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엔진과 철강이 조합되어 농업에서 기계산업 우선으로 전환된 1차 산업혁명, 전기와 대량양산을 키워드로 하는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3차 산업혁명을 거쳐 2017년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 전후로 그리고 이번 대선 후보경쟁에서 ‘4차 산업혁명’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아직은 미래형 정의로서 그 개념이 다소 모호하고 사람들마다 세부적으로 정의하는 바도 다르다. 그럼에도 주요 키워드로 무인, 원격, 가상화 정도는 공유되고 있고 대체적으로는 시간적, 공간적 개념을 초월하는 생산 및 소비체제로의 개편을 지향한다. 이것을 자동차에 국한, 적용하면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을 필두로 하는 산업체제의 개편’ 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몰입하여 앞다투어 과도기적 결과물들을 소개하고 있는 형편이고 이탈 가능성이 적은 철도에는 이미 무인시스템이 운용 중인 만큼 그리 멀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이 교통, 자동차를 원격통제하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 소비하는 방법도 함께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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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자동차를 통해 바라본 4차 산업혁명은 다음 예와 같은 몇 가지 변화상을 내포하고 있다.

■ 사람 그리고 조직의 전환
우선, 생산방법의 변화는 생산조직의 변화를 만들어 낸다. 현재에도 그러하지만 사람이 붙어서 일하는 체제가 로봇을 이용하는 체제로 바뀌면서 작업자 개입도는 점점 더 작아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견되나 그럼에도 역사 속 사례들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조직저항이 절대로 거대 트랜드를 이겨낼 수는 없다. 이때 직업의 정의 그리고 노동조합 등 이익집단의 정의도 달라진다.

■ 자동차의 정의가 달라지는 세상
철제 프레임, 금속 엔진과 동력계 결합 등 기존 자동차 제작 개념들이 복합소재 이용, 초소형 배터리, 와이어, 구동모터 그리고 눈 앞에 보이지도않는 무선 제어계 등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요소들이 조합되는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네 바퀴로 달리는 자동차’로 표명되던 전통적 개념정의는 사라진다. 그 전이의 키워드는 ‘융합’.

지금도 산업현장에서 전기, 전자, 기계, 소프트웨어 등 제 요소가 뭉치는 일종의 융합현상이 전개되고 있는데 더 심각한 융합과정을 거치고 나면 유형물 관점의 제작방법론은 포괄하는 범위더 훨씬 더 넓은 IT기반 제작방법론에 심각하게 밀리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 자동차 회사 GOOGLE 그리고 삼성전자
Google은 모바일 기기를 통합하고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며 그 핵심인 인공지능(AI) 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누구보다 가장 나은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는 기업으로서 더 이상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정교한 Trend Map을 따라가는 미래의 확정된 ‘자동차 메이커’로서 자동차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모바일,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체 삼성전자가 ‘전장산업’을 경유하여 지금의 현대자동차를 대체하거나 구글과 경쟁할 수 있는 경로를 선택한 것은 그들의 미래를 위한 대단히 현명한 결정을 한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그것은 당장의 기대일뿐. 앞으로 삼성전자가 자동차산업에서 더 치밀하게 준비하고 포괄적인 경로를 밟아온 구글을 이겨낼 수 있을 지 그리고 두 회사가 4차 산업혁명의 궤속에서 어떤 경로를 밟아갈 지를 진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를 키워드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작점은 언제쯤 도래하게 될 것인가? 장기적이고 대단한 넓은 범위로 진행될 망라적 구조개편인 4차 산업혁명의 시점을 자동차에 국한하여 조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다만, 그 전조가 보이는 때를 피크-오일(Peak Oil)이 도래하는 시점로 정의함은 큰 무리가 없겠다.

오일피크는 지구 속 유한한 석유의 양이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시점을 말하는데 많은 이들이 대략 20~30년쯤 후를 예상하고 있으니 생각보다 그리 멀지않은 시점에 벌어질 일이다. 말인 즉, 30년쯤 후에는 석유를 태우는 자동차가 사라지고 대신에 지금의 전기자동차에 기초하여 개념을 확장하는 새로운 자동차 개념이 득세하는 시절이 온다는 것이고 그 자동차는 어떻게든 일과 사람, 활동의 변화를 지칭하는 4차 산업혁명과의 연결고리를 갖게 될 것이다.

30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 그렇다면 당장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산업혁명의 도래를 빠르게 인지하지 못하는 국가와 사회가 앞장서서 그 대안을 찾아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기에 이 질문은 기본적으로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려는 개인 각자에게 주어진 고민이 되어버렸다. 안타깝게도 당자의 현실은 그렇다.

그러므로 현재의 20~30대는 스스로 시대변화의 트랜드를 읽고, 전공은 물론 자동차 이외의 것들, 예를 들어 인문학 분야나 그 출발점 때문에 무관하다고 착각하기 쉬운 융합학문에 대해서 지속적인 자기학습을 경주해야 한다. 이 말은 당장은 4차 산업혁명의 진행양상을 예견하기 어려우므로 모호하고 포괄적인 수준일지언정 미리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

만일 그렇게 하지않는다면? 30년쯤 후 ‘망치 들고 차 고치던 시절의 사람들’과 같은 처지가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왜냐하면 요즘 사회는 상당히 빠르게 움직이는데 작게라도 변화가 시작된다면 그 순간부터 정신없이 일이 진행될 것이고 뒤늦게 일어난 자가 그것을 따라가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 박태수(한국자동차기술신문, www.atn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