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에서는 2004년 발간된 책 “내 차 요모조모 돌보기”의 저자 박태수 씨의 양해를 얻어 책의 모든 내용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10년 전에 발간한 책이지만 요즘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그 내용은 깊이와 정성이 가득합니다. 책의 내용 그대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중고차 시장도 예전과는 달리 많이 변했습니다. 살아남기위해 체질을 개선해야 할 필요를 업체 스스로 충분히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주의할 점은, 모든 중고차 매매상이 차를 100% 아는 사람이 아니므로 살 사람이 모든 것을 찬찬히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눈 앞에 있는 차에 뭔가 오점이 있을 확률이 새차인 경우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지요. 외관이 깨끗해서 샀는데 알고보니 사고가 난 차였더라 하는 말을 수도 없이 듣습니다.

사실 혼자 힘으로 차를 처음 사는 사람에게는 돈보다도 바로 이 부분이 제일 큰 부담일 것입니다. 중고차는 직접 검사해보고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해 낼 수 있다면, 가격을 협상할 때 절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최소 몇십만 원의 가치가 있습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그런 지식 없이 중고차 시장에서 차를 사려 한다면 그 이상의 비용을 내게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사는 사람인 내가 직접 중고차를 보는 눈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고차 점검하는 법

(1)엔진룸을열어본다

약 9만 킬로를 주행한 중고차 엔진룸. 오일오염은 없고 그저 잔 먼지가 있는 정도입니다. 중고차 구입 시 이 정도가 표준이니 기억해 두세요.

▼너무깨끗해도너무더러워도No!
엔진룸을 보면 자동차 상태의 70%를 안다고 했으니 우선 엔진룸을 열어 봅니다. 후드를 열고 엔진룸을 처음 들여다보았을 때의 첫느낌이 중요합니다. 첫인상말입니다. 너무 깨끗한 엔진, 너무 더러운 엔진 모두 의심의 여지가 있습니다. 중고시장에서는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세정제로 엔진룸을 세척하고 왁스를 뿌려 놓습니다. 그래서 깨끗한 겁니다. 엔진이 그간 어떻게 관리되어 왔는지 추측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없애버린 셈입니다. 너무 더러운 엔진은 그만큼 관리에 소홀했을 가능성이 크고, 더러운만큼 각종 오일이 새고 있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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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의 틈새간격이 일정한지 봅니다.

▼패널을 교환했는지 점검한다.
제일 먼저 확인할 것은, 위 사진과 같이 후드와 패널의 틈새 간격이 일정한가 하는 것입니다. 일정한지 아닌지 눈여겨 보라는 것은 패널을 교환한 적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이 틈새는 10년이 지나도 일정합니다. 후드를 덮고 봐서 틈새가 일정하면 문제가 없고, 일정하지 않으면 뜯은 적이 있다는 뜻입니다. 뜯었다면사고가 나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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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 경첩이 붙는 부분으로 아주 튼튼한 곳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동그랗게 표시된 부분에 기둥 같은 게 보이죠. 사이드 미러 근처 말입니다. 이곳에는 후드의 경첩이 붙어 있습니다. 이곳은 강도가 아주 강합니다. 사고가 나도 어지간하면 기준점인 후드가 틀어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틈새가 다르다면 패널이 교환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느 경우든 패널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볼트를 풀어내야 하므로 볼트 머리에 작은 흠집이 남습니다. 초보자의경우, 오른쪽 왼쪽 볼트의 모양새와 색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사고난 차를 살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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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가 풀린 흔적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이 경우는 흠집도 없고 색상도 동일하므로 합격!

▼프레임 변형이나 수리 흔적이 있는지 확인한다
내부 프레임의 접속부에 실리콘 씰링 자국이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만일 해당 부위의 페인트색이 약간 다르거나 좌우 프레임 모양이 약간씩 다르다면, 사고로 프레임이 변형되어 수리를 했다는얘기가됩니다. 전조등, 미등 어셈블리중 신품이어도 사고로 교환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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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없는 경우이니 이 장면을 잘 기억하세요.

