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K7

조회 수 5735 추천 수 0 2010.01.26 22: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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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7은 기아차가 새로만든 준대형차다. 로체와 오피러스를 잇는 모델로 같은 집안인 현대차 그랜저와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운명이다.

하필 K7일까. 함부로 지은 이름이다. 홍길동 개똥이 틈에 낀 마이클 같은 느낌, 물 위에 뜬 기름같은 이름이다. 기아차 라인업에서 프라이드, 포르테, 로체, 오피러스로 이어지는 모델 이름 가운데 K7은 단연 튄다. 기아, 한국 통치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따온 K에 대형 세단을 의미하는 7을 조합한 이름이라는 설명이다.

작명이 너무 작위적이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기아도 안다. 수출할 때에는 K7을 버리고 '카덴자'라는 이름을 쓰기로 한 것을 보면 기아 스스로도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는 말이다. 기아차 전체의 모델 이름을 K1부터 K8 까지 바꾸던지 아니면 K7에 숫자 아닌 이름을 다시 지어줘야 하는 게 자연스럽다. 족보 있는 집에서는 이름을 함부로 짓지 않는다.

쌍심지를 켠 듯한 헤드램프는 무척 강한 인상을 남긴다. 성공한 디자인이다.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는 모습이니 말이다. 강한 인상은 편안함과는 거리가 있다. 쌍심지 켜고 치켜뜬 눈을 편안한 자세로 보기가 쉽지않다.

차는 크다. 5m 가까운 길이에 폭은 1.8m를 넘긴다. 휠베이스가 2,845mm에 이른다.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크기. 이른바 슈라이어 라인은 차 곳곳에 자리잡았다. 가만히 차를 보면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여기 저기서 문제의 라인들이 드러난다. 그 선들을 찾아내는 재미 또한 괜찮을 듯 하다. 그런데 모두 몇 개일까? K7에는 모두 몇 개의 슈라이어 라인이 숨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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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과 나무. 인테리어는 고급차의 공식을 잘 따르고 있다. 핸들과 도어패널, 센터 페시아 등이 그랬다. 하지만 소재의 질감은 고급감이 떨어진다. 손에 잡히는 핸들의 가죽은 야들하고 보드러운 가죽이 아니었다. 번쩍 거리는 광택을 가진 나무도 그리 좋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번쩍이는 광택보다는 광택을 벗어버린 ‘무광’을 선호한다. 손자국도 나지않고 때도 잘 타지 않을 뿐 아니라 자주 닦아주지 않아도 어지럽지 않아서다. 천성의 게으름으로 광택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음이 문제이니 광택이 문제라기 보다 귀차니즘에 사로잡힌 기자의 문제가 크다.

센터 페시아는 위쪽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무광, 아래쪽 공조 스위치가 있는 부분은 광택 재질이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에는 텅 빈 수납공간이 자리했다.

핸들에는 열선이 내장돼 있어 추운 겨울에도 열기를 뿜어내고 시트에는 열선과 냉풍 기능이 있어 여름 겨울에 두루 편하겠다.

실내 지붕에는 무드 등이 가로질러 자리했다. 무드 등이 꼭 필요한지 모르겠다. 이런 저런 편의장치들이 필요한 고급차라고 하지만 이런 류의 무드 등이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다른 차에 없는 뭔가를 집어넣어야 하는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부분일지 몰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거 생략하고 차 값 좀 싸게 해주는데 만족감을 표할 것이다. 실내 무드등은 소비자가 아니라 개발자의 만족을 위한 부분이다.

뒷좌석에는 센터터널이 낮아져 거의 없다시피했다. 덕분에 공간 쓰임새가 좋아졌다. 제한된 공간을 넓게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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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7에는 세 종류의 엔진이 적용된다. 세타 2.4, 뮤 2.7, 람다 3.5 엔진이 그것이다. 시승차는 3.5 람다 엔진을 얹은 최고급 모델이다. 290마력에 34.5kg.m의 힘이 6단 자동변속기에 의해 컨트롤된다.

힘은 여유가 있다. 정지상태에서 가속을 해서 속도를 높이는 데 시속 200km를 쉽게 돌파했다. 그 속도에서도 가속페달에 여유가 있었다. 가속페달은 마지막 순간에 한 번 걸리는 킥 다운 버튼이 없다. 아무 저항 없이 바닥까지 내준다.

