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터리에서 전류가 흘러 전조등이 켜진다고 상상하고 그 과정을 살펴보면… 배터리 +터미널단자 → (접속) → 와이어 →  (접속) → 퓨즈블럭 → (접속)  → 와이어 → (접속) →  스위치 → (접속) → 와이어 →  (접속) → 전구의 순으로 전류가 흐르고 생각보다 많은 접속단자들을 경유한다. 이런 접속단자들, 예를 들어 배터리 +터미널과 와이어를 무심히 접촉하기만 하면 둘 사이 저항은 당연하게 0오움(Ω)인 상태가 되어 전류가 시원하게 흐를까?

절대 그렇지 않다. 0오움은 불가능. 접속점에는 늘 수 오움 이상 저항이 존재하고 이 저항은 전기를 열로 변환시키면서 에너지 전달율을 떨어뜨린다. 원인은 우리 눈으로 보는 것과 달리 접속점 두 표면이 100% 완벽하게 맞닿지않는다는 데 있다. 극미세상에서 어떤 곳은 접촉을 하고 다른 쪽은 떨어져있고… 결국 전류가 흐르는 유효면적이 접속재 면적보다 작게 되니 그 만큼 저항은 커질 수 밖에 없다.

contact

접속점이 많을 수록, 접촉저항이 클 수록, 재질이나 가공방법이 나쁜 접속재를 썼을 때 전구는 어두워진다. 이런 접촉저항 문제는 각종 릴레이, 스위치, 점화플러그, 센서류, 엑추에이터, 오디오 시스템 등 주로 아나로그형 자동차 부품들에 있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단지, 폐루프(Closed Loop) 제어, 설계마진 등 다른 변수에 의해 실용적으로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것일 뿐이다.

좋은 접속재가 쓰인 자동차와 그럭저럭 수준의 것이 쓰인 자동차에 있어서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전기적 고장발생 빈도나 오작동 빈도는 다른데 안타깝게도 보통사람이 미리 내차 접속재 품질을 평가할 방안은 없다. 오로지 메이커를 믿는 수 밖에. 똑같은 형상, 기능의 콘넥터가 하나는 200원, 다른 하나는 1500원 쯤이라면? 아무래도 오래 시간 잔고장 없는 명차에는 숨겨진 것이 있음이다.

참고로 일부 자동차 매니아들이 새시 그라운드를 병렬로 추가하기도 하는데 이 방법은 – 전위 라인의 접촉점 유효면적을 넓힘으로써 전류흐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박태수 motordicdase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