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S SUV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 라인업에서 가장 큰 모델이다. 3열 시트를 선택해 7인승으로 구성할 수 있는 대형 전기 SUV로 5,125×1,959×1,718mm 크기에 휠베이스는 3,210mm다. EVA2 그러니까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했다.

달릴 때 바람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시속 90~100km 구간에서도 그랬다. 도어 핸들을 보디 안으로 들여놓은 플러시 도어핸들을 적용하는 등 공기저항을 줄인 결과다. 공기저항계수는 0.26. 세단도 아닌 대형 SUV가 이정도 수준의 공기저항 계수를 달성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2열 시트도 전동 조절이 가능하고 앞뒤로 130mm 움직인다. 3열 시트는 선택사항. 3열 시트 유무에 따라 5인승 혹은 7인승으로 구성하게 된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645리터, 2, 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2,100리터까지 확장된다.

실내는 모니터 천국이다. 앞좌석에 계기판을 포함해 3개의 모니터로 하이퍼 스크린을 구성하고, 2열 시트 앞쪽에 11.6인치 풀 HD 터치 스크린 두 개, 그리고 암레스트 부분에 7인치 휴대용 테블릿 모니터를 배치했다. 모두 6개의 모니터로 1인 1모니터라고해도 좋을 정도다. 이를 통해 모든 정보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는 운전자를 관찰, 학습해 적절한 제안을 모니터에 띄운다. 제로 레이어 기능이다. 출근할 때 듣는 라디오, 자주 가는 곳, 전화 통화 등을 시간 장소와 연계해 모니터 하단에 띄워준다. 몇 차례 거쳐 원하는 메뉴를 찾는대신 버튼 한 번 눌러 작동하면 된다. 조용히 숨어서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필요할 때 원하는 내용을 딱 내놓은 유능한 비서를 닮았다.

107.1 kWh 리튬이온 배터리는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447km로 인증받았다. 봄가을엔 이보다 조금 더 멀리 갈 수 있고, 한 겨울에는 그 거리가 짧아진다. 최대 200kW까지 급속충전이 가능한데 이 경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1분이 걸린다. 대체로 100kW 충전기가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1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되겠다.

배터리 용량을 키우면 주행거리는 늘어나지만 배터리가 무거워지면서 연비에 불리하고, 충전하는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배터리의 모순이다. 무조건 멀리 가는데 집착하지 말고 필요에 따라 작은 배터리를 선택하는 것도 전기차를 선택하는 좋은 방법이겠다.

EQS SUV는 두 개의 모터를 사용해 사륜구동 4MATIC을 구현한다. 최고출력은400kW(544PS), 최대 토크는 858Nm다. 공인 복합 연비는 3.5km/kWh, 성인 3명을 태우고 55km 실주행한 연비는 4.8km/kWh를 기록했다.

공차중량 2920kg로 마력당 무게비 계산해보면 5.4kg가 된다. 메이커가 밝힌 0-100km/h 가속 시간은 4.6초. GPS 계측기를 걸고 직접 달려본 결과 가장 빠른 기록은 4.98초다.

에어매틱 에어서스펜션을 탑재해 주행 품질이 최고 수준이다. 차체가 높은 대형 SUV지만 세단을 능가하는 주행안정감을 보였다. 사륜구동에 더해 에어 서스펜션이 차체를 실시간 제어하는 덕이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에 더해 오프로드 모드까지 갖췄다. 오프로드에서는 차체 높이를 최대 25mm까지 높이고 구동력 제어까지 해준다. 회생제동 모드는 D+, D, D-, D오토로 총 4개다. 각 단계별로 확실하게 구분되는 회생제동의 느낌을 받는다.

리어액슬 스티어링이 기본적용됐다. 뒷바퀴가 4.5°까지 조향에 개입한다. 267만원 추가 비용을 내면 리어액슬 조향각이 10°까지 확대된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차선변경 보조까지 갖췄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몇 차례 시도해봤지만 차선변경 보조 기능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작동조건이 까다로운 듯. 원격주차 패키지도 있다. 액티브 주차어시스트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조향해 주차 및 출차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판매가격 EQS 580 SUV 1억 8540만원, 450 SUV 1억 5,270만원.

오종훈의 단도직입

예약충전이 안된다. 전기 가격이 낮아지는 심야시간에 충전을 하려면 시간 맞춰 주차장에 가서 충전기를 꽂아야 한다. 이 비싼 플래그십 전기차를 샀는데 모양 빠지는 일이다. 그렇다고 밤에 싸게 충전할 수 있는 것 뻔히 아는데 초저녁부터 충전을 시작하는 것도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많은 전기차들이 예약충전을 하는 것을 보면 그리 어려운 기술도 아닌데 벤츠에서는 왜 그게 안되는지 모르겠다.

운전석 시트 아래 떡하니 자리잡은 소화기. 보기에도 좋아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가끔 손잡이 부분이 종아리에 걸리적 거린다. 소화기가 꼭 필요하기는 하지만 위치는 다른 곳이었으면 좋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