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코나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투입했다. 지난 8월 코나 신형 모델을 발표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라인업에 새로 추가한 것. 이로써 코나는 가솔린, 디젤, EV에 이어 하이브리드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파워 트레인으로 모델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코나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휠베이스 2,600mm, 4,165x1800x1565mm의 작은 크기지만 중요한 주행 보조장치들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해 안전과 운전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10.2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 카투홈, 블루링크 등 작은 차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 기능들도 아낌없이 적용하고 있다. 차는 작지만 고급이다.

현대차의 익숙한 인테리어다. 스티어링 휠은 약간의 유격이 있고 2.5회전 한다. 소형 SUV에 어울리는 조향비다. 운전석은 SUV라기보다 조금 높은 세단의 느낌이다.

4.2인치 컬러 LCD 모니터가 계기판에 배치돼 다양한 정보를 띄워주고 각 기능의 활성화 여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카카오 i와 연동하는 음성인식 시스템은 전화 걸기, 오디오 선택은 물론 내비게이션 목적지도 음성명령으로 정할 수 있다. 일일이 손으로 조절하는 대신 목소리로 명령하면 운전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10.25인치의 모니터는 메인화면을 3분할 화면으로 구성한다. 필요한 내용을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편집해 운전자에게 맞게 메인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 프로야구 팬이라면, 스포츠 소식을 메인화면에 배치할 수 있는 것.

블루투스는 2개의 모바일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두 대를 연결한 뒤 필요한 기기를 활성화하면 된다. 하나의 기기에만 연결되는 블루투스는 이제 한 옛날얘기다. 기술은 이렇게 조금씩 알게 모르게 진화하고 있다.

핸드폰 무선충전도 가능하다. 그 위로 조그만 수첩 정도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해두는 등 공간을 알뜰하게 구성했다.

공조장치에는 드라이버 온리 모드가 있다. 운전석에만 에어컨 바람이 나오게 해 연료를 아끼는 기능이다. 연료 효율이 중요한 하이브리드차에 어울리는 기능이다.

배터리 방전 염려는 없다. 12V 배터리 리셋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가 방전돼도 하이브리드용 고전압 배터리가 백업해줘 시동을 걸 수 있다. 요모조모 쓸모 있는 기능이 많다.

단순하게 만든 변속레버는 손에 쏙 잡힌다.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를 변속기로 사용한다. 패들 시프트는 변속용으로만 사용된다. 하이브리드차여서 회생 제동의 세기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지 않을까 살펴봤지만, 그런 기능은 넣지 않았다. 대신 패들 시프트로 시프트 다운을 하면 주행 모드가 자동으로 스포츠모드가 된다. 또한 변속레버를 옆으로 밀어 수동 모드로 옮겨도 스포츠모드가 활성화된다. 주행모드 선택 버튼은 따로 만들지 않았다.

크렐 오디오 시스템에는 총 8개의 스피커가 있다. 좁은 공간을 소리가 꽉 채운다. 스피커의 울림을 귀에 앞서 몸이 느낀다. 소리를 높여도 음이 찌그러지지 않는다.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 중에 필요한 정보만을 모아 보여준다. 덕분에 수시로 계기판을 살피지 않아도 된다. 운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뒷좌석은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 들어갈 공간을 남겼다. 머리 위 공간도 여유가 있다. 센터 터널도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솟았을 뿐이어서 공간을 제약하지는 않는다. 작은 차의 좁은 공간을 영리한 패키징으로 극복하고 있다. 2단계로 조절하는 열선 시트를 빼면 뒷좌석을 위한 편의 장비는 없다. USB 포트도, 뒷좌석을 위한 공조장치도 생략했다. 뒷 시트 아래에는 하이브리드용 고전압 배터리 냉각용 통풍구를 만들어 놓았다.

카투홈 서비스는 새롭다. 차에서 집에 있는 에어컨, 조명, 난방 등을 작동시킬 수 있다. 물론 집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시스템을 갖춰야 가능한 기능. 그런 기능을 갖춘 집에 사는 사람이 이처럼 작은 차를 구매할지는 논외로 치자. 세컨드카로 사용할 수도 있는 일이니. 앞으로 홈투카로의 진화를 예견할 수 있겠다.

파워트레인은 1.6 GDi 가솔린 엔진에 영구자석형 모터를 함께 사용한다. 엔진 출력 105마력을 포함해 총 시스템 출력은 141마력이다. 공차중량이 1,425kg으로 마력당 무게비 10.1kg이다. 힘과 무게의 균형이 이 정도면 나무랄 데 없다.

GPS 계측기로 측정한 가장 빠른 0-100km 가속 시간은 9.43초다. 생각보다 빠른 편.

225/45R18 사이즈의 미쉐린 그린X 타이어를 신었다. 연비 효율을 높인 타이어다. 공인복합 연비는 17.4km/L. 도심 연비가 18.1km/L로 고속도로 연비보다 높다. 하이브리드의 특성을 잘 살린 결과다.

