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에서는 2004년 발간된 책 “내 차 요모조모 돌보기”의 저자 박태수 씨의 양해를 얻어 책의 모든 내용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10년 전에 발간한 책이지만 요즘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그 내용은 깊이와 정성이 가득합니다. 책의 내용 그대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048내차팔기

타던 차를 파는 경로는 첫째 새차를 사면서 타던 차를 영업소에 넘기는 방법, 둘째 중고차 매매상에게 파는 방법, 셋째 개인 직거래로 파는 방법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나 두 번째의 경우 차는 몇 번의 단계를 거쳐 중고차 시장에서 팔리게 되는데, 거래 과정에서 이문이 붙으면서 실제 팔리는 가격은 내가 인도할 때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됩니다. 이 말은, 내가 직접 직거래로 차를 파는 것이 경제적으로는 훨씬 이득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직접 차를 팔기 위해서는 조금 기다려야하고 조금 수고를 해야 합니다.

차를 팔 때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그저 내 차가 좋다고, 그 동안 잘 관리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제시한 금액을 다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내 차는 이런 가치가 있습니다.”를 부각시키며 깎아 주는 금액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내 차의 가치에 대한 이해
차를 팔 때 가격산정에 반영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부터 생각해보죠. 우선 타이어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아주 고가의 것이 아니라면 엊그제 교환된 것이라도 반영되지 않습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차를 팔 생각이면 이런 부분에 돈들일 필요 없다는 것 입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 보면 차를 사는 사람은 타이어의 상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기도합니다.

그 다음, 엔진오일 교환, 변속기오일 교환 등 일체의 정기점검 사항이 가격에서 빠집니다. “방금 전에 어떤 어떤 오일을 교환했습니다. 그러니 2만원을 더 주세요.”라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즉, 모든 소모성 부품과 오일의 교환은 값을 치지 않습니다. 인조가죽 시트, 악세사리 추가, 썬팅, 스피커 교체도 마찬가지로 가격에 포함시키지 못합니다. 다만, 본격적인 엔진 튜닝을 했다거나 고급 오디오를 설치한 경우는 예외입니다. 다 알고 있듯이 자동차의 시세라는 것은 계절마다 다릅니다. 당연히 한해의 끝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값이 제일 쌉니다. 연식이 바뀌는 때가 되었기 때문이죠.
기준 가격은 전국중고차매매조합연합회(http://www.kucar.org)및 인터넷에서 공표하는 기준을 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 가격은 실제 거래시세보다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습니다. 몇 백만원대, 몇 십만 원대라는 정도로만 참고를 하십시오. 이 기준가격에 내차의 상태를 감안하여 희망가격을 정하면 됩니다.

차를파는세가지경로
요즘 같이 대중 매체를 이용하기 쉬운 세상에서는 생활정보지, 옥션, 중고차매매사이트를 이용하여 비교적 쉽게 차를 팔 수 있습니다. 물론, 희망가격과 어느 선까지 가격협상을 할 것인가는 미리 정해놓아야 합니다.
잘 아는 사람에게 차를 넘겨줄 때는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심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점에 유의하세요. 단순한 고장에 대해서도 차를 받은 사람이 무의식적인 불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불만을 잠재우려면 차를 아주 싸게 팔거나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좋아야 합니다. 이것은 차를 파는 사람에게 불리한 조건이죠. 주위에 아는 사람끼리 중고차 거래를 했다가 서로 불편해진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다음에 중고차 거래에 제일 많이 사용되는 인터넷 사이트를 잠깐소개하겠습니다.
대형 중고차 사이트로는 Megaauto.com, Bobaedream.com, Encar.com 등이 있는데, Encar의 경우는 유료 보증진단이 가능한데 판매시 구매희망자에게 어필할 수 있답니다.

빨리 차를 팔고 싶다면 내차의 조건을 진솔하게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의 점검기록부가 있을 때는 보여 줍니다. 차를 사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차계부나 정비기록서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사람의 차라면 믿을만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광고를 쓸 때는 반짝거린다, 깨끗하다, 흠집 하나 없다는 식의 정형화된 문구나 멘트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중고로 구입한 차를 다시 팔려는 경우라면 누가 소유했던 차인가를 밝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떤 문구를 써야 할까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 중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내외관 상태 및 엔진 상태 정말 최상입니다. 칠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은 차량이구요.”
●“타이밍벨트, 디스크 삼바리 교환되어 있고 얼라인먼트까지 완료. 정말 돈 안들어가는 차입니다.”
●“현재 차 상태는 최상을 유지하고 있구요. 무사고 무기스에 실주행거리(6만킬로)를 보장해 드립니다. 1인 관리 차량이라 관리상태 또한 최상입니다.”

