서 발을 뗀다. 그러면 시동이 걸린다. 일단 시동이 걸리면 공회전을 시켜 배터리가 충전되기를 기다린 후 운행하면 된다.
시동이 걸리기 전에는 전기장치가 먹통이므로 파워스티어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핸들이 엄청 뻑뻑하게 느껴진다. 평소 정상적일 때와는 다른 만큼 핸들을 꼭 붙잡고 조작에 신경 써야 한다.
언덕길이라면 굳이 사람이 밀지 않아도 된다. 차가 스스로 미끄러지는 것을 이용해 시동을 걸면 된다. 평지에서 차를 밀어서 탄력이 받기까지는 꽤 긴 거리가 필요하다. 핸들 조작도 쉽지 않은 만큼 좁은 골목길에서는 시도하지 않는게 좋다.
자동변속기는 밀어서 시동걸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억지로 시도하다가는 변속기가 고장난다. 배터리가 자주 방전되는 차라면 배터리를 교체해주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