공회전 상태에서 정숙성은 놀랍다. 실내는 적막강산이다. 하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점차 변한다. 속도에 비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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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120km는 일상 주행영역의 고속구간이라 할 수 있다. 이 구간에서 바람소리가 꽤 실내로 파고든다. 공기저항계수(CD) 0.29 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엔진음은 잔잔해 바람 소리에 묻힌다. 노면 잡소리도 실내에서 들리는 편이다. 방음대책을 좀 더 보완해야 대형세단으로서 얼굴이 서겠다. 대형세단에 ‘준’하는 준대형세단이라 그 정도까지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스티어링휠은 크다. 큰 스티어링 휠이 2.8 회전만에 완전히 감긴다. 크지만 타이트한 핸들링을 암시한다. 코너에서 핸들을 잡아 돌리며 빠르게 빠져나가는 손맛을 제법 느낄 수 있다.

급출발 하면 초기에 살짝 헛바퀴를 돌고 앞으로 돌진한다. VDC, 차체자세제어장치는 기본 장착됐다. 3.5 모델에는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이 기본 적용된다. 스포츠 모드와 노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서스펜션이다. 거친 노면, 코너에서 빛을 발하는 부품이다. 서스펜션은 가끔 통통 튀는 느낌을 전한다. 썩 유쾌하지 않는 반응이다.

적지 않게 기울면서 앞으로 뻗은 A 필러가 좌우 회전할 때 시야를 가로막는 경우가 생긴다. 필러가 두껍기도 하거니와 앞으로 뻗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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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은 갖췄다. 하지만 고급차에서 느낄 수 있는 무게감은 찾기 힘들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 도로에 달라붙는 밀착감, 외부와 격리된 듯한 아늑한 느낌 등등. K7에서 좀처럼 느끼기 힘든 부분들이다. 이런 저런 편의장치들로 구색은 잔뜩 갖춰놓았지만 이것들이 차와 조화를 이루며 일체화되고 차의 품격을 한단계 높이는 데에는 별다른 구실을 못하고 있다. 그냥 하나하나 늘어놓은 느낌이다. 고급차로서는 치명적 약점이라 아니할 수 없다.

K7은 그랜저와 쏘나타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못면하게 생겼다. K7보다 불과 한달 뒤에 나온 그랜저는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백은 물론 사이드 & 커튼 에어백까지 모든 트림에 예외없이 기본으로 “깔아버렸다.” K7은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백이 기본일 뿐이다. 얄밉게도 그랜저가 좀 더 싼 값에 팔린다. K7으로서는 야속할 노릇이다.

쏘나타도 K7 뒤통수 치기에 합류했다. 쏘나타 2.4가 K7 2.4보다 월등한 출력을 자랑해서다. 2.4 GDi 엔진을 얹어 201마력의 힘을 내는 쏘나타 2.4에 비해 K7 2.4는 고작 180마력에 만족해야 한다. 그랜저나 쏘나타를 포기하고 K7을 사야하는 이유가 궁색해지는 것이다. 현대차를 뛰어넘어서는 안되는 기아차의 숙명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jpg오종훈의 단도직입

가볍다. 고속주행 안정성이 그래서 좀 떨어진다. 고급차 답게 고속에서 묵직하게 가라앉는 맛이 아쉽다. 6단 변속기는 5000rpm 넘게 사용하게 변속레버를 통해 잔진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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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K7

2.4

2.7

3.5

2.7 LPI

전장 X 전폭 X 전고 (mm)

4,965 X 1,850 X 1,475

휠베이스 (mm)

2,845

엔진성능

형식

I4

V6

V6

V6

배기량
(cc)

2,359

2,656

3,470

2,656

최고출력
(ps)

180

200

290

165

최대토크
(kg
·m)

23.5

26.0

34.5

25.0

공인연비
(km/
)

11.8

11.0

10.6

8.6

IMG_0016.jpg IMG_0018.jpg IMG_0020.jpg IMG_0031.jpg IMG_0039.jpg IMG_0043.jpg IMG_0047.jpg IMG_0050.jpg IMG_0053.jpg IMG_0057.jpg IMG_0060.jpg IMG_0062.jpg IMG_0065.jpg IMG_0069.jpg IMG_0070.jpg IMG_0110.jpg IMG_0286.jpg IMG_0288.jpg IMG_0294.jpg IMG_0296.jpg IMG_0298.jpg IMG_0304.jpg IMG_0308.jpg IMG_0311.jpg IMG_7911.jpg IMG_7924.jpg IMG_7989.jpg IMG_390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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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11

2010.01.27 08:56:03

디자인만 국적없는 불분명한 디자인인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성능도 그닥 뛰어나지 않군요. 디자인이 국적없다함은 아우디의 궁둥이를 너무베껴서 그런느낌을 받습니다. 그렇다고 아우디 궁둥이같은 샤프함도 못느끼겠고.. 피터의 실력은 오직 호랑이 콧구멍에만 있는듯.

