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인맥관리로 고객과 관계 맺기 첫걸음”

한국지엠의 오늘자 보도자료 제목입니다.지엠대우라는 이름을 버리고 한국지엠주식회사로 회사이름 변경을 앞두고 있지요. 아직은 지엠대우지만 버리는 이름을 쓰기는 그렇고사명변경이 완료되기 전이라정식으로 ‘한국지엠’이라는 이름을 쓰기도 어색한 시기입니다.

어쨌든 한국지엠이 보낸 보도자료를 보며영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보도자료의 내용은 한국지엠이 페이스 북과 트위터를 열었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한국식 인맥 관리’라는 설명을 단것이지요.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하고 ‘한국화’ 하겠다는한국지엠의 의지는 읽힙니다만잘못 짚었습니다.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한국식 인맥관리가 아니지요. 굳이 따지자면미국서 시작된 미국식 인맥관리, 소셜 네트워크이지요.한국식이라는 이름을 붙이려면’싸이월드’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밀려 빛을 잃었지만말입니다. 싸이월드를 이용하라는 말이 아닙니다.진짜 ‘한국식’, 즉 한국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입니다.

어쨌든 ‘한국식’임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한국지엠이 ‘한국식’에 목말라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엠이니 쉐보레니 하는미국 본토의 이름들을 도입하며 스스로도 어떤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하지만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쉐보레는 그야말로 미국차의 본령이지요. 지엠대우를 버리고 쉐보레를 택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미국화’하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통용되던 ‘시보레’라는 표기도 마다하고 ‘외국어 표기법’에 어긋나는 ‘쉐보레’를 고집하면서 ‘한국식’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이를 보면서 한국지엠이’한국식’에는 큰 관심이 없고 ‘미국식’ 사고에 젖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한국식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없는 것이지요.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 ‘한국식’을 무시하고는 생존하기 힘들 것이란 사실입니다. 페이스북을 도입하면서 말로만 한국식을 외쳐봐야 공염불이지요. 한국의 소비자들이 어떤 정서와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역사를 갖고 있고 있는지, 차분하고 진지하게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그게 한국지엠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바탕을 다지는 길입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하는 일들을 보면 그렇지 않아보여서 걱정이 큽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소통’의 도구입니다.사회적 소통의 도구로 쓰이는 것들이지요.한국지엠이 부디 한국의 소비자들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제대로된 ‘한국식’ 지엠이 한국에서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