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몇 년쯤 전에는 후방감지기는 생소한 제품이었다. 무심결에 쿵! 어쩌다가 쾅! 그러다가 누군가 간단한 초음파 측정기술을 응용하는 멋진 아이디어를 냈고 이른바 사제 후방감지기가 나름 불티나게 팔렸던 시절이 있었다.

변속기 레버의 변위를 감지하는 센서와 스티커로 범퍼에 붙이는 초음파센서들을 연결한 상태에서 씨거라이터에서 전원공급을 받는 장치를 룸-밀러에 부착하기만 하면 곧바로 작동한다. 1초에 340m를 나가는 초음파에 일종의 패턴신호를 싣고 그것들의 편이를 분석하여 거리를 추정하는데 자동차 후진속도를 생각하면 충분히 실용적인 방법이다. 나름 유용하게 쓰이던 장비였다 기억되는데… 시간이 흘러, 이제는 ‘초음파 후방감지기능’은 명함을 내밀 수도 없는 보편화된 솔루션이 되었다.

그런데 만일… 시속 300km/h로 달리는 차가 있는데 340m 전방에 고장난 차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 거리를 가늠하기 위해 초음파센서를 쓴다면?

약 1초 후에 반향파를 받을 수 있고 그때부터 장치의 패턴분석이 시작되는데 1초에 83m씩 이동하는 내차는… “어? 어? 엇!” 대략 4초 만에 앞차와 충돌하게 될 것이다. 도저히 대처할 시간이 없다. 아무래도 고속 주행에서, 원거리 측정에서 초음파를 이용하는 방법은 적절하지 않다. 처리시간 지연에 더하여 공기 중 음파 에너지의 분산이라는 것도 있으니 멀어질 수록 근시안처럼 정확성까지 떨어진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24Ghz 전파를 방사하고 그 반향을 분석하는 레이더기술. 1초에 30만 킬로를 이동하는 전파로 수 백 미터 전방이나 사각지대의 물체를 재빨리 파악하고 그 결과를 운전자에게 제시하거나 정히 급하다고 판단하면 속도를 강제적으로 줄이는 등의 다양한 응용솔루션들이 최근의 자동차들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rd-1

(그릴의 막힌 부분 안쪽에 레이더 모듈이 설치되어 있다)

그나저나 이런 자동차용 레이더들은 작고 가볍게, 싸게 만드는 반도체응용 센서기술이나 처리프로세서 기술이 없었다면 쉽지않았을 것. IT 기술환경 그리고 양산환경의 변화 – 만들고 싶어도 재료가 없어서 못하던 시절은 지났다.

 

rd-2

 (자료출처 : http://spectrum.ieee.org/)

박태수 motordicdaser@daum.net