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승으로 확대해 여유와 안정감도 더불어 좋아졌다. 패밀리카로 쓰이기에 딱 좋은 크기와 성능, 여유를 가진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가 잘 숙성된 모습으로 한국 시장을 찾았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폭스바겐 코리아가 처음으로 내놓은 7인승 SUV로 지난 4월 출시했다. 3열 시트를 적용해 티구안의 공간과 실용성을 키운 2020년형 티구안 올스페이스로 출시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5T 전략의 선봉에 이 차를 세웠다. 티구안, 티구안 올스페이스, 투아렉, 테라몬트, 티록 등 SUV 라인업을 이끌 대표 SUV로 세운 것.

직선을 강조한 단정한 스타일은 티구안 그대로다. 보닛과 차체 측면에 손을 벨 것 같은 날카로운 주름을 잡았다. 티구안보다 길이는 215mm, 휠베이스는 110mm 확대했다. 차체 길이가 4,700mm다. 중형급으로 더 커졌다. 좀 더 여유롭고 고급스럽다. 크기가 주는 여유로움이다.

크기, 즉 공간의 여유는 실내에서 빛을 발한다. 2열은 넉넉하고 3열은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해 7인승 SUV의 면모를 갖췄다. 트렁크 공간 역시 85ℓ 확장해 기본 700ℓ를 확보했고, 최대 적재공간은 1,775ℓ가 된다. 2열 시트 레그룸은 60mm가 늘었다. 2열 시트는 앞뒤로 180mm 슬라이딩이 된다.

안전 및 편의 장비는 충실하다.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플러스, 후방 트래픽 경고시스템, 트래픽잼 어시스트 등의 최신 안전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충돌 시 보행자를 보호하는 액티브 보닛을 적용했고, 시속 160km까지 커버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지후 3초 이내 재출발까지 가능하다.

이밖에 전방 추돌 경고. 프론트 어시스트 및 긴급 제동 시스템 등이 안전을 지켜준다.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MCB)는 사고 직후 10km/h까지 감속시켜 2차 사고를 막아준다.

360도 에어리어 뷰, 파크 어시스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870 x 1,364mm 크기의 파노라마 선루프 등도 갖췄다.

12.3인치 TFT 컬러 디스플레이와 맞춤형 메뉴가 적용된 액티브 인포 디스플레이로 계기판을 구성했다. 센터페시아에는 디스커버 미디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했다. 8인치 멀티-컬러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3D 지도 및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CD 플레이어, TPEG 교통정보, USB 슬롯, SD 카드 슬롯 등이 준비됐다.

3존 클리마트로닉 자동에어컨은 차 내부를 세 구역으로 나눠 에어컨을 개별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에서도 온도및 바람조절이 가능하다.
뒷좌석에도 열선 시트 기능이 있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전륜구동 2.0 TDI 프레스티지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2.0 TDI 터보직분사 디젤 엔진과 7단 DSG로 구성한 파워트레인은 15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디젤 엔진은 솔직하다. 약간의 진동을 동반하는 굵은 소리가 스스로 정체를 밝히고 있다. 다만, 엔진 스톱 시스템이 있어 그런 소리를 들을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스티어링휠은 2.5 회전한다. 4,700mm의 길이를 감안하면 예민한 조향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D컷 스티어링휠은 단단한 복근을 만지는 느낌이다.
패들시프트는 스티어링 휠 아래 있는 듯 없는 듯 숨어있다. 작동하기 딱 좋은 위치다.

시동을 걸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펼쳐진다. 계기판 상단에 수납되는 컴바이너 타입이다. 시선이 머무는 그곳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어 주행 정보를 알려준다.

움직이는 첫 느낌은 안정감이다. 사륜구동이 아닌 앞바퀴 굴림이지만 100km/h 전후까지의 일상 주행영역에서 움직이는 느낌이 기대 이상이다. 5인승 티구안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가 더 길어진 데서 오는 특성이다. 더 무거워진 차체도 안정감을 높이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시속 100km에서 4~7단 1,500~3,000rpm을 커버한다. 대체로 차분한 편이다.

에코 모드에선 여유롭고 스포츠 모드에선 조금 더 예민해진다.
속도를 올렸다. rpm을 4,000 가까이 올렸는데도 엔진은 차분한 편이다. 거칠게 내지르는 소리가 아니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성격 좋은 친구 같다.

