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오래될수록 좋고, 차는 새 차가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자동차도 오래될수록 좋아지는 법. 영국을 대표하는 클래식카인 MGB와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카인 포니2를 만났다.

클래식카 전문 브랜드인 라라클래식의 협조로 14일 포니2와 MGB를 경기도 화성에 만났다. 시승코스는 경기도 화성시에서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까지 편도 3km 짧은 구간이다. 경희대 국제캠퍼스까지의 주행코스는 도심주행으로만 이뤄졌다.

가장 먼저 만난 차는 80년식 MGB, 한국 나이로 40세를 맞이했다. 기자보다 2살이나 많다. 40년을 맞이한 차지만 주행거리는 3만7,700km로 상당히 짧은 편.

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로 MG는 우리에게 많이 낯설다.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인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다. MG는 영국 자동차 회사 중 Triumph와 함께 로드스터로 잘 알려진 회사다. 영국을 대표하는 로드스터로 로터스가 있지만 로터스는 경주용차 전문이고, MG와 Triumph는 유유자적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드라이브를 즐기는 좀 더 대중적인 자동차인 것.

MGB는 40년이나 된 자동차지만 자동차의 시트와 외관, 도어의 상태는 양호했다.

경적은 방향 지시등 끝부분에 붙어있다. 컨버터블 지붕을 덮을 때는 손으로 잡아 당겨야 한다.

MGB는 4,020×1,524×1,295mm 크기의 2인승 컨버터블이다. 축간거리는 2.3m로 운전석에 착석했을 때는 답답함이 없다. 최저 지상고가 낮아서 내릴 때는 왼손을 짚고 내려야 한다.

MGB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83마력, 최대토크 14.1kg.m의 직렬 4기통 1.8리터 엔진과 4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된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운전석에 착석했다. MGB는 수동변속기다. 오랜만의 수동운전이라 낯설고도 반갑다.

당연히 파워스티어링이 없다. 방향 전환을 할 때 스티어링이 다소 거칠다. 앞바퀴는 디스크지만 뒷바퀴는 드럼 브레이크라 차는 밀린다. 미리 감속을 해야 한다.

MGB는 미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파워트레인에 손을 보기 시작했다. MGB의 판매량이 80%가 미국에서 팔리기 시작한 것. 미국에서 히트를 친 MGB는 6기통 엔진과 8기통 엔진을 적용했지만 무거운 차가 돼 성공하지 못했다. 모델 변화 없이 18년을 버틴 MGB는 모그룹인 브리티시 리랜드의 경영이 힘들어지면서 중국 브랜드로 매각됐다.

MGB를 시승한 다음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인 포니2를 만났다. 포니2는 포니의 후속모델로 1982년 3월부터 1990년 1월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인기모델이다.

포니2의 5도어 해치백 스타일은 출시 직후 많은 인기를 끌었다. 포니2는 1984년부터 캐나다에 수출되며, 북미시장 진출의 기반을 닦기 시작했다.

오늘 만나볼 차는 포니2가 캐나다에 수출되기 시작한 1984년형 모델이다. 어렸을 적, 동네에 세워진 차로 보거나 택시로 접했던 모델로 이렇게 다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햇수로 3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외관에 흠집하나 찾아볼 수 없다. 포니2는 4,209×1,566×1,327mm 크기로 현재 판매중인 액센트(4,340×1,705×1,455mm) 보다 10cm이상 작다. 30여 년 동안 소형차의 크기가 얼마나 커졌는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포니2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92마력/ 6.300rpm, 최대토크 12.5kgf.m/4,000rpm의 1.4리터 가솔린 엔진에 4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됐다.

포니2는 주변의 이목을 끈다. 경희대 국제캠펴스 내에서 주행할 때도 학생들과 교통 안내를 하는 분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한국인에게 있어 포니2는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매개체 인 것.

스티어링 휠은 가볍고, 주행성능은 생각보다 경쾌했다. 4단까지 변속을 이어가며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오래된 시간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왕성한 힘을 마주했다.

3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많이 지쳤을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힘들어하지 않는 체력을 자랑했다. 주행 실력만큼은 포니라는 이름처럼 한 마리 말이 돼 힘을 내뿜는다.

포니는 1과 2로 나뉜 현대차 최초의 고유모델 시리즈다. 최초의 고유모델은 훗날 현재의 인기차종인 쏘나타와 그랜저 시리즈를 연결하는 발판이 됐으며, 현대차가 본격적인 수출을 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현대차의 오늘을 있게한 뿌리같은 차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