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타이칸 개발에 60억 유로, 한화로 약 7조원을 투자한다.

포르쉐 최초의 전기 자동차인 타이칸은 최고 출력 600마력(440 kW)을 발휘하는 2개의 PSM(permanently excited synchronous) 모터로 구동한다. 배기가스 배출 없이 정지 상태에서 3.5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고 시속 200km까지는 12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00 km(유럽 NEDC기준)까지 주행 가능하다. 친환경에 더해 최고의 성능을 갖춘 전기차로 만들어 낸 것. 타이칸은 현존하는 최강의 전기차 자리를 노리고 있다.

포르쉐 AG 이사회 부회장 및 재무/IT 담당이사 루츠 메쉬케는 “2025년까지 포르쉐 모델의 50퍼센트 이상이 전동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타이칸이 그 첫 모델이 되는 것.

포르쉐는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열기위해 차량 개발은 물론 생산공장과 인력 채용등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다. 우선 타이칸 개발과 출시에 60억 유로(약 7조 6,000억원)를 투자하고 1,20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전기차가 떠오르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포르쉐는 다시 한번 스포츠카의 미래를 준비 중이다.

타이칸은 수 차례 르망 레이스 우승을 이끈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와 주요 기술을 공유한다. 800V 기술이 대표적이다. 800V 기술을 통해 배터리부터 전기 장치의 레이아웃, 출력부터 충전 단계까지 전체적인 전기 구동 경로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포르쉐는 이 같은 선구적인 접근뿐 아니라 최적의 800V 구성 요소 개발을 통해, 액체 냉각 리튬 이온 배터리 등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단 4분 충전으로 100km(유럽 NEDC 기준)를 달릴 수 있는 것 역시 800V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터 스포츠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발해온 포르쉐는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출력 밀도를 완성해냈다. 포르쉐는 포뮬러 E 2019/2020 시즌에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기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르쉐는 타이칸 출시에 맞춰 급속충전 시스템을 보급하는 등 전기차의 주행 환경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급속 충전 프로세스는 강력한 충전 시스템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포르쉐는 가정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22kW의 용량을 갖춘 포르쉐 모바일 차저 커넥트를 통해 밤새 집에서 타이칸을 충전할 수 있다. 자기 유도 기술을 통한 충전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포르쉐는 BMW그룹, 다임러 AG, 포드 모터, 아우디를 포함한 폭스바겐 그룹과 함께 합작 투자한 ‘아이오니티(IONITY)’ 를 통해 2019년까지 유럽 전역에 충전 지점당 350kW의 용량을 제공하는 400개의 고출력 충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폭스바겐 그룹이 일렉트릭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 프로젝트를 통해 2019년부터 미국 전역300개의 고속도로에 최대 350kW 용량의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포르쉐는 타이칸 출시를 앞두고 최대 20개 시장 내 호텔 등의 거점 지역에 2.000개 이상의 AC 충전소를 설치키로 했다. 고객들은 포르쉐 충전 서비스를 통해 포르쉐 충전 네트워크에 접근 가능하다. 유럽 전역에서 충전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각각 다르지만, 포르쉐는 중앙 통제식으로 청구 시스템을 관리할 예정이다.

포르쉐는 타이칸 생산공장 준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생산라인은 독일 주펜하우젠 주 공장 내부에 건설중이다. 타이칸의 생산 및 조립 시설은 ‘공장 안의 공장’이라는 콘셉트로 포르쉐의 전통적인 조립 방식을 벗어나 더욱 효율적인 접근법을 제시한다. 생산 및 물류 담당 이사 알브레히트 라이몰드는 “포르쉐는 플랙시-라인(Flexi-line) 생산 방식으로 시리즈 생산 공정에 무인 운송 시스템을 적용한 최초의 자동차 제조 업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통적인 생산 방식의 이점과 조립 과정의 유연성을 결합해, 동일한 공간을 사용하면서도 작업 주기를 늘릴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다. 또한, 포르쉐는 탄소 중립화를 유지하고 환경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는 제로 임팩트(zero-impact) 공장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포르쉐는 타이칸 생산으로 주펜하우젠에서만 약 1,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포르쉐 AG 인사 및 사회 이사회멤버 안드레아스 하프너는 “타이칸 개발 및 생산을 통해 포르쉐 역사상 가장 큰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타이칸 생산 및 개발을 통해 포르쉐는 숙련된 스포츠카 생산 기술자와 신규 직원들 간의 균형 잡힌 조직 구성을 동시에 꾀한다. 또한, 주펜하우젠 교육 센터 건물의 프로덕션 홀에서 대규모 트레이닝도 시작할 예정이다. 약 1,200개의 디지털 전환 트레이닝 자료 보유한 디지털 학습 플랫폼은 직원들의 수요에 따라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하며, 포르쉐의 전동화 및 디지털 시대로의 여정에 맞춰 모든 직원에게 제공된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