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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가 곧 SUV 새 모델을 국내 출시한다.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 국내에 알려지기는 했지만 아직 공식 런칭하지는 않는 차, 푸조 3008이다. 세자리 숫자로 모델명을 표기하던 푸조가 네자리 숫자로 넘어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네이밍이다. 3월말에 출시가 예정된 차를 3월 중순에 시승했다.

푸조 라인업에 SUV는 생소하다. 이 차를 앞세워 SUV 시장에 진입하는 셈이다. 사진으로만 보면 꽤 크게 보이지만 정작 이 차는 길이가 4365mm 정도인 콤팩트 SUV다.
작지만 크게 보이는 것은 디자인의 힘이다.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모습은 다소 과장된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지만 공간 확보면에서는 유리하다.  

우람한 느낌이다.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격자형 그릴 등이 강한 앞 모습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자칫 왜소해 보이기 쉬운 크기지만 다소 과장된 디자인으로 잘 커버하고 있다. 기죽지 않으려고 눈에 잔뜩 힘 준, 키 작은 사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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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모습이 강한 것에 비하면 옆모습은 단순한 편이다. 윈도 프레임에 눈길이 갈 뿐 측면에서 시선을 잡아끄는 요소는 찾기 힘들다. 옆 모습은 무난함 그 자체다.

뒷모습이 단순하지 않은것은 단연 리어램프 때문이다. 리어램프 형상은 컨셉트카에서나 적용할 것 같은 디자인이다. 이전의 양산차에서는 좀처럼 본 적이 없는 형태의 과감한 램프 디자인을 적용했다.

테일게이트는 상하로 구분돼 열리는 구조다. 트렁크 공간은 상하로 공간을 나눠 쓸 수 있게 만들었다. 트렁크 바닥판은 홈을 따라 유도하는대로 움직이면 위로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 아이디어가 좋다. 트렁크 공간은 널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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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차지만 공간은 부족함이 없다. 앞좌석 도어 패널에 널찍한 수납함이 있고 핸들 아래에도 꽤 넉넉한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압권인 것은 센터 콘솔이다. 수납공간이라기보다 아예 창고로 불러야 할 것 같은 깊고 넓은 공간이 운전자의 오른 팔 아래에 마련됐다.

뒷좌석에는 공간을 좌우로 구분하는 센터터널이 없다. 사륜구동이 아닌 앞바퀴굴림인 때문이다. 뒷좌석 바닥이 평평해 셋이 타도 좋을 공간이 된다. 바닥 아래로 소품들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했다. 물건들 수납하기 좋겠지만 수납공간이 너무 많아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찾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겠다.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함이 크게 늘어난다. 512리터의 적재함은 최대 1604리터까지 마법처럼 늘어난다. 필요할 때 화물차로 쓸 수도 있겠고 바닥이 평평해 테일게이트를 열고 누워자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햇살 좋은 바닷가, 혹은 그늘진 나무 아래에 차를 세우고 뒷좌석 바닥을 접어 한 숨 늘어지게 자는 자유를 만끽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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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필러는 많이 누운 채 앞으로 길게 뻗었다. 운전석 앞 공간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사람이 앉는 유효공간이 아니지만 실내의 답답함을 덜어주는 여백으로 큰 효과를 주는 공간이다.

센터페시아도 많이 누웠다. 그곳에 있는 조작 버튼들은 BMW 미니와 유사하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르는 센터콘솔이 높게 배치돼 좌우 시트간 벽을 만들었다. 비행기 조종석같은 분위기다.

드라이빙 포지션은 SUV의 매력이다. 한 번 이 맛에 빠진 운전자는 좀처럼 눈을 낮추지 못한다. SUV를 고집하게 되는 것이다.

3008은 유난히 시트 포지션이 높다. SUV의 매력한 한결 더 빛을 발한다. 쾌적하다. 탁 트인 전방시야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차에 파묻힌 느낌이 아니라 높은데 올라선 기분이다. 트인 시선이 주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물론 이로 인한 약점도 크다. 동적 특성, 즉 무게 중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운전자의 무게 중심이 높아져 코너에서 느끼는 심리적 부담도 상존한다.

바로 이런 면이 실용적인 차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강한 퍼포먼스를 추구하기 보다 적절한 선에서 성능을 즐기돼 실용적인 면을 보다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 강한 코너링이나 고속주행성능보다는 중저속에서의 반응, 기능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이내믹함과 실용성을 조화시키는 차를 만드는 것은 바로 푸조의 컬러이기도 하다.

가죽 스티어링휠은 쥐는 맛이 좋다. 골프 GTD의 핸들처럼 아랫부분 잘린 D 스타일이다. 운전하는 즐거움을 더 크게 해주는 자극적인 요소다. 시각적으로도 긴장감을 준다. 고성능에 맞는 스타일이다. 비록 이 차가 고성능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티어링 성능에 있어서만큼은 단단하고 정확하다는 푸조의 피를 가진 차다. 그런면에서 어울리는 핸들이다.

시동이 걸려 있는 차의 운전석에 들어가 앉으면 색다른 느낌이 든다. 조용함. 아늑함. 푸조답지않은, 그것도 디젤엔진을 얹은 푸조 답지 않은 느낌에 한동안 어색하다.

왜일까.

소리다.

