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전기차의 경쟁력은 남양연구소에서 시작된다. 러닝머신 같은 주행 테스트 기계 위에 올라간 아이오닉 5의 숨 고를 틈 없는 달리기가 시작된다. 풍동 시험장에서는 액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수출되는 현지 기후 조건에 맞춰 주행 시뮬레이션이 진행된다.

봄기운이 완연한 27일, 현대차 남양 연구소 내 전기차 핵심 시설 단지를 방문했다. 전기차 핵심 시설 단지에서 연구원들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당시 연구소 내에는 마치 테트리스 조각을 맞추듯 빈틈 없이 새로운 연구소 건물이 올라가는 중이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전기차 동력계 실험실. 동력계 실험실에서는 차세대 고성능 전기차 개발과 모터 가속 성능을 실험한다. 동력계 실험실에서는 1축, 2축, 4축 실험을 진행한다. 각자 실험실이 별도로 마련됐다.

동력계 1축 실험은 모터와 인버터를 실험해, 모터의 성능과 효율을 개발하며 전류의 흐름을 읽어낸다. 동력계 2축 실험은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가 하나로 된 전기차의 차량 구동계와 동일한 시스템을 실험한다. 2축 실험에서는 전기차의 구동 시스템 냉각과 효율성에 대해 집중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4축 실험실. 아이오닉 5의 각축마다 구동 로봇과 연결돼 공중으로 부양된 상태. 더욱이 이 아이오닉 5에는 조종 로봇이 앉아 도로 조건에 맞춰 차량의 주행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동과 구동 실험을 진행한다.

배터리 분석실로 이동했다. 미래 자동차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전기차 배터리. 이곳에서는 배터리 충방전 시험실, 드라이룸, 정밀 분석 장비가 있는 전용룸이 있다.

배터리 충방전 시험실에서는 충방전 조건에 따른 셀 기본 성능 및 셀의 수명을 평가한다. 배터리 분석실의 정이든 파트장의 안내로 배터리 해체실을 방문했다. 정 파트장은 “셀 해체 시 화재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정 파트장은 “만일 화재가 발생해도 건물마다 소방대원들이 배치돼, 바로 화재 진압을 한다”고 덧붙였다.

채취된 시료는 전처리실로 옮겨지며, 글로브 박스 내에서 시료 절단 및 샘플링 작업이 이뤄진다. 글로브 박스 내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경우는 산소와 수분에 민감해, 샘플링 과정에서 손상될 수 있다. 샘플링 된 시료는 메인 분석실로 옮겨져, 정밀 분석이 진행된다.

이후 상용 시스템 시험동으로 이동했다. 상용 시스템 시험동은 남양 연구소 내에서도 4,400평 규모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현대차 기아에서 나오는 모든 상용차는 이곳에서 출시되기 전까지 가혹한 테스트를 거친다. 일직선으로 뻗은 복도, 로봇들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다. 한곳에서는 로봇이 현대차 쏠라티 뒷문을 일정한 속도로 끊임없이 문을 열고, 닫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복도를 지나니, 높은 곳에 덩그러니 스티어링 휠과 좌석만이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상용차의 조향을 테스트하는 공간.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가혹한 주행거리에도 내구성이 강한 차를 만들기 위한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상용 시스템 시험동 NVH 다이나모 무향실. 높이 7.5미터의 공간에 사방은 1만 3,000여개의 흡음재가 둘러쌓았다. 그 가운데 유니버스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곳에서는 외부의 소음을 차단해, 현대 기아의 버스, 트럭의 엄격한 수준의 소음 테스트를 진행한다.

현대차 연구소 투어의 화룡점정은 상용차 풍동 실험실이다. 많은 대형 모니터가 설치된 공간에서 액시언트 수소 전기 트럭이 기자들을 맞이한다. 이 풍동 실험실에서는 수출 지역의 주행 조건에 맞춰 실험을 진행한다.

실험실 안에는 태양광 장비가 설치됐다. 태양광 장비로 설정된 온도는 섭씨 36도. 삼복더위 이상의 무더위다. 트럭 앞에 세워진 거대한 풍향기에서 쉴 새 없는 바람이 나온다. 실차 주행 조건에 맞춰 시뮬레이션이 이뤄지는 것.

또한, 영하 40도부터 영상 60도까지 온도 조절을 할 수 있어, 현대차의 수소 전기 상용모델이 수출될 지역인 북유럽이나 중동 등 극한, 극서 지방의 기후에 맞춰 시뮬레이션이 진행된다.

상용차 연비 개발본부 이강 본부장은 “풍동 실험실에 상용차 수출 지역인 미국과 중동, 중국 등지의 고객들이 찾아와 남양 연구소만의 엄격한 실험 규정에 감탄한다”며 “국내 고객들 중에는 시내버스 운수회사 사장들과 해양수산부, SK 수소 에너지 사업단에서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넘어가는 과도기. 탄소 중립 선언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현대차 남양 연구소의 전동화 개발 시설이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