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발행한 ‘자동차수리서비스의 시장구조 분석 연구’ 논문은 상당히 포괄적인 접급방법을 구사하며 국내 자동차 서비스업의 현황, 문제점 등을 잘 짚어내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을 정리하고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면 다음과 같다.

■ 일반 현황

2014년 현재 전국 정비업소의 수는 약 3만 5천 여 개로 흔히 카-센타로 불리우는 전문정비업이 83.4%를 차지하고 기타는 종합정비업 등 사업자군 16.6%로 구성된다. 전국적으로 1만 명에 근접하는 종사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종합정비업의 경우 평균 10.47명, 전문정비업의 경우 1.57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매출규모는 약 5조 원 대, 공임비 매출은 25% 수준으로 추정되는 바, 상당한 경제적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분야이지만 현황에 있어서는 신차 내구성 향상, 교통안전 의식제고에 따른 사고감소 그리고 치열한 경쟁구도가 조합되어 매출액 이익율이 점감하면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형편이다.

논문은 총 50개 재화 및 서비스 시장에 대한 소비자시장성과지수(CMPI : Consumer Markets Performance Index)를 산출하고 그것을 잣대로 흥미있는 비교점, 시사점들을 제시하고 있다.

■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낮은 CMPI 평가도

우선, 29개 서비스 시장에 국한한 CMPI 지수 순위는 신용카드가 75.9점으로 가장 높고 자동차수리서비스(튜닝 제외)는 71.1점으로 가장 낮았다. 그 다음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통합한 ‘자동차 관련 산업 클러스터’ 순위평가에 있어서는 중고차매매 70.7의 차상위인 71.7점을 기록했을 뿐이다.

 

■ 해외사례 비교

논문은 CMPI를 EU가 시행하고 있는 MPI((Market Performance Index)로 환산적용하여 그 상대적 순위를 제시하고 있는데 EU 자동차수리서비스가 서비스분야 15위로 중위권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그 원인은?

CMPI는 ① 비교용이성 ② 신뢰성 ③ 소비자문제 ④ 소비자불만 ⑤ 만족도 ⑥ 가격 ⑦ 선택가능성과 전환성, 안전성 2개 선별 평가지표를 가지고 일정한 공식에 의해 산출되는데 각 항목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면 전체 평가점수가 낮아진다.

특이하게도 ② 신뢰성 항목에 대해 소비자들이 법과 제도 그리고 사업자 모두를 믿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⑦ 선택가능성 항목에 있어서는 정비업소 선택의 폭이 작다고 느끼는 것으로, ⑥ 가격 항목에 있어서는 비교적 저렴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전체적인 서비스 만족도에 대해서는 상당히 낮은 점수를 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상, 낮은 평가점수의 근본 원인은 총체적인 불신과 불만족이다.

2015년 한국소비원자원에 접수된 불만신고들을 정리한 표를 보면 73.3%가 작업품질, 19.3%가 부당행위로서 불만의 86.6%는 사업자가 마땅히 해야 할 것을 제대로 하지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해야할 것을 제대로 하지않았다”는 팩트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보험사 이익위주 종속된 거래관계 형성, 떨어지는 이익율에 대한 의도적인 보상심리 내지 기재(가격, A/S 등), 낮은 인건비와 열악한 작업환경 때문에 3D직종으로 인식되어 신규인력 충원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자동차학과 출신의 20% 정도만 취업), 그에 따라 기존 인력들의 피로도가 누증된다는 점, 완성차 메이커들의 수직계열화 독점구조(부품, 물류, 보증수리 등)에 의해 2차 피해, 기타 나태하고 관성적인 경영행태나 새로운 차종에 대한 보완학습 노력 미흡 등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여기에 모듈화를 중심으로 하는 제조 및 물류 즉, 정비업이 단순 교체서비스업으로 변해가는 추세 그리고 구태의연한 국가단위 교육품질, 지원체제가 일조를 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그 시작은 ‘시발택시’ 이후의 여건, 예를 들어 노동 99, 기술 1이 결합되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프레임과 사회문화의 특질에서 기인하는 바 크다.

■ 편의점처럼 많은 정비업소 그리고 불투명한 미래

개인적인 판단임을 전제로, 당분간 현재와 같은 여건이 지속될 것이므로 수 년 내 CMPI 평가가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본다. 더불어 매출액 이익율이 점감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더 더욱 그렇다. 그러다가 수입차 및 전기자동차의 시장 확대에 맞물려 간신히 모종의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겠으나 문제는 그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고 그 시점이 언제인 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하위 CMPI 등수 앞에서 생각을 달리하고 장기적으로 노력하는 자가 그나마 ‘각자도생’이라도 할 수 있다 판단되는데… 물론 그 방법론에 있어서 정답은 없다. 다만 무엇이든 생각해볼 가치는 있는 것이니 방향성 제시 차원에서 떠오르는 몇 가지 ‘관념적인 예’를 나열해보자면,

○ 우선, 노천정비나 다름없이 한 겨울에도 문을 활짝 열어 놓는 작업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 효율성이 입증된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 모델정립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 종사자였던 사람이 종업원을 둔 이후는 그간의 관성을 버리고 경영자 신분에 대한 자각은 물론 스스로 자질을 개선해야 한다. 융합사회로 변모하고 있으니 경영자가 다양한 주제를 학습해야 한다.

○ IT적인 기법 또는 해외의 특수한 기술 등을 입수, 활용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메이커 브랜드 종속은 장기적인 차별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조합 내지 연합회 안에서 특화 그룹들의 서비스 체인을 만들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 단기적 시각과 모래알 행동이 현실을 만들었다. 이익집단으로서의 단체행동 그리고 그 효과성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법적, 제도적 한계 극복, 국가 지원체제 변화 또는 반대파 집단에 대한 대응행위에 있어서 독립적이거나 분파적인 행동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일견, 정비업계가 구로자와감독의 ‘폭주열차’처럼 뻔한 미래를 향해 내달리고 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완벽한 도태 아니면 최소한의 생존’을 키워드로 하는 극심한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는데… 경영자들이 그것을 과연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사회가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으니 그 트랜드를 추종하고 생각을 달리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 남 탓만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그게… 고객을 맞이하며 웃고 안웃고의 차이는 아니다.

글쓴이 : 박태수(한국자동차기술신문, www.atnkorea.net)

[ 참고문서 ]
1. ‘정책연구 15-25 자동차수리서비스의 시장구조 분석 연구’, 한국소비자원, 정영훈ㆍ허민영, 2015.12월
2. ‘자동차 서비스업 발전방안’, 한국교통연구원, 황상규 외 3인, 2012.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