조용함. 그것은 그동안의 푸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요소였다. 자연스럽게 시동을 걸려는 동작을 취할 만큼 공회전 상태의 이 차는 조용했다.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넘치는 힘은 아니다. 2% 비는 듯한 저스트 파워. 100km/h 전후의 실 주행영역에서는 전혀 불편하지 않다. 배기량 1.6리터에 110마력.

1640mm에 이를만큼 차가 높다보니 고속에서의 바람소리는 피할 수 없는 체격이다. 빠른 속도에서 윈드 실드에 부딪히는 바람소리는 어쩔 수 없다. 바람소리는 그러나 듣기 싫은 정도가 아니라, 속도감을 즐기기에 적당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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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앞 유리창에 반사하는 형식이 아니다. 별도로 수납되는 투명창을 통해 속도정도와 거리정보를 표시한다. 앞차와의 거리정보가 거리가 아닌 시간으로 표시되는 점은 특이하다. 차간거리경고 시스템이다. 속도에 따라 잠재적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 표시하는 것. 앞차와의 시간거리가 설정해 놓은 시간보다 짧으면 헤드업디스플레이에 경고등이 뜬다.

307, 308에서 열렬한 반응을 얻었던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는 여기에도 적용됐다. 쾌청한 하늘을 만끽하며 달리는 기분은 다른차에서 보기 힘든 매력 포인트. 요즘에는 다른 차들이 벤치마킹하는 요소다.
글래스 루프는 동승자들이 더 좋아한다. 답답한 실내에 갇혀있는 느낌을 없앨 수 있어서다.

편안한 질주가 이어졌다. 차의 흔들림이 기분 좋다. 피칭과 롤링이 적당한 수준에서 절제돼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차체 강성이 높은 보디덕분에 비슷한 체격의 다른 차에 비해 흔들림이 덜하다. 비틀림 강성이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그런 부분에서 오는 주행안정감 돋보인다. 평균을 넘는 우수한 수준이다.

엔진은 디젤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조용하고 얌전한 편이다. rpm 2000 이상으로 올라오면 디젤 특유의 음색이 들린다. 2000 rpm 이하에서도 충분히 힘을 내며 일상주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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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연비는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있다. 이 차도 예외가 아니다. 공인연비 19.1km/L를 자랑한다. 힘이 달린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곧 라인업에 추가될 2.0 엔진을 기다리는 것도 좋겠다.

제로백 등 제원표상의 성능 수치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110마력, 제로백 12.2초, 최고속도 180km/h. 하지만 체감속도는 그렇게 느리거나 미련하지 않다. 가속감은 느슨하다. 그나마 고속으로 넘어가면 인내력이 필요하다. 탄력있는 반응은 아니다.

6단 MCP를 장착한 3008은 시속 100km일 때 4단에서 3200, 5단 2500, 6단 2100 정도의 rpm을 보인다. MCP는 자동변속기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수동변속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푸조의 독특한 매커니즘이다.

패들 시프트는 핸들과 분리돼 왼쪽이 다운, 오른쪽이 업이다. 시프트 패들은 핸들에 붙어있지 않고 따로 고정됐다. 핸들을 돌려도 패들은 돌아가지 않는다. 코너에서 시프트패들을 조작할 때 유리한 구조다.

변속기를 수동모드에 놓고 가속을 하면 40km/h에서 2단으로, 70km/h에서 3단으로 변속이 일어난다. 100km/h에서는 4단, 130km/h에서 5단, 170km/h에서 6단 변속이 각각 이뤄진다.

60~80km/h 구간에서 슬라럼 테스트를 했다. 차고 높은데다 사륜구동도 아니어서 불리할 수 있는 구조다. 슬라럼이 이어질수록 안정됐던 자세는 점차 흔들림의 폭을 더했지만 컨트롤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이즈가 크지않아 뒷부분 거동도 좋은 편이어서 운전자가 편하게 차를 다룰 수 있다.

6단 MCP에는 P가 없다. D대신 A로 표기됐다. A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가 슬금슬금 움직이는 클리핑 현상도 없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곧 적응이 됐다.

계측기(영국 레이스로직사의 비디오 브이박스 라이트)를 이용해 수차례 제로백 거리와 시간을 측정했다. 메이커 발표 제로백은 12.2초였지만 13초, 14초대로 기록이 나왔다. 최고기록은 제로백 타임 12초86, 거리는 218.0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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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아 측정한 제동시간은 3.02초, 거리는 44.71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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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는 독일차와는 또다른 유럽차의 면모를 가졌다. 합리적, 기능적이면이 훨씬 더 부각된다. 성능도 합리적인 선에서 적절하게 타협을 하고 허세를 부리는 법도 없다. 필요한 부분에는 컴팩트 카에도 과감하게 첨단 장비를 도입하지만 겉치례에는 인색하다. 프랑스의 합리성이 배어있는 차, 대중성에 기반 둔 푸조가 만든 차. 3008은 그런 차다.

3900만원 전후의 가격대로 팔릴 전망이다. 합리적인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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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종훈의 단도직입.jpg오종훈의 단도직입

가속도중 변속 반응이 거칠다. 측히 2, 3단으로 시프트업이 일어날 때 차는 멈칫 거리며 순간적으로 어쩔 줄 모른다. 위의 제로백 그래프에도 가속 순간의 멈칫거림이 잡혔다. 처음 느껴보는 변속감. 왜인지 궁금하다.
내비게이션이 없는 것은 아쉽다. 적정한 수준의 내비게이션이 내장되어 있다면 훨씬 더 이 차의 상품가치가 높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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