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세단을 탄 느낌이었다. 렉스턴 스포츠는 픽업이라고 보기 힘들정도의 놀라운 승차감을 바탕으로 강한 성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렉스턴 스포츠의 미디어 단체 시승회가 18일 강원도 춘천시 소 남이섬에서 개최됐다. 시승코스는 소 남이섬을 출발해 동홍천 휴게소를 왕복하는 86km 구간에서 진행됐다.

빨간색 렉스턴 스포츠는 마치 트레이닝 복을 입은 근육질의 건강미 넘치는 보디빌더를 닮았다. 전면부는 기존의 G4 렉스턴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A필러에서 B필러까지의 디자인은 정통 픽업 트럭을 빼다 박았다. 당장 미국시장에서 현지 픽업트럭들과 경쟁해도 좋을 정도다.

운전석에 앉았다. 픽업트럭의 저렴한 이미지를 한 번에 날렸다. 열선 기능이 들어간 스티어링 휠은 가죽소재를 적용해 그립감과 촉감이 고급스러웠다. 센터 페시아의 내비게이션도 9.2인치 터치 식으로 시인성이 좋았으며 조작이 매우 편했다. 또한, 운전석 시트도 굉장히 편했다. 허리가 안 좋은 기자에게 특히 인상적인 시트였다.

코란도 스포츠에는 없던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이 차에서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안전성에서도 한 번 더 신경을 썼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달리기 시작했다. 출발 후 렉스턴 스포츠의 5링크 다이내믹 서스펜션은 비포장도로의 충격을 받아내며 달렸다. 비포장도로의 굴곡에 맞춰 춤을 추듯 통통 거리며 움직였다.

초반 비포장도로구간을 저속으로 달린 뒤, 본격적으로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기 전 선두차량의 안내에 맞춰 4륜구동 모드로 달리던 차는 2륜구동 모드로 바꿨다.

렉스턴 스포츠의 장점은 전자식 4륜구동 가변모드로 평상시에는 2륜모드로 주행하다 눈길 등 노면이 안 좋은 상황에서 4H 모드로 바꿀 수 있다. 또한, 급경사 길을 지날 때 4L 모드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급경사길을 지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자식 4륜구동 가변모드는 수시로 주행모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상시사륜구동시스템보다 연비가 좋다.

도로에 달리는 순간, 렉스턴 스포츠는 디젤엔진이지만 시끄럽지 않고, 힘을 배분할 줄 알며 편안하고 조용했다. 다만 2H 모드에서 고속도로 진입하려는 순간 나들목에서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 있었다. 뒷바퀴의 접지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본격적으로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렉스턴 스포츠에 적용된 파워 트레인인 181마력의 LET 2.2 디젤엔진은 고속도로에서 엄청난 힘을 내뿜었으며,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충격 없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시승하기 전, G4 렉스턴에 적용된 벤츠 7단 미션이 아닌 것이 못 내 아쉬웠다. 하지만 아이신 6단 미션이 그 아쉬움을 달랬다.

또한, 255/50R 20인치 타이어는 고속에서도 노면과의 소음과 마찰 없이 부드럽게 편안한 달리기 성능을 보여줬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에 초고장력 쿼드 프레임과 79.2%의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 쿼드 프레임의 단점이 모노코크 바디보다 차가 무겁고 제성능을 못낸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쿼드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렉스턴 스포츠는 5링크 멀티서스펜션과 결합하여 육상선수처럼 힘차게 달렸다.

바람소리는 의외로 크지 않았다. 픽업은 디자인 특성상 바람의 흐름을 잡기 힘들어 바람소리가 크게 들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바람소리가 크지 않았다. 일반적인 세단에 버금갈 수준. 실용 가속 구간인 80~120km/h에서도 2,000rpm을 넘지 않았다. 고속 주행에서도 2,000rpm을 맴돌때가 많았다. 브레이크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누적 계약대수가 5,500대를 돌파해 렉스턴 스포츠를 인도하기 까지 두 달 이상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인기의 비결은 픽업답지 않은 고급감과 합리적인 가격이다. 기존 픽업트럭 같지 않은 고급스러움과 다양한 안전장비, 여기에 더해 2,32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

매력이 하나 더 있다. 자동차 세금이 연간 2만8,500원에 불과하다. 동급 SUV가 연간 60-70만 원 대의 세금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혜택이다.

시승차는 렉스턴 스포츠 2,720만 원 짜리 프레스티지 트림이었다. 옵션으로는 4TRONIC 180만 원, 페션데크랙 45만 원, 9.2인치 HD스마트 미러링 내비게이션& 후방카메라 120만 원,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 60만 원, 운전석&동승석 통풍시트 40만 원, 스타일 패키지 (HID 헤드램프+255/50R 20타이어&20인치 스퍼터링 휠) 95만원 옵션이 적용되어 시승차 차량의 총 가격은 3,260만 원이 된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