오종훈

2010.01.31 00:06:46

피터 슈라이어가 아우디에도 있었다지요. ^^. 댓글 감사드립니다. 자주 들러주세요..

22

2010.02.02 15:12:00

K7의 차명이 어색하다라는 것은 너무도 주관적인 생각인듯합니다. 본인 블로그니 당연할 수도 있지만.. 새로 나온 VG만 K7인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은 아닌가요? 나머지 차들도 VG 출시시점과 동시에 차명을 다 바꾸는게 맞는건가요? 그런 멍청한 짓을 한 경우가 있나요? 기자라면 논리 있는 비평은 좋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특정 회사를 까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봅니다. (혹시 기자가 아니시라면 죄송합니다.)

오종훈

2010.02.03 16:34:40

기아차가 그렇게 열심히 이름을 지어놓고 정작 수출 차에는 카덴자라는 다른 이름을 달았지요. 왜 그랬을까요. 제 논리는 앞에 다 설명을 했구요. 동시에 차 이름을 다 바꾸지는 않는다고 해도 앞으로 나올 차들의 이름을 차례로 바꿔야 기아차 K7 이라는 네이밍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지요. 하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네요.
K7을 칭찬하는 많은 글들이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제 글이 비판적으로 보이는 것은 다른 글들이 너무 칭찬 일변도여서 그렇게 보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전 제글이 비판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하려고 노력을 하면서 시승기를 쓰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칭찬을 아끼지 말고 지적도 제대로 하려는 게 제 뜻입니다. 기자냐 블로거냐는 큰 의미가 없겠지요. 굳이 따진다면 자동차 글 써서 밥 먹고 사니 자동차 전문기자로 불러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33

2010.02.04 09:58:36

자동차를 좋아하는 블로거입니다. 시승기 잘 봤는데요, 국산차 중에 고속에서 묵직하게 가라앉는 맛이 느껴지는 차가 있었던가요? 벤츠도 아니고... 더 고급차인 에쿠스도 고속에서 영 불안하던데. 이건 국산차 전체의 단점이지 K7의 단점이 아니죠. K7은 오히려 다른 국산차보단 하체가 단단해서 그나마 안정성이 좀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고 국내 차명은 다른 차들도 앞으로 K3, K5 이렇게 바꿀만 하니까 K7로 그 시작을 한거죠. 미국에선 인지도때문에 옛날부터 사용하던 이름을 원래 잘 안바꿉니다. 미국에선 아반떼도 아직 엘란트라고 로체도 아직 옵티마 이름을 씁니다. 그러니 K시리즈로 바꾸기가 애매하니까 카덴자라는 이름을 지었겠죠.

기자라고 하시는데 오타가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오네요. K7을 보리고 > K7을 버리고, 소재이 질감은 > 소재의 질감은 등등... 앞으로도 종종 들리겠습니다. 좀 더 객관적인 기사 기대하겠습니다.

오종훈

2010.02.04 10:56:54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고쳤습니다.
고속주행안정성 면에서 국산차가 약한 것은 맞습니다만 K7은 고급차라 하기엔 더 많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체어맨 제네시스 SM7 정도면 그래도 고속주행성능이 괜찮은 편이지요.
K7이라는 이름은 아무리 봐도 어색합니다만 의견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게 좋아보일 수도 있긴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깨꿍

2010.02.05 04:47:59

오종훈 기자님 화이팅~

dddd

2010.02.09 12:55:34

누가 봐도 K7이라는 이름은 뜬금없고 황당한건 사실아닌가..ㅎ..차라리 독일브랜드 흉내낼거면 진작 K시리즈로 쭉 깔던가...아니면 K7도 기존처럼 고유명사로 이름을 짓던가...무슨 중구난방 라인업에 뒷부분이랑 앞뒤 라이트는 심하게 아우디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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