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멎는다. 압도적이다. 상대방을 주눅 들게 만드는 사이즈다. 단순히 덩치만이 아니다. 크기에 어울리는 커다란 심장과 발군의 달리기 실력, 타인까지 배려하는 첨단 안전 기술, 모두 놓치지 않았다. 쉐보레의 초대형 SUV 타호다.

쉐보레의 풀사이즈 대형 SUV 타호를 타고 서울 양재동에서 경기도 용인의 양지파인리조트까지 왕복 88km를 시승했다. 타호는 미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대형 SUV다. 지난해에는 연간 10만 대 판매를 넘긴 유일한 대형 SUV라는 기록을 남겼다.

국내 판매는 5세대로 진화된 모델부터 시작한다. 타호의 등장으로 쉐보레는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부터 풀사이즈 대형 SUV인 타호까지 SUV 풀라인업을 완성했다.

5,350×1,925×2,060mm의 크기. 압도적이다. 골리앗을 만난 기분이다. 휠베이스 3,071mm로 광활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2+2+3의 시트 구조다. 2열을 좌우 분리형 2인승 시트로 구성해 고급스럽게 꾸몄고 3열을 3인승으로 구성했다.

화물 적재공간도 넉넉하다. 기본 화물 적재 공간은 722리터이지만, 2열 까지 모두 접을 시 최대 3,480리터로 적재 용량이 늘어난다. 부피가 큰 짐을 적재하거나, 코로나로 요즘 대세인 차박 여행에 안성맞춤이다.

2열 착석 시 무릎 앞 주먹 두 개와 머리 위로 주먹 하나 반의 공간이 있다. 센터터널은 존재하지 않고, 평평한 바닥으로 3열에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 보통의 대형 SUV가 3열 착석 시 무릎 앞 공간이 좁지만 타호는 3열에 착석해도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가 들어가며, 머리 위로도 주먹 하나의 공간이 남는다.

공간이 말하는 여유로움이 한계를 넘어선다. 온 가족이 편하게 모여 오순도순 정겹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진짜 대형 SUV다.

1열 헤드레스트 뒤에는 HDMI 포트 2개,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 2개를 지원하는 12.6인치 듀얼 컬러 터치 디스플레이가 기본 장착됐다. 또한, 콘솔 내부뿐만 아니라 2열, 3열을 포함한 8개의 USB포트를 적용해 장거리 여행 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센터페시아 위에 10.2인치 고해상도 컬러 터치스크린이 불뚝 솟아올랐다. 케이블 없이 블루투스 기능으로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연결할 수 있다. 운전석에는 12인치 컬러 계기판과 1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주행 중 차량의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캐딜락에서 사용되는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가 장착돼, 주행 중 차량의 후면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타호에는 기존 기어노브 방식의 변속기 대신 터치 스크린 옆에 버튼 방식의 변속기가 적용됐으며, 앞뒤 275/50R 22의 타이어가 장착됐다.

락투락 3.2회전 한다. 길이 5.4미터에 육박하는 거구를 다루기에 적당한 조향비다. 적당한 반발력을 가진, 묵직하고 부드러운 조향반응이다.

최고 출력 426마력/5,600rpm, 최대토크 63.6kg.m/4,100rpm 6.2리터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타호에는 V8 엔진의 효율성을 끌어 올려주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17개 모드로 엔진 실린더를 비활성화해 연비 악화를 막는다.

전속력으로 돌진시켰다. 황소의 울부짖음 같은 엔진 배기음을 내뿜으며 달려나간다. 육중한 몸매에 어울리지 않는 발군의 달리기 실력을 뽐내며 움직인다. 체구를 불린 4번 타자가 볼을 쳐내고 힘차게 주루하는 모습이다.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은 높지 않다. 조용하고 아늑하며, 편안하다. 타호에는 지엠이 자랑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이 장착됐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은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최적의 승차감을 구현한다. 이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 덕분에 타호는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승차감을 이어나갔다.

용인의 양지리조트에서는 스키 슬로프를 등반하는 오프로드 체험이 이어졌다.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이 지상고를 자동으로 최대 50mm까지 높여 험로 주행을 이어갔다. 경사각 30도의 가파른 스키슬로프를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거슬러 올랐다. 작전 명령을 수행하는 군인처럼, 완벽하게 올라갔다.

정상에 오른 뒤에는 내려가야 하는 법. 타호에는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이 있다. 디센트 컨트롤 기능은 보기만 해도 그냥 미끄러져 내려올 거 같은 경사면을 슬로 모션처럼 완벽하게 자세를 제어하며 정해진 속도로 천천히 하강해 내려왔다. 경사면을 오르고 내리는 동안, 주변 장애물을 만나면 타호의 360도 서라운드 뷰가 주변을 비춰 만일의 사고를 대비한다.

트레일링 하치 체험이 이어졌다. 타호의 견인력은 최대 3,402kg. 준비된 카라반은 3톤에 육박했다. 3톤의 카라반을 끌고 오르막길 중간에서 정차후 출발해도 타호는 카라반의 무게에 밀리지 않고 거뜬히 움직이는 강인한 힘을 보여준다.

쉐보레는 타호의 예약 구매자의 연령층이 30대부터 50대까지 넓은 폭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진짜 대형 SUV로 아버지들이 좋아하는 차로 떠오르고 있다는 증거다.

타호 시승차는 하이 컨트리 트림으로 가격은 9,253만 원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