위의 두 사진을 보면 용접을 한 접속부에 먼지나 때가 끼어있습니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렇게 가만히 놔둔 것으로 보아 이쪽 프레임은 정상입니다. 또 전조등을 고정하는 볼트가 제대로 있고, 패널 색에도 문제가 없고, 볼트를 푼 흔적이 없으므로 사고는 없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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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의 모습입니다. 이상이 없는 경우입니다.

▼쓰로틀을 조작하며 소리를 살펴본다
이제 시동을 켜고 변속기를 P에 놓고 사진과 같이 쓰로틀 바디를 조작하면서 RPM이 높을 때 엔진소리가 매끄러운지 확인합니다. 그 다음 천천히 쓰로틀을 조작하면서 전 영역에 걸쳐 음이 크게 변하는 일이 없는지확 인합니다.

만약  쓰로틀을  못 찾겠다거나  겁이 난다면, 시동을 켜고 창문을 열고 가속 페달을 밟으며 소리를 들어 봅니다. 기어는 N에 놓고 주차 브레이크를 당겨 놓습니다. 그리고 1000RPM부터 4000 RPM까지 서서히 올려가면서 음이 고르게 높아지는지 들어봅니다. 갑자기 소리가 변하거나 시동이 꺼진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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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로틀 케이블을 살짝 잡아당기며 소리를 들어봅니다.

▼엔진룸 안에 오일이 샌 흔적이 있는지 확인한다.
엔진 덮개 근처에 오일이 샌 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더불어 엔진룸 안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피면서 물이 아닌 액체의 흔적이 있는지봅니다. 새어 나온 것이 있다면 일단 구입보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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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오일 찌꺼기가 있는지 봅니다.

▼배터리의 상태가 어떤지 본다.
배터리는 아주 중요한 부품 중 하나입니다. 배터리의 확인창이 녹색인지 확인합니다. 배터리 겉면 스티커에 적힌 제조일자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배터리 수명은 3~4 년 되니 어느 정도 수명이 남았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2년 정도 사용한 배터리라면 다음 번 완전방전 후 약간 더 쓸 수 있을 뿐입니다.

충전 능력이 떨어진 만큼 연비도 나빠집니다. 신품 배터리 교환 가격은 5만원 이상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만약  하얀색 가루가 단자 주위에 있다면 100% 점검과 교환이 필요한 배터리입니다.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은 제대로 관리가 된 차가 아니라는 단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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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의 충전상태를 확인합니다. 확인창이 녹색이어야 합니다.

▼냉각장치의 상태를 점검한다.
시동을 켠 상태에서 5분이 지난 후 라디에이터 호스를 두 손가락으로 눌러 봅니다. 팽팽한 압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냉각계통에 큰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만일 써모스탯이라는 부품이 문제였다면 몇 만 원의 수리비가 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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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호스가 단단한 느낌이 드는지 봅니다.

▼ 자동변속기 오일의 상태가 나쁘면 절대 No!
자동변속기 오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자동변속기 오일은 딥스틱을 빼내서 색을 봅니다. 끝 부분에 묻어 나온 오일이 맑은 포도주색이어야 정상입니다. 오일에 작고 검은 물질이 포함되어 있거나 색이 갈색이거나 혹은 타는 냄새가 나는 듯 하다면, 그차를 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관리조차 부실했던 차이니, 다른 부분은 보지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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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스틱으로 자동변속기 오일을 찍어 상태를 봅니다.

▼ 브레이크액과 파워스티어링 오일을 점검한다.
브레이크액의 양은 충분한지 그리고 색은 맑은 식용유에 비해 얼마나 검은지 확인합니다. 검을수록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워스티어링오일은 자동변속기오일을 같이 쓰므로 맑은 포도주색이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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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액의 색과 양을 봅니다.

박태수 <내차 요모조모 돌보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