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섹시한 자태. 르노삼성이 XM3 2022년형 모델을 새로 내놨다. 유럽에서는 르노 아르카나로 판매되는 모델이다.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고 파워트레인은 그대로다. TCe 260과 1.6 GTe 두 개의 가솔린 엔진에 1개 트림을 줄여 5개 트림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TCe 260을 타고 자유로를 달렸다.

인카페이먼트 시스템이 무엇보다 재미있다. XM3의 가장 특징적인 변화로 꼽을만한 기능이다. 차에서 쇼핑이 가능하다. 주유소는 물론 커피숍, 카페, 음식점 등으로 카페이 시스템의 범위를 확 넓혔다. 센터페시아 모니터 앱으로 커피, 김밥, 햄버거는 물론 심지어 삼계탕까지도 주문할 수 있었다. 주문한 뒤 해당 업소를 찾아가 전달받는 시스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나갈지 기대가 크다. 인카페이먼트 시스템은 자동차가 움직이는 디지털 기기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고속화도로 및 정체 구간 주행보조 시스템이 더해졌다. 정차 및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LCA) 시스템은 TCe 260 RE 시그니처 트림에 기본 탑재했다. 차간 거리는 시간 거리로 표시하고 차로의 중앙을 유지하며 반자율 운전을 훌륭하게 해낸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가 너무 빨리 뜬다. 안전을 위해선 나쁠 게 없다. 아주 가끔 차선을 넘어가는 일도 있어 조금 더 다듬을 필요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아직 완전 자율주행단계가 아닌 만큼, 운전을 보조해주는 기능으로 인식하고 이용하면 되겠다.

이지 커넥트로 업그레이드해 스마트폰 앱으로 원격 시동, 온도 조절, 내비게이션 목적지 전송도 가능해졌다. 마이 르노삼성 앱을 통해 차량 등록을 한 뒤 이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디자인이다. 쿠페 라인의 루프를 적용한 SUV로 독특한 실루엣을 가졌다. 차체 높이는 1,570mm로 조금 낮추고 최저지상고는 186mm로 경쟁모델들보다 조금 높다. 최저 지상고가 높아 오프로드 주행에 유리하고 SUV 스타일이어서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쿠페 스타일로 섹시한 자태까지 가졌다. 2열 공간에 앉아보면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 반, 머리 위로 주먹 하나 공간이 남는다. 스타일링의 승리다.

TCe 260, 260은 Nm으로 표기한 엔진의 토크를 의미한다. 정확하게는 255 Nm인데 반올림한 숫자로 260이라 표기한 것. 255 Nm은 26kmg에 해당한다.

1.3ℓ 가솔린 터보 엔진은 152마력의 힘을 내는데 실 주행 영역에서 딱 좋은 힘을 내어준다. 배기량이 작아 보이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터보를 얹었고 게트락 사의 7단 DCT가 조율해 작은 배기량에서 기대 이상의 힘을 보여준다. 게다가 몸무게가 가볍다. 공차중량 1,345kg으로 마력당 무게비가 8.8kg에 불과하다. 1.3ℓ 가솔린 엔진을 가진 SUV의 마력당 무게비가 8.8kg, 그러니까 10kg도 안 된다니.

0-100km 가속 테스트를 9차례 해본 결과는 베스트타임 10.54초, 평균 10.82초였다.

무난한 성능이다. 비교적 조용한 편으로 중저속 구간에서는 엔진 소리 듣기가 힘들 정도다. 고속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면 바람 소리가 커지지만, 불안감보다는 재미를 느낄만한 수준이다. 서스펜션은 적당한 탄성으로 차체를 지탱하며 달린다.

배기량 작은 엔진으로 무리 없이 고속주행을 해낸다. 터보를 이용해 알뜰하게 힘을 쓴다. 빠른 속도에서는 노면 굴곡을 따라 흔들림이 전해진다. 앞바퀴 굴림이어서 빠른 코너링을 시도하면 살짝 기울어지는 느낌과 약한 언더스티어링이 전해진다. 속도를 낮추면 언더스티어링은 바로 제자리를 찾아온다.

고속주행까지 무리 없이 해내지만 그렇게 강한 드라이브는 어울리지 않는다. 짜릿한 주행보다는 편안하게 유유자적하게 움직이는 게 더 잘 어울린다. 80~100km/h 전후의 속도로 편안하게 움직이는 게 가장 좋다.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시도했다. 무게가 앞으로 쏠려 있는 구조라 앞이 콱 처박힐 줄 알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강한 제동의 느낌이 온 뒤 균형을 유지하며 제동을 마무리한다. 긴급 상황이라면 과감한 제동을 해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을 정도의 반응을 보인다.

파주-서울간 55km를 이동하며 연비를 살펴봤다. 외기온도 33도에 운전자를 포함해 2명의 탑승객이 있었다. 공인복합연비는 13.2km/L. 실주행 연비는 20.4km/L를 기록했다. 폭염에 2명을 태우고도 리터당 20km를 넘는 연비를 보였다. 엔진 오토스탑, 듀얼 클러치, 가벼운 몸무게 등이 연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결과다.

‘KNCAP 1등급’으로 평가받았다. 안전에 관해서는 최고 수준임을 증명받았다고 보면 되겠다. 실내공기질 검사에서는 모든 항목에서 기준치를 만족했다. 에어퀄리티 센서와 컴바인드 필터를 적용한 결과다. 에어 퀄리티 센서는 질소산화물과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등 유해 물질 40% 이상 줄여준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

판매가격은 1.6 GTe ▲SE 트림 1,787만원 ▲LE 트림 2,013만원 ▲RE 트림 2,219만원. TCe 260 ▲RE 트림 2,396만원 ▲RE Signature 트림 2,641만원(개소세 3.5% 기준) 이다.

르노삼성은 MZ세대의 눈높이에 XM3를 맞추고 있다. 쿠페라인을 적용한 SUV로 섹시한 디자인을 완성했고 그 안에 젊은 세대의 입맛을 겨냥한 인카페이먼트 시스템과 이지 커넥트 등 다양한 기능들을 채워 넣었다. 생활 속의 소소한 재미를 쏠쏠하게 누릴 수 있는 잘생긴 SUV다. 요즘 젊은이들처럼….

오종훈의 단도직입
룸미러를 가리는 부분이 많다. 뒤로 낮아지는 지붕이 룸미러의 윗부분을 가리고, 2열의 헤드레스트 3개가 아랫부분을 가린다. 그래서 룸미러를 통해 보이는 뒷부분의 시야는 좁다. 쿠페 스타일을 적용한데서 오는 거의 유일한 단점이 아닌가 싶다.
음성명령 시스템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도, 방송국 선택도 잘 안 된다. 음성명령 시스템은 편하게 이용하라고 있는 건데 사용하기가 어렵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