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어는 링컨 SUV 라인업의 화룡점정이다. 에비에이터, 노틸러스, 코세어로 이어지는 대·중·소 라인업을 완성한 것. 링컨 SUV의 테마는 ‘고요한 비행’이다. 외부와 차단된 나만의 공간, 정숙한 실내를 강조하는 것. 실제 주행에서 비행기 이상의 정숙성을 만나게 된다.

링컨의 콤팩트 SUV 코세어. 여행을 뜻하는 라틴어 ‘커서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콤팩트라고는 하지만, 아메리칸 사이즈다. 4,585×1,885×1,630mm. 휠베이스도 2,710mm에 이른다. 작다고 할 수 없는 크기다. 뒷좌석에 앉아보면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가 드나든다. 중형급에 맞먹는 공간이다. 접을 수 있는 뒷 시트는 또한 앞뒤로 슬라이딩 할 수 있어 공간을 좀 더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뒷좌석 지붕까지 커버하는 넓은 선루프 덕에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낀다. 비 오는 날 선루프에 방울방울 맺히는 물방울을 아래서 올려다보는 느낌은 무척 낭만적이다.

파워트레인은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구성했다. 238마력, 38.7kg.m의 힘을 갖는다. 연비는 9.2km/L, 공차중량 1,815kg으로 마력당 무게비는 7.62kg이다.

기존의 틀을 거부하고 싶었을까. 5가지 주행 모드의 명칭이 새롭다. 떨림(익사이트), 안정(컨저브), 노멀, 슬리퍼리, 딥 컨디션 등으로 주행 모드의 이름을 정했다. 다 좋은데 ‘떨림’은 걸린다.

작지만 고급차임을 강조하고 싶었을까. 코세어에서 작은 에비에이터를 본다. 흡사한 디자인으로 ‘베이비 에비에이터’라는 별명을 자랑하고 있다.

코세어는 소재와 소리, 그리고 빛으로 실내의 격을 높였다.

인테리어는 가죽과 나무를 활용했다. 짙은 컬러의 가죽이 실내를 차분하게 연출하고 조수석 앞으로는 나무를 배치해 격을 높였다.

소리조차 고급이다. 에비에이터처럼,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업을 통해 만든 안전 알림음을 사용했다.

소리의 격을 높이는 건 또 있다. 레벨 오디오 시스템이다. 서브 우퍼를 포함해 14개의 스피커가 고품질의 사운드로 실내를 꽉 채운다. 볼륨을 최대로 키워도 음이 찌그러지지 않고, 소리의 깊은 울림은 몸으로 직접 전해진다.

빛이 주는 효과도 크다. 돌출된 센터페시아 아래 그늘진 곳에 링컨 스타 앰블럼을 은은한 조명으로 투사한다. 다양한 컬러로 실내조명을 조절할 수도 있다.

실내는 조용했다. 공회전 중인 엔진 소리는 아예 들리지 않고, 시속 90km 전후의 속도에서 이렇다 할 잡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주행 중에 발생하는 잡음은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을 이용해 줄인다.

버튼으로 변속기를 조작한다. 피아노 키 시프터다. 피아노 건반을 누르듯 버튼을 눌러 변속기를 조작하는 것. 8인치 LCD 터치스크린을 배치한 센터패시아는 산만한 요소를 배제하고, 필요한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디자인했다.

움직임은 편안했다. 서스펜션은 단단하지만, 충격을 품어 안는 부드러움도 함께 갖춰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했다. 어댑티브 서스펜션은 노면 정보를 읽어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를 조절하는 등 최적의 감쇠력을 보인다.

‘고요한 비행’을 컨셉으로 만들었다. 비행기는 사실 그리 조용하지 않다. 거칠게 자극적으로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서 그렇지 엔진 소리가 낮게 지속적으로 파고드는 게 비행기다. 그에 비하면 코세어의 실내는 한 수 위. 고속주행에 이르기 전까지는 비행기보다 조용하다. 날아오를 듯한 속도에 이르면 비로소 비행기 정도의 소음이 들린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800 정도를 커버한다. 4단에서는 5,500rpm에 이른다. 조금 더, 혹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속도를 끌어올려도 반응은 거칠지 않다. 엔진 사운드도 차분하고 차체의 거동도 안정되어 있다. 거칠지 않게 힘을 쓴다.

