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A코리아는 지프를 선택했고 지프는 FCA코리아의 성공을 견인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하위권을 맴돌던 지프 브랜드가 상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4월 수입차 시장 5위, 수입 SUV 시장에선 2위를 차지했다. 만년 하위권을 맴돌던 지프 브랜드가 이처럼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FCA코리아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결과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프 3개 브랜드를 판매하던 FCA는 지난해 ‘지프’ 브랜드만 판매키로 전격 결정했다. ‘똘똘한 브랜드 하나’에 집중키로 한 것.

회사의 역량과 자원을 지프에만 집중하면서 그 효과는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하위권을 맴돌던 지프의 판매량은 월 1천 대 판매를 넘보는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1만 대 판매는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3개 브랜드를 합쳐서도 요원했던 1만 대 클럽 가입이, 지프 단일 브랜드로 가능해진 것.

지난 4월 실적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지프는 지난 4월 915대를 판매했다. 전년 4월보다 88%가 늘어난 실적이다. 지프는 이 같은 판매량으로 벤츠, BMW, 렉서스, 볼보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포드, 토요타, 혼다, 미니, 랜드로버 등을 추월해 당당히 상위권에 진입한 것.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판매량은 3,05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3% 성장률을 보였다.

놀라운 것은 지프의 모든 차종이 선전하고 있다는 점. 인기 모델 한 차종이 판매를 이끄는 게 아니라, 모든 차종이 고르게 팔리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레니게이드는 수입 SUV B세그먼트에서 선두에 올랐고, 컴패스는 수입 SUV C세그먼트 2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고 FCA는 밝혔다. D 세그먼트에서는 지프의 대표 차종 랭글러와 체로키가 버티고 있다. 특히 랭글러는 4월에 신형 모델을 투입한 지 13일 만에 344대가 팔렸다. 대형 SUV 시장에서는 그랜드 체로키가 4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처럼 지프 브랜드의 모든 차종이 각 세그먼트에서 선두권을 지키며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지프의 인기 요인 높은 고객 충성도와 SUV 바람으로 요약된다. 지프는 수입차 시장에서 고객들의 충성도가 매우 강한 브랜드로 꼽힌다. 수입차 초창기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오랜 역사와 함께 오프로드에 특화된 브랜드 컬러로 지프를 좋아하는 고객층이 오랜 시간 폭넓게 형성된 것.

꾸준히 계속되는 SUV의 인기도 지프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오프로드에 강한 랭글러, 도심형 SUV인 컴패스와 레니게이드, 프리미엄 SUV인 그랜드 체로키 등으로 제품군을 구성했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라인업인 셈이다.

FCA는 국내 17개인 지프 피아트 크라이슬러 매장을 올해 안에 모두 지프 전용 전시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최근에는 부산 해운대구에 지프 브랜드를 위한 전용 전시장을 새롭게 오픈했다. FCA는 지프 전용 전시장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판매를 더욱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FCA는 ‘이동식 오프로드 모듈’도 도입했다. 오프로드에서 강력한 성능을 보이는 지프의 독자적인 4×4 시스템을 도심에서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전국 주요 거점을 돌며 고객들이 극한 시승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 대전을 시작으로 창원, 포항, 부산, 서초, 강서, 일산, 제주 등 5월 내내 전국을 돌며 고객들을 만난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