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지프의 랭글러 파워탑 모델을 시승했다. 시승구간은 경기도 양주에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까지 편도 55km구간.

동그란 헤드램프와 7개의 세로 그릴은 얼굴은 익숙하다. 지프는 랭글러의 초기모델인 윌리스의 디자인 유산은 그대로 물려받으면서 세대에 맞게 변화해왔다.

랭글러의 길이는 4.885m, 너비 1.895m, 높이 1.85m로 전 세대모델에 비해 크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축간거리가 3.01m로 늘어나 2열 레그룸의 여유가 생겼다. 센터페시아의 7인치 터치스크린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각종 버튼은 운전자와 동승자의 편의에 맞게 이뤄졌다. 진정한 오프로더 답게 2WD, 4WD 로, 4WD 하이로 구동방식을 변환할 수 있다. 어설프게 폼만 잡는 무늬만 오프로더인 다른 SUV들과는 근본부터 다른 차임을 말해주는 장치다.

랭글러 파워탑에는 탁월한 제어력과 토크,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구현해주는 락 트랙 HD 4WD기능이 있다. 또한, 낮은 기어비, Tru-Lok 전후방 디퍼렌셜 전자 잠금장치, 전자식 스웨이바 분리기능이 탑재된 트랜스퍼 케이스가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번 시승코스는 전부 온로드 코스로 이뤄져 랭글러 파워탑에 적용된 락 트랙 HD 4WD기능을 쓸 일이 없었다. 랭글러 파워탑의 컨셉이 일상생활을 즐기는 차에 더욱 초점이 맞춰진 것.

길이가 5m, 몸무게는 2톤이 넘어가는 2,120kg인 큰 덩치의 녀석이지만 전자식 조향 시스템은 한결 가볍다. 굽이진 와인딩 코스도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ISG기능이 적용되어 정차 시에는 엔진이 정지된다. 차가 멈추고 엔진이 정지하면 따사로운 햇살이 다가온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풍경을 만나는 순간이다.

지프 랭글러의 엔진은 배기가스 규제와 함께 작아졌다. 최대출력 272마력/ 5,250rpm 최대토크 40.8kgm/3,000rpm의 4기통 2리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파워트레인이 적용되었다. 이전 6기통 3.6리터 엔진보다 12마력이 내려갔지만 최대토크는 5.4kgm가 올랐다. 주행성능은 더욱 좋아진 것.

작은 고추처럼 매서운 엔진은 순식간에 시속 100km, rpm은 2,000을 가리켰고, 가속페달을 살짝 더 밟으니 매서운 속도로 돌진한다.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가면서도 변속은 부드럽다. 8단 자동변속기의 부드러운 힘이다.

파워탑은 시속 97km에서도 원 터치 식 버튼으로 열고 닫을 수 있다. 지붕을 닫기 위해 갑작스레 저속주행을 해야 한다거나 갓길에 비상등 키고 정차해야 할 걱정은 필요 없는 것.

오픈식 탑의 주행 상 고속주행에서의 풍절음이 굉장히 심한 편. 그러나 랭글러 파워탑은 풍절음 때문에 동승자와의 대화가 귀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또한, 랭글러 파워탑의 굿 리치 255/75R 17 험로 주파용 타이어는 온로드에서도 노면의 소음과 진동을 비교적 잘 흡수한다.

올 뉴 랭글러 파워탑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적용되었다. 랭글러의 전용 내비게이션은 경로이탈을 해도 즉시 대안 경로를 안내해준다. 

랭글러에는 70가지 이상의 안전사양을 갖춰 만일의 상황에도 대비한다.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이 적용되어 차선을 바꾸려는 도중 후측방에서 다른 차량이 진입하면 경고음을 울려준다. 또한,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이 적용되어 후진 시 진행 방향에 위치한 차량을 감지하여 경고해준다. 이외에도 제동보조 시스템이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내재되어 앞 차와의 간격이 갑작스레 가까워지면 경고음이 울리며 작동된다.

부드러운 온로드 주행, 시속 97km에서도 열고 닫을 수 있는 파워탑으로 즐길 수 있는 오픈 에어링, 따사로운 봄날 랭글러 파워탑과 함께 즐기는 오픈 에어링이라면 즐거운 인생이 아닐까 싶다. 랭글러 파워탑의 가격은 6,190만 원.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