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무리 뛰어난 AI를 탑재한다고 해도 자율주행자동차가 혼자서, 완벽하게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다.

일단, 네트워크와의 완벽한 단절을 가정하는 자율주행은 사실상 지능화된 주행으로서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방의 상황, 도로의 상황을 모르고 달리면 주행이 효율적이지 못하며 마치 눈 감고 달리는 것과 같으니 사고 가능성도 커진다. 그리하여 자율주행자동차에 있어서 ‘Connected Car’ 정의를 넓게 확대한 ‘상시 네트워크-컨넥티드(Always Network Connected)’가 핵심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 Connected 그리고 품질

그 다음, “상시 접속되어 있다” 뿐 아니라 그 속도는 어떠한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시속 200km/h로 달리고 있는 자동차는 1초 만에 55미터를 전진한다. 그 1초는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아주 길고 긴 시간이다. 센싱 → 원격 중앙처리장치 정보 전달 → 판단 → 처리장치로 부터 내용을 수신하고 조작기를 제어하는 일련의 처리과정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데 그 모든 것이 비교적 안전한 1mS(1/1000초에 5cm 이동) 안에 완료되어야 한다고 가정한다면 물리통신은 훨씬 더 짧은 시간 안에 종료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현재의 상용무선 네트워크(4G, 반응속도 10~50mS)로는 원격통제형 자율주행자동차를 200km/h로 달리게 할 수는 없다. 다만, 전 세계 연구진들이 주행속도까지 기존 자동차를 능가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겠다 하고 그들 중 일부는 그것을 위해 어떻게 하면 통신시간을 현격히 단축시킬 수 있을까를 심각하게 궁리하고 있으니 멀지않은 시점에 고속주행 자율주행자동차를 보게 될 것이다.

그 통신속도와 품질의 개선, 중심에 5세대 무선통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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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5 Generation)는 2015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UN 산하기관)의 목표 및 로드-맵 제시를 전후로 활발하게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주요 목표로는 1)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을 염두에 둔 취급 Device 수의 확대, 2) Pico/Femto Cell 등 극소반경 기지국 구축 방법론과 안테나 기술 개선, 3) 대용량 처리가 가능한 네트워크 운용기술 개선 등이 있고 특히 네트워크 반응시간을 기존 4G 방식의 100분의 1 수준인 0.1mS 이내로 줄이고자 한다.

■ 통신속도 단축의 어려움

통신시간을 줄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그렇다.

예를 들어, 검색 창에 단어를 입력하고 결과를 받아보는 전 과정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내 PC의 OS가 키보드 누름신호를 감지하고 특정한 문자로 변환하면 OS는 그것을 정해진 패킷(Packet)으로 전환한다. 그 정보는 LAN Cable을 통해 광 모뎀에 전달되고 주변 어딘가에 있는 통신사 Gate-way(중계국)와 국가 기간망(Back Bone Network)을 경유하고 또다시 여러 개의 하위 접속장치들을 거치고 나서야 검색엔진을 운용하는 회사의 서버로 전달된다.

서버가 검색결과를 정반대의 경로로 보내면 반대 과정을 거쳐 내 PC에 제시된다. 이때 여러 접속장치들, 스위칭 장비들의 매우 짧은 동작시간들이 합쳐지면 0.1초, 1초 등 체감할 수도 있는 시간지연이 발생한다. 이러한 시간지연이 곧 네트워크 속도이고 그것은 많은 통신장치와 그 장치를 제어하는 솔루션들의 종합적인 반응속도 합산값이다.

한편, 4G에서 5G로의 전환은 2G, 3G, 4G의 전환 때보다 훨씬 더 극명하게 업그레이드된 기술스펙을 요구하고 있다. 일단 2~3Ghz가 아닌, 10배 이상 높아진 28Ghz 주파수를 다루어야 한다. 그만큼 기술구현이 어렵다. 특히 빠른 동작을 담보하는 IC, 광소자, 안테나 등 부품이 개발되어야 하며 제품화를 위한 공정기술, 제작기술, 검사기술과 실제 운용을 위한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 등 제반 산업분야가 일사분란하게 보조를 맞춰줘야 한다. 비싼 고가의 전문장비가 아닌 다중이 이용하는 일반 모바일 기기라면 상황이 더 어렵다.

이와 같이 네트워크에 있어서 시간지연은 필연적인 것이고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것을 극단적으로 줄이려고 하면 모든 관련 자원들을 정확하게 한 목표를 향해 집결하도록 만들어야 하니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복잡하고 어렵다고 해서 불가능한 일이 있었던가? 따지고 보면 5G는 큰 돈을 벌기 위한 매우 강력한 주제이자 핑계거리이다. 그래서 전 세계 거대 기업들, 거대 연구기관들, 고급기술을 가진 나라들이 기회창출을 위해 자발적으로 메달리는 형국이므로 조만간에 그 결과물들이 선을 보이게 될 것이다.

즉, 5G는 자율주행자동차의 동반자로서 확실하게 다가오고 있는 세상의 것.

■ 30년 후의 근로가치 변화

요즘 ‘4차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여러가지 모호한 말과 전망들이 솓아져 나오고 있어 혼란스럽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5G 무선네트워크는 확실성 있는 변화의 키워드이다.

더 분명한 것은 앞으로 30년쯤 후에는 엔진을 쓰는, 일종의 기계식 자동차는 그 상품가치가 현격히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점.

당연히 그에 따른 사업구조와 노동구조의 개편도 예견된다. 주된 상품의 평가가 달라지면 조직이, 산업이 영향을 받는다. ‘차체와 네 바퀴의 조립’은 단순 작업영역으로 빠지고 ‘탑재 제어장치’, ‘네트워크 연결’ 그리고 ‘안전과 향유’가 전방으로 나선다, 마치 IT 전공 기술자가 전통적인 기계공학도들의 영역을 압도하는 듯한 세상이 되면… 당연히 직업관과 근로의 가치도 달라질 것이다.

소소한 양태가 어찌 전개되든 이것은 먼 산 바라보며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트랜드가 아니다.

 

글쓴이 : 박태수(한국자동차기술신문, www.atn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