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삼거동 빛그린 산업단지,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로 가는 마지막 100m는 도로포장조차 제대로 안 된 길이었다. 허허벌판 사이사이 건물이 들어서 있고 여기저기 공사가 한창인 곳이 섞여있었다.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산하기관으로 지난해 8월 착공, 총 390억원을 투입해 배터리 시험동, 충돌시험동, 충격시험동 등의 시설을 짓는 중이다. 배터리 시험동이 최근 완공됐고 나머지 시설은 내년 준공 예정으로 차근차근 시설 공사를 진척 중이다. 2023년 하반기에는 지름 28m 사이즈의 화재시험 시설도 만들어진다. 아시아 최대규모로 실제 전기 버스를 대상으로 화재 시험이 가능해진다. 완공되면 전국 유일의 친환경 자동차 부품인증 기관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회장 이승용) 주관으로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한 배터리 시험동을 지난 19일 찾았다. 친환경차의 고전압 배터리 안전도를 테스트하는 시설이다. 추락, 압착, 침수 등 다양한 악조건에서 테스트해 배터리가 견뎌내는지, 안전한지를 확인한다. 모든 상황에서 폭발, 화재, 전해질 누출 등이 없어야 한다. 가장 가혹한 배터리 시험장이다.

4.9m 높이에서 콘크리트 바닥으로 자유낙하 시키고 상온에서 100도까지 구간에서 내부 과열을 반복하고, 10t의 무게로 배터리를 압착하고 28G의 가속도로 충격 테스트도 한다. 60시간 동안 최고 150도 최저 영하 50도 조건에서 견디는지 살펴보고 염도 3.5%의 바닷물에 1시간 동안 담가놓기도 한다. 배터리의 지옥이다. 이곳을 무사히 통과해야 친환경자동차의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다. 지옥에서 안전을 확인하는 셈이다.

광주=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