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휠 배터리(FES; Flwywheel Energy Storage) 작동논리는 어찌보면 어린이 장난감처럼 매우 단순하다.

“원형 진공격벽 안에 Flywheel을 배치하되 플라이-휠 축의 양 끝단과 격벽의 중심점에 강력한 자석들을 설치하여 플라이-휠이 중심을 잡고 공중에 떠있도록 만든다. 한편, 플라이-휠 축에는 또다른 강력한 자석들이, 격벽에는 코일들이 배치되어 있다. 플라이-휠이 정지된 상태에서 격벽의 코일에 전기에너지를 주면 일종의 모터처럼 즉시 수 만 RPM으로 고속회전한다. 이후 코일의 전기를 차단하여도 내부는 진공상태이고 축 고정점의 마찰도 없으므로 플라이-휠의 관성력은 아주 오랜 동안 유지된다. 즉, 큰 에너지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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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더 방식 FES, 출처 : 위키피디아)

전기가 필요할 때는 자석과 코일의 작용(발전기)에 의해 필요한 만큼 회전운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면 된다. (단, 축에 영구자석을 쓰면 근접한 코일에 계속 전기가 유도되고 에너지보존법칙에 따라 플라이-휠의 관성력은 줄어들 것이므로 실제로는 영구자석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적절한 단속방법이 포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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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FES는 상상 속 기술이 아니다. 이미 1950년대 3,000RPM으로 회전하는 FES가 스위스 트롤리 버스(Gyrobus G3)에 적용된 바 있다. 버스 위 펜토그라프(Pantograph)로  받은 전기 일부를 지붕 위 FES 장치에 보관(충전)하고 노선에 전력선이 없는 구간 등 조건에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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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ro-BUS G3 실물, 제동에너지도 회수하여 FES에 잠시 담아두도록 설계되었다고 하니 탁월한 발상에…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 나간 자동차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 플라이휠 배터리는 1) (기계적 마모가 없다는 전제 하에) 화학반응을이용하지 않으므로 노화현상이 없어서 수 십년 이상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2) 충전과 방전에 소요되는 사이클-타임이 배터리에 비해 극단적으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10분, 20분, 1시간 충전할 필요없이 수 초, 수 십초 안에 완전 충전상태 즉, 플라이-휠의 최대속도에 도달한다. 3) 작게 만들고 여러 개를 병렬, 직렬로 연결하면 화학배터리가 따라올 수 없을 대전력도 취급할 수 있고 4) 화학배터리에서 종종 일어나는 폭발위험도 없다. 때문에 초전도체를 쓰고 다양한 제작재료들, 아이디어들을 결합하는 조건으로 산업현장은 물론 우주선 배터리로로 활용하려는 연구까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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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잉사가 개발한 FED, ▼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FES의 에너지밀도 예시.
출처 : https://www.uaf.edu/, 문서에 실린 BOEING사의 FES개발 소개자료, 2012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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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듯 효율적이고 멋진 배터리가 자동차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않은 이유는? 논리와 현실의 괴리라는 것 즉, 아직까지는 경제적 타당성 등 제품화 관점의 다른 변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구형 기술의 관성이라는 것과 분명한 자본의 논리라는 것도 있으니 효율성과 기술이 좋다하여 그것이 시장에서 무조건 선호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훗날에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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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sche 911 GT3R 하이브리드 적용 예. 아직은 고가의 장치이다. 출처 : 포르쉐)

박태수(motordicdase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