사륜구동 시스템이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앞바퀴 굴림으로 달린다. 고속주행이거나, ‘떨림’ 모드에서는 뒷바퀴로도 구동력을 보낸다. 사륜구동을 뒷받침하는 건 어댑티브 서스펜션이다. 전방 노면 상황을 파악하고 스트로크를 조절하는 등 최적의 감쇠력으로 차체의 안정감을 확보한다. 유럽 차들의 딱딱한 서스펜션에 비해 한 스텝 더 부드러운 편이다. 부드럽고 여유 있게 반응하면서 수준 높은 승차감을 확보했다.

링컨의 운전자 통합지원 시스템 코-파일럿 360 플러스에는 최신 첨단 기술들이 대거 탑재되어 있다.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플러스, 스톱 앤 고를 포함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회피 조향 보조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등이다.

반자율운전은 부드럽고 정확하게 작동한다. 차간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차선을 밟는 일 없이 차로 중앙으로 달린다. 직선로는 말할 것 없고 곡선로에서도 정확하게 차로 중앙을 유지한다. 믿고 맡겨도 좋을 노련한 운전이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자율운전이 아닌 만큼 운전은 운전석에 앉아있는 운전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해서다. 아직은 핸들에서 손을 떼서는 안 된다. 운전자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사소한 부분들을 차가 알아서 보조해주는 정도로 인식하면 된다. 덕분에 편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앞뒤에 차가 없는 상태,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시도했다. 체중을 실어 강한 제동을 시도했지만, 반응은 거칠지 않았다. 강한 제동을 부드럽게 받아내고 있는 것. 잠깐 기우는가 싶더니 이내 수평을 유지하며 정지까지 제동을 마무리한다. 강한 제동에 대비되는 편안한 반응이다. 안전띠가 몸을 조이지는 않는다.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했다. 타이어가 소리를 지를까 말까 고민하는 듯, 힘들어하는 반응을 보이지만 도중에 좀 더 가속을 시도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어느 정도 차체가 기울기는 하지만, 불안할 정도는 아니어서 재미있게 코너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서스펜션과 타이어, 사륜구동 시스템, 토크 벡터링이 높은 수준에서 조화를 이루며 코너링을 마무리했다.

0-100km/h 가속 테스트를 시도했다. 238마력에 1,815kg의 공차중량, 마력당 무게비는 7.62kg이다. 7차례 반복해서 달렸다. GPS 계측기를 이용해 측정한 가속 시간은 7.06초가 가장 빨랐다. 평균은 7.35초. 가속 거리 기준으로는 105.80m가 가장 짧았고, 평균 가속 거리는 111.64m로 측정됐다.

코세어의 공인복합 연비는 9.2km/L로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아주 많은 편의 및 안전장비들을 더하다 보니 무게가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비는 운전자 하기 나름. 파주를 출발해 서울까지 55km를 달리며 실주행 연비를 알아봤다. 결과는 14.4km/L로 공인복합 연비보다 리터당 5.2km를 더 달릴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는 주행자세,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하면서 필요할 때 강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아메리칸 프리미엄 콤팩트 SUV의 진면목을 코세어에서 만날 수 있었다. 판매가격 5,640만 원.

콤팩트 SUV라고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봐야 할 차다. BMW X3, 벤츠 GLC, 볼보 XC60 등과 경쟁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떨림’ 모드는 표현을 달리해야 한다. 심장이 떨린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이해는 되지만, 차가 떨리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운전하는 즐거움을 감성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적어도 자동차에서 떨린다는 의미와 뉘앙스를 간과하고 있다. 익사이트, 스포츠, 다이내믹 정도의 직관적 표현이 좋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