빠른 속도에서 바람 소리와 엔진 소리가 함께 어우러진다. 어느 한쪽도 지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낸다. 바람 소리가 속도에 비해서는 크지 않는 편이다. 직선 위주의 딱딱한 디자인을 적용한 SUV여서 바람 저항이 크지 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바람 소리가 크지 않아 인상적이다.

아주 강한 힘은 아니다. 150마력이 넉넉하진 않지만 필요한 힘은 내준다. 아이들 용돈 넉넉히는 못 주지만, 아쉽지 않게 주는 중산층의 주머니 같다.

앞뒤로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사용했다. 하드한 편이다.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 그렇게 말랑말랑하지 않다. 충격을 지난 뒤 잔진동 없이 잘 마무리한다.

속도제한을 조금 더 넘어서는 속도까지는 안정감 있는 자세를 유지한다. 아주 빠른 속도로 넘어가면 노면 굴곡을 타서 넘을 때 흔들림이 증폭되는 느낌은 있지만, 이 차에는 어울리지 않는 속도인 만큼 큰 의미는 없다.

패밀리카로 사용할 가능성이 큰 중형 SUV에 어울리는 거동. 고속질주, 코너링 등을 즐기는 차가 아니다. 식구들 태우고 편안하게 달리기엔 딱 좋은 움직임을 보인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완성도가 높다. 차간 거리와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여유롭게 움직인다. 초보운전자보다는 훨씬 운전을 잘한다. 자율주행차가 아닌 만큼 믿고 맡겨서는 안 되지만,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는 자율주행과 유사한 정도로 움직일 수 있겠다. 물론 운전의 최종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는 만큼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서는 안 된다.

7단 DSG는 2개의 클러치를 이용해서 변속하는 만큼 변속 타이밍이 0.02초에 불과하다. 힘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변속할 때 충격도 느끼기 힘든 수준이다. 부드럽고 빠른 변속이어서 7인승 SUV에는 더 잘 어울린다.

시속 100km에서 제동을 시도했다. 브레이크 페달에 체중을 실어 밟았다. 앞이 어느 정도 숙여지기는 하지만 앞차축의 완강한 저항도 동시에 살아난다. 긴급 상황에 잘 대응을 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했다. 사륜구동 시스템이 아니다. 게다가 차체가 높은 SUV다. 안정감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는 체형이다. 서스펜션과 타이어가 빠른 속도의 코너링을 버텨야 한다. 차체가 조금 기우는 느낌은 있다. 운전자가 물러서지 않으면 고속 코너링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다.
일상 주행 패턴을 훨씬 뛰어넘은 극한적인 상황을 연출했지만, 거뜬히 받아내고 있다.

GPS 계측기를 장착하고 0-100km/h 가속 테스트에 나섰다. 공차중량은 1,797kg, 최고출력 150마력, 마력당 무게비는 11.98kg이다. 메이커가 제원표를 통해 밝히는 이 차의 0-100km/h 가속 시간은 9.7초다.

급가속하면 휠 스핀이 초반에 일어난다. 강한 구동력이지만 잃어버리는 동력도 많은 것. 그렇게 강한 힘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강하게 힘을 끌어내는 느낌이다.

7차례 측정한 기록 중 최고 기록은 10.59초, 주행 거리로는 171.30m로 분석됐다. 평균 기록은 10.81초, 174.95m. 가속 초반부터 그래프 기울기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실주행 연비 테스트를 했다. 파주-서울간 55km 구간에서다. 공인 복합 연비는 13.5km/L다. 주행모드 에코, 에어컨 온도 19.5도, 풍량 1단계를 택했다.
행주대교 북단에서 24.5km/L, 올림픽대로 이수교차로 진출로에서 24.0km/L, 최종목적지인 교대역에서 21.4km/L를 기록했다. 리터당 7.9km를 더 간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운 날씨에 에어컨까지 가동한 연비여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트렁크를 열 때 리어 게이트의 예각이 드러난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와 맞닿는 부분이다. 전동식이어서 닫히는 도중에 뭔가 닿으면 멈추거나 다시 되돌려지기는 한다. 하지만 맞닿는 순간에 어느 정도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위험하다.

대시보드에 완전히 매립된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칭찬받을만 하지만, 그래픽 수준은 조금 더 높일 필요가 있다. 계기판의 깨끗하고 깔끔한 해상도에 비해 내비게이션 그래픽은 그 수준에 못 미친다. 아쉬운 부분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