서스펜션은 무르지도, 딱딱하지도 않았다. 정확하게 중간에 맞춘 느낌이다. 과속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은 뒤 잔진동 없이 마무리한다. 단차가 있는 노면을 지날 때도 올라오는 충격을 잘 걸러낸다.

코너를 빠르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노면 단차를 만나면 슬쩍 바깥으로 밀린다. 순간적으로 노면 그립을 놓치는 것. 그리 이상할 게 없는, 흔히 만나게 되는 현상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rpm은 보여주지 않는다. 친환경차에서 rpm은 더 이상 필요 없는 정보가 되어버린 셈. 기술의 진보, 혹은 변화로 자동차의 전통적인 모습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실내는 그리 조용하다고 할 수 없다. 시멘트 도로에선 잡소리가 제법 들어오고, 아스팔트 도로에서도 이런 저런 소음이 실내로 들어온다. 빠른 속도가 아닌데도 노면 소리, 바람 소리 등이 어느 정도는 들어온다.

가속이 가볍다. 그리 넉넉한 힘은 아니지만 차 무게가 가벼운 편이라 부담이 없다. 시트 포지션도 높지 않다. 함께 나란히 달리는 세단들과 별 차이가 없는 느낌. SUV라기보다 시트 포지션이 조금 높은 세단에 가깝다. 여느 소형 SUV처럼, 세단과 SUV 사이 그 어디쯤이 이 차의 위치가 아닐까 싶다.

충분히 빨리 달릴 수는 있지만 아주 빠른 속도에선 차체의 안정감이 조금 흔들린다. 노면 굴곡을 따라 상하진동도 느껴진다.

가속할 때 엔진소리는 거칠게 드러난다. 아주 빠르게 달리면 바람 소리가 엔진 소리를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차는 엔진 소리가 끝까지 살아있다. 엔진소리와 바람 소리가 서로 지지 않겠다는 듯 서로 싸운다.

차선이탈 방지장치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조화는 완성도가 높다. 차분하게 차로 중앙을 잘 유지한다. 차선을 밟는 일은 거의 없다. 아주 가끔 차선을 밟을 지경에 이르면 아주 강한 반발을 느낀다.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은 스톱앤 고 기능이 있다. 앞차를 따라서 정지할 뿐 아니라 정지시간이 3초를 넘지 않으면 스스로 재출발까지 한다. 굳이 따진다면 지금이 자율주행차의 청동기 시대쯤 되지 않을까 싶다.

시속 100km 전후에서 강한 제동을 시도했다. 타이어가 비명을 지른다. 친환경에 맞춘 타이어에게 거친 주행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듯하다. 앞이 강하게 숙여지고 비상등 작동한다. 그래도 속도와 무게에 지지 않고 브레이크가 잘 버텨준다.

하이브리드차에 고성능을 기대하는 건, 무리한 요구일까. 적어도 소형 SUV 하이브리드라고 한다면, 그렇다. 충분히 우수한 효율, 제한된 공간을 최대로 이용하는 영리함, 첨단 IT 기술 등을 갖췄다면, 그리고 소형 SUV에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차라면 굳이 고성능일 필요는 없겠다. 코나 하이브리드는 그런 면에서 영리한 차다. 필요한 부분을 강화했고, 무리한 요구는 적정한 수준에서 거절하고 있다. 존재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놀라운 건 연비, 즉 에너지 효율이다. 공인복합 연비가 17.4km/L다. 까다로운 연비 기준을 감안할 때 일반 운전자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의 연비. 고속도로 연비는 시내 주행 연비를 웃돈다. 체증구간에서는 배터리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전기차가 된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저속 체증구간에서 오히려 연비가 더 좋아지는 마법 같은 현상도 체험할 수 있다.

파주-서울 간 55km를 달리는 구간에서 측정해본 연비는 26.6km/L를 보였다. 공인복합 연비보다도 리터당 거의 10km를 더 가는 놀라운 연비를 보여준 것.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분명 ‘거짓말’이라고 의심할만한 연비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최고의 덕목이 연비라고 한다면, 코나 하이브리드는 존재 이유에 가장 충실한 차라 할만하다.

코나 하이브리드의 판매가격은 세제혜택후 기준 2,270만원부터 2,611만원까지다. 시승차는 최고 트림인 프리미엄 스페셜로 2,611만원. 여기에 옵션을 다 더하면 3,000만원을 웃돈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코나 하이브리드는 배터리와 하이브리드 전용부품이 5년 10만km다. 보증기간이 길다고 할 수 있지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같은 현대차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평생 보증한다. 코나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기간을 정해두고 있다. 소비자로선 썩 개운치 않은 부분이다.

NVH 대책은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어느 정도 소음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차급이지만, 그래도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면 실 주행영역에서는 이보다 조금 더 조용한 게 어울리겠다. 고속주행에서야 어쩔 수 없다 해도 60~80km/h 구간에서는 노면 잡소리와 바람 소리를 줄이고 엔진 소리도 다듬어주면 훨씬 더 아늑한 실내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