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온라인 판매는 성공할 수 있을까?

폭스바겐이 국내 판매를 재개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판매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디젤게이트를 겪으면서 무너지다시피 한 판매망을 온라인 판매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차를 팔겠다는 것.

일단 성공 가능성은 있다고 보인다. 여기서 성공의 의미는 ‘온라인 판매 과정’의 성공이다. 소비자가 컴퓨터를 통해 차를 구매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메이커가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온라인 판매에 실패했던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자동차 메이커가 나선만큼 그런 실패 가능성은 없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던 벤처들이 있었다. 하나같이 실패했다. 2000년대 초 ‘딜웨이’가 대표적이다. TV CF까지 내보내며 호기롭게 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다. 하지만 물량을 확보할 방법이 없었다. 온라인상에서 차를 팔 수 있는 시스템은 갖췄지만, 각 메이커에서 차를 공급받을 방법이 없었다. 가계는 차렸지만 팔 물건이 없었던 셈.

기존 오프라인 판매망을 인프라처럼 깔고 있는 메이커로선 온라인 판매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었다. 온라인 판매는 곧 오프라인 판매망의 붕괴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메이커에서는 온라인 판매업체로 차가 공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리점과 딜러들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후발주자인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가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할 수 있었던 건, 이 같은 인프라 즉 기존 판매망 없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로서 온라인 판매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였다.

그런 면에서 폭스바겐의 온라인 판매는 놀라운 선택이다. 어쨌든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메이커가 직접 나선다는 면에서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봐야 한다. 온라인 판매 시스템이 온전히 작동한다는 의미에서의 성공이다.

판매확대로서의 성공까지는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다. 우선 딜러와 영업사원들의 반발을 해결해야 한다. 디젤 게이트를 겪는 동안 개점휴업 상태로 오랜 시간을 견뎌온 딜러들이다. 이몽룡을 기다렸던 춘향이처럼 판매 재개만을 목 빠지게 기다려온 딜러와 영업사원들이다.

이들은 온라인 판매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딜러들의 전시장을 찾지 않아도 차를 살 수 있다면 딜러의 존재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그 역할이 달라질 것이고, 판매과정에서의 비중은 현저히 낮아지고 이에 따라 수익 역시 낮아질 것임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온라인 판매는 딜러들 간의 경쟁을 어렵게 만든다. 본사가 가격을 결정하게 돼서다. 본사의 가격통제는 결과적으로 가격담합과 다를 바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는 측면이 있다. 궁극적인 온라인 판매는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조건들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구조여야 한다. 하지만 폭스바겐이 말하는 온라인 판매는 강력한 중앙 통제에 의해 경쟁이 배제된 온라인 판매다. 경쟁이 없는 온라인 판매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가장 난감한 건 영업사원들일 수 있다. 가망 고객들을 접촉하고 설득해 계약까지 이끌어내는 영업사원들이 온라인 판매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컴퓨터를 통해 주문, 계약, 입금 등의 과정이 모두 끝난 차를 고객에게 전달해 주는 정도의 일만 남는데, 이 과정에서 영업사원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영업사원들이 사라진다면 그게 고객들에게 꼭 이익이라 할 수 있을까.

구입한 차가 꼭 문제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궁금한 것, 모르는 것, 정기점검 등을 살갑게 묻고 답을 구할 수 있는 영업사원의 존재가 없다면 소비자들은 불편하지 않을까. 물론 고객센터 등을 통해 그런 문제의 일부를 해결할 수는 있다. 그래도, 친절하지만 사무적인 고객센터의 상담원을 대하는 것과, 나에게 차를 판매한 영업사원을 대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영업사원들의 존재 이유는 얼굴을 마주하고 고객을 설득하는데 있다. 몇 대의 차를 비교하며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을 영업사원 없이 어떻게 설득해낼 수 있을까. 그게 읍소이든, 명쾌한 설명이든, 가격할인의 유혹이든, 하다못해 지인관계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든, 온라인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을 영업사원들은 발품과 땀으로 해결해 낸다. 온라인 판매를 하는 회사에서 영업사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발품을 팔고 땀을 흘릴 수 있을까. 그럴 기회라도 있을까.

폭스바겐의 온라인 판매는 성공할 수 있을까?

단순히 원활한 판매과정의 성공이 아니라, 수입차 시장 선두권을 유지했던 예전 수준, 혹은 그 이상의 판매를 달성하는 것이 궁극적인 온라인 판매의 성공이라면, 폭스바겐은 좀 더 지혜롭게 앞서 언급한 문제들에 대처해야할 것이다. 온라인 판매만으로는 성공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