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에 가솔린 엔진을 얹은 새 모델이 투입됐다. 코란도 터보 가솔린이다. 1.5 터보, 다운사이징 엔진을 사용해 힘과 효율을 끌어올렸다. 놀랍게도 저공해자동차 3종으로 인가받은 친환경 자동차로 모습을 드러냈다.

“요즘 가족, 요즘 SUV”를 내걸었다. 3인 미만 가족이 전체의 80%에 이른다는 최근 통계청 발표를 근거로 시대에 맞는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요즘 SUV라는 것이다. 2-3인 가족이 80%나 된다니 그럴 만도 하겠다. 하지만,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게 변하는 시대에 굳이 ‘패밀리카’라는 형태에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신형 코란도 CF에 등장하는 가족은 부부 2인 가족이다.

풀들이 있는 초지에서 가벼운 오프로드 주행으로 시승을 시작했다. 차체와 최저지상고가 높은 SUV라는 체형만으로 거뜬히 움직일 수 있는 곳. 2WD 시스템만으로 울퉁불퉁한 길을 개의치 않고 쉽고 편하게 움직였다.

곧바로 온로드에 올라섰다. 디젤차의 조금 묵직한 움직임에 비해 가벼운 발걸음이 돋보인다. 가솔린차 특유의 반응이 드러난다.

170마력의 힘보다 돋보이는 건 토크다. 최대 토크 28.6kgm는 동급의 경쟁차종인 투싼, 스포티지보다도 강하다. 중저속 구간에서 제법 굵은 토크의 느낌이 전해온다.

속도를 높이면 170마력의 출력이 경쾌한 가속을 이어받는다. 때마침 새로 포장한 구간이 많은 자유로의 도로상황과 만나 더없이 편한 움직임을 보인다. 고속주행을 두바퀴굴림으로 달리는 데 부담이 없다. 차체가 높아 노면 굴곡을 따라 어느 정도 흔들리는 반응을 보이기는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노면 충격을 어느 정도 걸러내는 기분 좋은 흔들림이다.

엔진 사운드는 듣기 좋다. 잘 조율된 소리를 낸다. 거친 소리 위에 이불을 두어 겹 덮은 듯한 소리다. 엔진 회전수를 올려도, 속도를 빠르게 해도 엔진 사운드는 거칠어지지 않았다.

수동 변속은 패들시프트와 변속레버 모두 가능했다. 부드러운 변속감이 편안했다.

주행모드는 노멀, 스포츠, 윈터 모드가 있다. 어떤 모드에서든 대체로 부드러운 반응이다. 스포츠 모드에서 조금 더 긴장감이 드러나지만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는다. 주행 모드간 차이를 좀 더 확실하게 느끼고 싶지만,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C세그먼트 SUV에서 그렇게 강한 스포츠 모드가 필요할까 싶은 생각도 있다.

준중형 SUV. 공간은 거의 중형급이다. 뒷좌석에 앉아보면 무릎 앞으로 넉넉한 공간이 남는다. 551ℓ의 트렁크 공간은 위아래, 앞뒤로 구분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유모차를 수납할 수 있고, 골프백과 보스턴백 각 4개를 실을 수도 있다. 대형 세단에서도 골프백 4개를 싣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정도라면 차급대비 무척 여유로운 공간이다.

편의 및 안전 장비는 넉넉하게 적용했다. 경쟁모델 대비 압도적인 우위의 상품성으로 승부하겠다는 쌍용차의 의지가 반영된 상품 구성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가장 낮은 트림인 2,256만 원짜리 C3에 슈퍼비전 클러스터, 인조가죽시트, LED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뿐 아니라 긴급제동보조, 전방추돌경보, 차선 이탈경보, 차선유지보조, 부주의 운전경보, 안전거리 경보 등을 기본 적용하고 있다.

C5 프라임 트림부터는 사각지대 감지, 차선변경 경보, 후측방 접근 경보, 후측방 접근 충돌방지보조, 탑승객 하차 보조 등이 기본으로 더해진다. 상품 구성만을 놓고 보면 시집간 딸에게 아낌없이 퍼주는 친정 엄마 같은 차다.

디지털 인터페이스 블레이즈 콕핏이라 이름 붙인 계기판의 화려한 그래픽은 운전의 지루함을 시각적으로 덜어준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서 34가지의 빛을 발하는 인피니티 무드램프는 어두운 곳에서 분위기 있는 실내를 연출한다. 밝은 곳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다가 날이 저물거나, 어두운 곳으로 접어들면 눈길을 잡아끈다.

쌍용차가 딥컨트롤이라 이름 붙인 ADAS는 높은 완성도로 운전을 보조한다. 좀 더 세분해서 차간거리를 조절하고 차로를 정확하게 인식해 벗어나지 않도록 조향에 직접 개입한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벗어나려 하면 강하게 반발하며 차선 안으로 차를 집어넣는다. 집 나가는 아들 목덜미를 잡아채는 엄마 닮았다. 종방향으로 차간거리 조절을, 횡 방향으로 차선 유지를 정확하게 해낸다. 노련한 운전자가 차를 다루는 것처럼 편안하고 유연하게 운전을 보조한다.

공인 복합 연비는 2WD 기준, 17인치 타이어는 11.3km/L, 19인치 타이어는 11.1km/L다.

판매 가격은 C3 2,256만 원부터 C7 2,755만 원이다. 최고 트림에 풀옵션을 하면 3,000만 원을 넘는 가격이 된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뒷좌석에 송풍구가 없다. 더운 날씨에 뒷좌석에 앉으면 에어컨 바람이 아쉽다. 넓은 공간을 시원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조절해줄 뒷좌석 송풍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대시보드에는 광택이 나는 소재를 사용했다. 반짝이는 느낌이 좋을 수는 있는데, 먼지가 앉고 손때가 묻으면 역효과가 크다. 자주 닦아줘야 한다. 관리하기 편한 소재를 택하는 게 낫지 않을까.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