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A의 오픈 스페이스가 모빌리티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폐쇄된 전시장을 벗어나 열린 공간으로 나서면서 위축됐던 전시회를 일거에 반전시켰다.

뮌헨의 랜드마크 마리엔플라츠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이어진 루드위그 스트라세는 지금 자동차 축제가 한창이다. IAA의 야외 전시장 ‘오픈 스페이스’다. 5일부터 10일까지 IAA가 이곳에서도 열린다. 뮌헨 메세에서 전통적인 형식의 자동차전시회가 열린다면, 같은 기간 이곳 거리에서는 누구나 참여하고 관람할 수 있는 거리의 전시회가 열리는 것. ‘IAA 모빌리티’라는 하나의 전시회가 두 개의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츠, BMW, 르노, BYD 등이 자동차 전시장을 만들었다. 뮌헨 도심의 주요 광장마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시장을 꾸몄고, 이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자동차 전시회를 일부러 찾은 이들은 물론 뮌헨 주민들, 도심을 찾은 관광객들까지 한데 어울리면서 IAA 오픈 스페이스는 축제의 현장이 되고 있었다.

친구, 연인, 가족들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는 이들로 거리는 가득 찼다. 오픈 스페이스에서는 IAA에 참가한 업체들의 주요 차종을 직접 볼 수 있다. 물론 공짜다. 뮌헨 메세의 IAA 전시장 입장료는 최소 175유로다. 메세보다 오픈 스페이스로 관람객들의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

폭스바겐은 ID. 버즈, ID.7, 투아렉 e 하이브리드 등을 전시해 관람객들을 맞았다. 비틀을 전시한 곳에는 아이들의 발길이 몰렸다. 폭스바겐 건너편에는 르노가 뮌헨 아레나의 모습으로 만든 전시관을 운영 중이었고, 그 옆으로는 BYD가 대규모로 전시관을 차려 시선을 끌었다.

포르쉐는 911 디자인을 응용해 전시관을 차렸고 그 옆에는 아우디가 액티브 스피어 콘셉트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꾸몄다.

오픈 스페이스는 IAA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IAA는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뮌헨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올해에는 참가 업체들이 크게 줄어 국제자동차전시회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게 사실이다. 독일 메이커를 제외하면 프랑스의 르노가 참여했을 뿐이어서 뮌헨 메세에서는 열기를 느끼기 힘든 전시회가 되고 말았다.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그나마 국제전시회로서의 체면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오픈 스페이스는 위기의 전시회를 한 번에 뒤집은 탁월한 기획이었다. 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바꾸며 길을 잃었던 자동차 전시회가 폐쇄된 전시 공간을 벗어나 탁 트인 광장으로 나가면서 활로를 찾았다. 이번 IAA 전시회는 더 많은 사람이 열린 공간에서 자동차와 함께하는, 새로운 전시회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독일 뮌헨 =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