상품을 파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물건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죠. 아무튼 최상, 최고, 완전무결 같은 단어는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고 그런 말에 구매를 결정할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대가 너무 크다보면 실제차를 보러 와서는 실망합니다.

광고문구에는 다음 사항을 써넣습니다.
⓵ 이력사항에 대한 언급 (최초 소유인가 몇 사람을 거친 차량인가)
⓶ 사고여부는 물론 현재의 내부, 외부상태에 대한 솔직한 언급
⓷ 정기적인 점검과 정비를 했는지의 여부
⓸ 주차방법 등을 포함하는 관리정보
⓹ 현소유자의 직업이나 신분을 간략히 밝히는 내용
⓺ 왜 차를 팔게 되었는지 이유

다음 예는 자동차의 이력과 결함을 밝히고 조치 방법도 선택할 수 있게 알려주기 때문에 정직한 느낌을 받습니다. 최고라고 하는 것보다 호감을 가질 수 있는 문구라고 하겠습니다.

“96년 12월식 소나타Ⅱ 2.0 DOHC, 자동변속기 차량입니다. 98년에 아는 친척분에게 받은 이후 깨끗하게 관리해 왔습니다. 실내흡연은 없었고 늘 주기적인 점검과 정비를 해 왔습니다. 현재 주행거리는 13만 킬로이고 인수후에는 장거리 출퇴근용으로 사용하였으며 8만킬로에서 타이밍벨트 교환을 포함한 일체의 정비 비용으로 89만원이 지출되었습니다. 자동변속기오일은석달 쯤 전에 교환했습니다.
차는 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했습니다. 우측 범퍼 끝에 약간의 흠집이 있고 왼쪽 앞뒤 문 아래쪽에 동네 어린이들이 못으로 살짝 긁은 자국이 있습니다. 저는 일산에 사는 30대 가장이고 직업은 회사원입니다. 차를 파는 이유는 이번에 외국지사로 나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연락처는 park@motordic.닷컴 또는 011 이삼팔구4구36입니다.”

이렇게 이상스럽게 연락처를 쓰는 이유는 숫자만 넣게 되면 인터넷 주소 자동추출기에 노출되어 스팸 메일이나 전화가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050내차팔기

자동차 사진찍기
이런 문구와 더불어 사진을 올려야 합니다. 내 차를 잘 보여 주기위해서는 사진이 꼭 필요합니다. 특히 인터넷 광고를 할 때는 필수사항입니다. 사진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글을 읽는 사람의 느낌이 다릅니다.
사진은 앞 뒤 옆을 모두 볼 수 있는 45도 각도에서 찍은 것 한 장, 뒤를 찍은 것 한 장, 그리고 운전석 문을 열어 놓고 실내를 찍은 것 한 장 정도면 충분합니다. 엔진 후드를 열만한 용기가 있다면, 엔진룸 안을 찍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 넉장이면 대략 차에 대한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이 됩니다. 포토샵으로 사진의 선명도와 밝기를 조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광고를 내면 전화로 연락이 오는데, 차를 사려는 사람이 방문을 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살 사람이 오면 차를 몰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합니다. 이때 동승을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사고시에는 타인운전을 이유로 제대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 주의하구요. 사고가 안 날만한 장소로 가서 운전대를 넘겨주는 것이 좋겠죠.

파는 사람이 챙겨줘야 할 것
가격 협상을 한 후 차를 인도합니다. 차계부가 있으면 같이 넘겨줍니다. OEM 공구세트도 원래 차를 사면 트렁크에 들어있던 것이니 챙겨 줍니다. 자동차 매뉴얼도 중요하지요! 꼭 챙겨 주세요. 보통 엔진오일이나 변속기오일을 언제 교환했는지 알려 주지 않는데 알고 있다면 꼭 알려 주세요. 그리고 차를 인도하기 전에 자동차등록사업소에 함께 가서 명의이전 등 행정처리를 같이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고차 매매상에 차를 파는 경우라면 당일처리를 해줍니다. 보험은 당일 밤 12시부터 적용되니 참고합니다.

매도인과 매수자가 준비해야 할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유권이전시필요한서류
등록기간: 매수일로부터 15일 이내, 증여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
등록처: 주소지 관할 차량등록사업소
구비서류
– 공통서류: 이전등록신청서, 양도증명서(양도인인감날인)
– 양도인(파는사람)
개인: 자동차등록증, 자동차세완납증명서, 인감증명서
법인: 사업자등록증사본(또는법인등기부등본), 법인인감증명서
자동차등록증, 자동차세완납증명서(최종분영수증)
– 양수인(사는사람)
개인: 책임보험가입증명서
법인: 사업자등록증사본(또는법인등기부등본), 책임보험가입증명서
※대리인 신청시 첨부 서류: 대리인신분증, 위임장

박태수 <내차 요모조모 돌보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