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스톤이 신제품 포텐자 아드레날린 RE 004를 출시했다. 일상 주행에서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데 최적화한 타이어라는 설명이다. 고성능, 친환경, SUV 등 차의 쓰임새에 따라 자동차의 종류가 분류되듯 타이어 역시 어떤 부분에 최적화했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성격을 띠게 된다.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4는 스포츠 세단에 맞춘 타이어다.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4를 선택한 지인의 2015년형 골프 2.0 TDI를 이용해 타이어 시승을 진행했다. 동일한 코스를 달리며 기존 타이어와 교체한 타이어를 비교했다. 당연히 새 타이어가 더 나은 성능을 보였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이를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기존 타이어는 한국타이어 마제스티9으로 2019년 2월에 교체해 1년여가 지난 상태였다. 교체 전후 타이어 사이즈는 225/45 ZR17로 동일하다.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4를 교체하고 도심 주행을 할 때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새 신발을 신은 듯 타이어가 빡빡하다는 느낌. 조금 풀어졌던 나사가 한 클릭 더 조여진 느낌이다.

0-100km/h 가속테스트 결과. 8.52초를 기록했다.

이는 0-100km/h 가속 테스트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150마력의 힘을 쏟아부으며 몰아치면 구동축에 물려있는 앞타이어에 잠깐 슬립이 일어나는데, 타이어 교체 후에는 슬립이 일어나는 시간이 좀 더 짧아졌다. “두두두둑”하던 타이어가 “두둑”하고 짧게 슬립한 뒤 달려나간다. 강한 힘이 순간적으로 걸리며 휠 스핀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스핀이 일어나는 정도는 훨씬 약했다. 타이어의 그립이 좀 더 강하게 살아난 효과다.

0-100km/h 가속 테스트에서는 의외의 결과도 나왔다. 최고기록 기준으로는 기존 타이어에서 좀 더 빠른 결과가 나온 것. 8.42초였다.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4는 8.52초였다. 하지만 이전 타이어는 편차가 컸고, 포텐자 아드레날린은 편차가 크지 않은 고른 결과를 보였다.

세 차례 결과를 평균하면 포텐자 아드레날린이 8.58초로 기존 타이어 8.63초보다 0.1초 빨랐다. 계측은 영국 레이스로직사의 비디오 V박스를 이용했다.

타이어에는 제동 성능도 중요한 부분이다. 같은 장소에서 시속 100km에서 제동 테스트도 각각 두 차례씩 했다. 확연히 차이를 보였다. 포텐자 아드레날린은 5.04초 만에 완전 정지했다. 제동 거리는 83.79m. 이전 타이어는 제동 시간 5.93초, 제동 거리 113.28m였다. 시간과 거리 모두 큰 차이를 보이며 포텐자 아드레날린이 우수한 제동 성능을 보였다. 오랜 시간 타고 달린 타이어와 새 타이어의 차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컸다.

주행 중에 속도별 실내 소음도 살펴봤다. 디젤 엔진의 소음이 컸지만, 에코 모드로 엔진회전수를 최대한 낮춰 측정했다. 같은 차를 이용해 같은 속도 구간에서 30초간 측정했다. 스마트폰 소음측정기 어플을 이용해서 그 정확도에 의문은 남지만,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포텐자 아드레날린의 경우 20km/h에서 65.6dB, 40km/h에서 67.0dB, 60km/h에서 69.5dB, 80km/h에서는 72.0dB로 측정됐다. 이전 타이어는 각 속도 영역에서 조금 더 높은 데시벨을 기록했다. (표 참조) 소음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다.

포텐자 아드레날린은 노면과의 밀착감이 뛰어났다. 이전 타이어 역시 골프 2.0 TDI의 힘을 충분히 받아내며 달렸지만 포텐자 아드레날린은 숨겨진 성능 2%를 더 발휘하는 느낌이다. 스티어링휠의 유격처럼, 타이어가 느슨해지는 부분이 미세하게 느껴지는데, 포텐자 아드레날린은 이 부분을 바짝 조여놓은 느낌이다.

가속페달 조작과 타이어 반응의 직결감이 조금 더 높다. 워낙 미세한 부분이라 이런 부분을 직접 느끼기는 힘든데 포텐자 아드레날린은 이걸 보여준다.

포텐자 아드레날린으로 슬라럼을 해보면, 터닝 포인트에서 타이어가 밀림 없이 정확하게 방향을 전환했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하는데 최적화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자동차에서 힘의 종착지는 타이어다. 지면과 맞닿는 네 바퀴가 움직이면서 비로소 엔진의 힘은 소명을 마친다. 타이어가 노면과 맞닿는 접지 면적은 타이어 하나당 A4 용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좁은 면적에서 엔진의 성능이 드러난다. 엔진만큼 중요한 게 타이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엔진이 시작이라면 타이어는 마침표다.

단순한 고무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자동차에 못지않은 기술과 역사가 녹아있다. 포텐자 아드레날린도 그렇다.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4는 RE003을 개선해 스포츠 드라이빙 성능을 한층 강화했다. 직진 주행 안정성, 주행 반응, 코너링 성능 향상에 중점을 뒀고 배수성을 높여 젖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인다. 타이어 회전 저항을 낮춰 연료효율도 개선했다.

조향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아드레날린 RE004의 트래드 패턴은 아드레날린의 영문 첫 글자인 “A”자 형태를 적용했다.

브리지스톤 아드레날린 RE004는 아반떼, 제네시스 G70, K5, 스팅어, 폭스바겐 골프, 아우디 A4 등에 적합하다. 국내에서는 15인치부터 20인치까지 총 31개 사이즈를 판매한다.

포텐자는 브리지스톤이 생산하는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 브랜드다. 포텐자는 프리미엄 고성능 세단, 스포츠카 및 수퍼카 등에 장착돼 궁극의 스포츠 드라이빙 성능을 발휘하는 포텐자 RE050에서부터 RE050A, RE070, RE97AS, S007A, 그리고 지난 16일 국내 판매를 시작한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4까지 성능과 차종에 따라 다양한 모델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4는 ‘일반인도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최고성능의 스포티한 타이어’로 개발됐다. 일반 준중형 세단에서부터 고성능 세단까지 일상에서의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발휘해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 같은 차라도 조금 더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개발과정에는 1975년부터 2001년까지 F1에 드라이버로 출전한 스테파노 모데나를 비롯해 최고의 개발진을 꾸렸다. 2~3개월마다 브리지스톤 도쿄 기술개발 센터에서 제작한 타이어를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타이어 성능시험장으로 공수해 수천 번의 성능 테스트를 반복해 2006년 11월 마침내 최적의 스포츠형 타이어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1’을 개발했다. 그 계보가 이어지면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4로 진화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